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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10
    대추리 지킴이들의 평화 도보 행진을 응원합니다(6)
    루냐
  2. 2007/04/06
    나도 모르는 내 인생?(5)
    루냐
  3. 2007/02/28
    2월 27일(10)
    루냐
  4. 2007/02/10
    타이밍(8)
    루냐
  5. 2007/02/09
    [펌] 황새울에서 지키고 싶은 것(1)
    루냐
  6. 2007/02/05
    워이워이, 가버려라 2월(8)
    루냐
  7. 2007/01/29
    스물여섯, 독립은 시작됐다(16)
    루냐
  8. 2007/01/24
    1월 27일과 28일(6)
    루냐
  9. 2007/01/24
    함부로 대하지 말아요(5)
    루냐
  10. 2007/01/20
    책 분실(4)
    루냐

대추리 지킴이들의 평화 도보 행진을 응원합니다

“대추리의 봄을 안고, 청와대로!”

우리는 대추리의 봄을 잊을 수 없습니다

황새울 지킴이들, 4월 9일부터 4월 15일까지 걸어서 청와대로

지금 대추리는 하루하루 갈수록 마을의 형체를 잃어 버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주민들이 이사를 했고 그 이후 날마다 고물상이 집을 뜯어내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가 사라졌고, 주민들이 소중히 지켜왔던 천주교 공소가 무너졌습니다. 고물상의 망치소리와 포클레인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집이 하나둘씩 무너져가는 지금, 마을에는 주민들과 함께 삶을 이어왔던 지킴이들만이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이삿짐을 싸던 주민들이 떠난 자리에 남은 15명의 지킴이들도 이제 곧 황새울 들녘과 이별을 하게 됩니다. 울고 웃으며 이곳 대추리 도두리에서 일상을 이어왔던 지킴이들은 4월 9일 대추리 도두리를 떠납니다. 4월 9일 부터는 마을로 들어오던 16번 버스가 내리 입구에서 돌아나가고,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됩니다.

대추리의 봄을 안고 길을 떠납니다

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만 곳곳에 심어 놓은 마늘은 잘도 자라고 있습니다. 솔부엉이 숲의 앙상하던 가지들도 파릇파릇한 모습을 띄고 있고, 부녀회장님 댁의 벚꽃도 눈부시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황새울 영농단으로 내려가는 길에 핀 개나리는 아직 노란 모습을 벗지 않은 채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봄을 빼앗겼지만, 봄은 끝나지 않은 채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추리 도두리 지킴이들은 황새울의 봄을 잊지 않기 위해 길을 떠나려고 합니다. 야만적인 폭력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쫓겨나게 되었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또 다른 시작을 향하고 있습니다.

대추리에서 청와대로, 청와대에서 오현리로

우리는 한발 두발 걸어서 대추리에서 청와대로 갈 것입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을 전쟁기지로 만들기 위해 자국민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펼치고 결국 주민들을 쫓아낸 정권을 향해 분노를 모아내는 작은 행동을 할 것입니다. 전략적 유연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군사패권이 얼마나 잔인하고 야만적인 결과를 낳았는지 알리고, 평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자고 호소할 것입니다. 우리의 몸짓은 작지만 주민들과 함께 살며 배운 모든 것들을 기억하며 평화의 노래를 목청껏 부를 것입니다. 그리고 무건리 군사훈련장 확장에 맞서 싸우고 있는 파주 오현리로 걸음을 이어가겠습니다. 대추리와 오현리는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황새울 지킴이 씨앗가게로 오세요

우리는 황새울의 씨앗들을 모았습니다. 나팔꽃 씨앗, 완두콩 씨앗등을 예쁘게 포장해 씨앗가게를 만들었고, 대추리에서 오현리까지 걸어가는 그 길에 황새울의 씨앗들을 나눌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평택 미군기지 싸움을 끝나지 않았다고, 우리 모두가 씨앗이 되어 싸움을 다시 시작하자고 외칠 것입니다. 평택, 송탄, 오산, 병점, 수원, 안양, 서울 그리고 파주까지 퍼질 황새울의 봄기운을 나누는 길에 함께 해 주세요. 지금 바로 싸움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대추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한 길이라 믿으며, 황새울 씨앗을 안고 길을 떠납니다.

일정: 2007월 4월 9일(월)~4월 15일(일)

날짜

출발

도착

저녁7시 촛불행사 장소

4월 9일(월)

대추리

송탄

서정리역

4월 10일(화)

송탄

오산

오산역

4월 11일(수)

오산

병점

병점역

4월 12일(목)

병점

수원

수원역

4월 13일(금)

수원

안양

안양역

4월 14일(토)

안양

서울

청와대앞 기자회견/광화문

4월 15일(일)

서울

파주 오현리

 

4월 9일 일정

09시 대추리 출발

09시 15 분 내리 검문소 앞에서 성토작업 규탄

11시 평택역 도착

12시 평택역앞 선전전

1시 식사

6시 송탄도착

7시 식사

8시 촛불행사

 

후원계좌 207101-04-068963 (국민은행, 이예지)


함께 하실 분은 연락주세요  016-498- 2017 (치르)  011-9568-9209(마리아)  016-9266-9989(넝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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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내 인생?

과장이 좀 컸다. 개똥철학으로 맞다고 우길 생각은 없고,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이다.

부디 마음껏 비웃어주시길.

 



 

여기에 지갑 대신 핸드폰을 대입하면 된다.

그리고 나는 핸드폰을 [이불 갤 때 이불 속에 말려들어갔다]고 마음 편히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과

파주에 있는 회사로 친히 전화가 왔다는 게 다른 점(이상하다 이상해, 전화기 잠겨있는 데다 고장나서 문자만 되는데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게다가 대부분 서울에서 지내고 파주에는 1년에 두세 달만 있는데 -ㅁ-). 

아직 찾은 상태는 아님. 찾고 좀 더 덧붙일 만한 일이 생기면 추가하겠어요.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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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징그럽던 <초록잉크>, 동의하지 않는 <국가전략>과 함께한 수난이월(受難二月)도 이제 다 지나가고 영영 다시 안 올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싸) 견딜 수 없을 것 같던 순간들도 결국 견디며 산다는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걷다보니 2월이란 터널은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잠시 숨통이 트입니다. 2월을 함께 견딘 H 책공장 사람들에게 감사와 애정을, 저의 짐을 아무 말 없이 덜어준 집장님(집장님의 내공은 정말 그냥 쌓인 게 아닌듯)께 빚진 마음을 느낍니다. 3월이라고 크게 어깨의 짐이 가벼워진다거나 건강이 좋아진다거나, 동쪽에서 귀한 인물이 나타날 것 같진 않습니만, 그래도 3월 1일에는 차분히 심호흡하고 새 마음으로 시작해야겠습니다.

*

어제는 야근을 하루 쉬고 미학 수업을 들으러 갔습니다. 미학수업은 어제가 마침 종강이었는데, 가르칠 건 많고 시간은 부족해서 마음 급한 신혜경 선생님의 말씀은 더 빨라지고 제너레이션을 발음할 땐 자꾸만 제네이션이 되었지만 역시 마지막 수업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매1분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언젠가 수업 내용을 정리,요약해서 올려봐야겠;;; -ㅁ-). 흑,, 신혜경 선생님 정말 좋아요.

9시를 넘겨 수업이 끝나고 비빔냉면을 사먹고 삼청동으로 걸어갔습니다. 가방도 가볍고 옷도 가볍고 날씨는 적당히 시원합니다. 가방 든 손을 휘휘 젓고 발걸음도 대충대충 디뎌 뒷모습은 웃길지 모르지만 그 순간의 나는 자유롭다고 느낍니다. 삼청동 도로길에서 계단을 오르니 언덕 위에 가지런히 모인 집들과 하늘이 보입니다. 밤하늘은 유난히 짙어 별이며 가로등이 더욱 선명합니다. 계단을 오르니 계단 아랫집들의 옥상이 도로의 한 부분인 양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남의 집 옥상에서 그러면 안 될 줄 알지만, 언덕길의 발코니 같은 그곳을 지나치지 못하고 옥상 난간에 서서 [야ㅡ호오ㅡ] 했습니다. 단, 소심하게.

으리으리한 집들(-_- 췟)도 지나고 좁다란 골목을 돌고 돌아 다시 찻길로 나오려는데, 계단 옆의 작은 집이 눈에 띕니다. 할무이 빨래가 집벽을 타고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이 정다워서 다가가보니, 혼자 사시는 것 같아 괜히 마음이 아립니다. 집을 박차고 나와 혼자 사는 나와 이곳에 정착해 혼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할무이는 무엇이 다를까요(아, 사실 반드시 할무이는 아닐 수 있습니다. 아주머니일 수도 있지만 상상하는 자 마음대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빨간불과 파란불에 '독립'과 '독거'라는 두 단어를 나란히 놓아봅니다. 어느새 파란불로 바뀌었습니다. 독립한 나도 독거하는 할무이도 같이 행복했으면 하고 빌어봅니다. 행동하지 않고 비는 마음 자체만으로는 그 무엇도 될 수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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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타이밍.이라고 쓰니 '졸음 쫓는 약'이 생각나지만

텔레파시인지 운 좋게 타이밍이 맞은 것인지 어쨌거나 나는 적절한 순간에 위로를 받았다.

 

나는 번역이 엉망인 책을 작업 중이다. 역자를 원망하고 책이 이렇게 밖에 나올 수 없는 이 상황(빠듯한 마감 일정)을 안타까워하고, 나의 가난한 영어 실력을 부끄러워하며, 원고와 열흘 정도 씨름하고 편집장님에게 원고를 제출했다. 나의 씨름은 결국 '뒤집기'에 성공하지 못했고 편집장님은 여전히 엉망인 원고를 보고 있다. 결국 출간 예정일을 보름 정도 미루고 말았고, 나는 오케이 원고의 교정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아흑, 오케이 원고는 고칠 게 없을 수록 100점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건 30점도 못 받을 것 같다. orz

아무리 원고가 못났기로서니 이게 뭐냐고 편집자로서의 내 자질을 의심하며 '이거 담배 생각이 절로 나는구나' 하고 있을 때,



[있잖아 나는 너의 1번(핸드폰 단축번호 1번. 상징적 의미이기도 하다)인 게 정말 자랑스러워. 근데 정말 그래.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너의 1번이 될테야. 너도 물론 나의 1번이 되어줘.]

 

아, 웅, 정말...?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거.

아무런 기대 없이,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나 자체를 자랑스러워한다는 거.

보고 싶다,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만큼이나 나를 행복하게 한다. (고마워 ♡)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덕분에 기운을 좀 차렸다. 읏챠, 또 시작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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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황새울에서 지키고 싶은 것

[이야기 나눔] 황새울에서 지키고 싶은 것

 글쓴이: 하얀점 딱새

 작성일: 2007. 1. 27.

 


*마을! 농민, 주민, 지킴이, 외부내부 사람들, 자연, 쌀, 당, 집 등이 함께 만들어내는 모든 것인 마을.



*논길, 바람, 담, 길, 들판, 동네 개들, 나무들, 1반 할머니들 집

 방 할아버지 논


*주민들과 지킴이들의 자치 공동체


*조금은 어렵지만, 아니, 많이 어렵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의 일상. -밥 먹기, 화투치기, 농사짓기, 촛불 행사

 정말로 좋아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언니, 아이들의 웃음. 즐거움. 행복>o<

 벽시, 새든년, 문무인상, 벽화 등 대추리 안의 예술품들

 대추리 공동체 안의 인심, 그리고 그 마음.

 지킴이

 도서관, 학교 터, 농협 창고, 영농단

 노을, 마을, 황새울의 풀과 나무

 철새(오리 등), 솔부엉이 (본 적 없는..)

 어딘가에 있을 나의 신발 한 짝


*대추리 도두2리 분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면 된다


*노을, 들녘, 솔부엉이, 대추리에 살고 또 사랑하며 찾는 사람들의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

 (근데 다 적기엔 사랑할 만한 것들이 그리고 또 사랑받아야만 할 것들이 너무 많네요.)


*마을. 평화. 웃음. 농협 창고. 도서관. 방송국. 집. 논. 들. 등등

 꼭 승리하고 싶다. 꼭 지켜내고 싶다


*드넓은 들판


*함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던 마음


* 


*솔부엉이 가창오리 벼랑 바람 새싹(돋아나는 벼)

 아! 영농단. 영농단 정말 좋아!!

 촛불. 할머니. 할아버지. 농사꾼. 아이들. 아저씨. 아줌니. 잔소리하는 할머니들...

 근데, 정말 들판에서 고라니 뛰어 댕기는 거 다시 보고 싶고..

 다시 직파한 논에 누워 하늘 바라보고 싶다.

*미군 기지를 뺀 모든 것을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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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이워이, 가버려라 2월

뒷북 쳐대는 필자들과 목을 조르는 일정

일하다가 내가 왜 사는가 하는 철학적-_-인 고민까지 하게 될 때가 있다.

진짜로 몬살겠다 꾀꼬리ㅡ

요만한 일에도 헉헉 대는 내 꼴이 우습고

아니면 객관적으로 이건 정말 일의 템포에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나는 얼마나 버틸런지도 모르겠다.

 

집에 가서 밥까지 먹고 왔지만

그래도 마음은 여유가 없어서 길게는 못 쓰고



<야근에 부쳐>

-심마담


편집자의 인생이란
야근밖에 없다마는
반복되는 야근덕에
어깨에는 곰한마리

내일가는 대구출장
저자설득 잘하려나
오늘따라 침침한눈
칼퇴근은 남의얘기

창문보니 날어둡고
눈밑에는 검은구름
출간일이 다가오면
교정지는 젖어간다

 

+) 워이워이ㅡ 2월아 얼른 가라. (3월엔 안 그럴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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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독립은 시작됐다

오전부터 슬슬 머리 왼쪽 뒷편에서 신호를 보낸다. 머리 왼쪽 뒷편이란 내 몸의 일부를 인식한 적이 별로 없지만, 이 녀석이 신호를 보내자 그제서야 내 몸에 그런 일부가 있다는 걸 느낀다. 

그런데 오늘은 마음속에서도 무언가 불편한 녀석이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

*   *   *

어젯밤부터 엄마가 독립하는 나를 보며 이래저래 안타깝고 섭섭한 마음을 표현하자 나는 조금 심란해졌다. 출근길에 자취방에 갖다놓을 후라이팬이며 세탁망 등등을 한보따리 둘러매고 나왔다. 조금 복잡한 지하철에서 문쪽으로 다가가던 도중 역시 민폐를 끼쳤다. 아마도 옆에 있던 아저씨의 등을 후라이팬 손잡이로 찔렀던 것 같기도 하고... -_-; 열차 문이 열렸고, 긴가민가 하면서 돌아봤더니 아저씨의 험악한 표정이 내 모든 감정을 한 번 더 뒤숭숭하게 만든다.

[에이 이게 뭐야 아침부터 민폐나 끼치고]

얼렁뚱땅 우당탕탕 어리버리 실수쟁이지만 민폐를 끼칠 때마다 내가 조금 싫어진다.

오늘은 어제부터 심란했던 마음 때문에 스스로 [괜찮다]며 다독이지도 못했다.



목이 잠기고, 기침도 나고, 열도 오르는 것 같다. 걸어다니자면 바닥 위에서 내가 0.5cm 동동 떠다니는 느낌이다. 달뜬 얼굴에 생각도 동동 뜬다. 아파서 괴로울 정도는 아니지만 뭔가 비정상이 된 느낌은 확실하다. 작업 중인 두 책의 필진과 관계자들로부터 오늘도 슬금 시달리고 나니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 너무 긴장해버렸다. 쓸데없이.

 

오늘 내가 왜 이럴까- 아픈 건 아픈 거고 내면의 문제가 면역력을 떨어뜨렸다고 생각했다.

내 면역력은 어디로 갔을까.

 

아무래도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이번에도 엄마다.

엄마는 걱정이 끊이질 않아 계속해서 챙겨주느라 바쁜데, 나는 그것 때문에 마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그래 어여 여길 떠나자. 마음을 먹고, 내일까지는 짐을 다 옮겨야겠다고 다짐한다. 

엄마가 어제 이사하는 집이 궁금하다며 당장 가보면 안 되겠냐고 말했는데, 어쩐지 집을 알려주면 시간 날 때마다(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찾아올 것 같아 솔직히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역시 난 정말 나쁜 딸년이었어.

 

엄마가 뭐라 하든,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 좋겠다. 당분간 나무처럼 광합성만 해야겠다. 흔들리지 않을테야. (루냐는 당분간 나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일상이겠지만, 나에게는 나름 진정한 여행이기도 한 자취 생활. 가정사에 시달리기 싫어서 10년 전부터 꿈꿔온 독립. 산전수전 아직 덜 겪어봐서 엄마 그늘에서 나오려고 내맘대로 시작해버린 독립. 젊어서 고생 사서 한다는 속담을 나도 한번 지켜보자고 시작한 독립. 머리가 나빠 수족이 고생해도 내 머리 써가며 살아보자고 시작한 독립. 이제서야 나는 비행연습을 시작하는 아기 새의 기분을 알 것 같다.

루냐는 이제 나무이자 아기 새이기도 하지만, 이제 2만원으로 월급날을 기다려야 하는 거지루냐가 되기도 했다. 마음만큼은 초라해지지 말아야지. 앞으로 1년 동안 나와 함께할 그 공간을 다른 무엇이 아닌 루냐 공기로 채울테야. 음후후.  

 

+) 인쇄 걸어 놓고 시작한 포스팅, 시간 가는 줄 모른다. 400페이지는 언제 다 인쇄됐다냐. 켁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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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과 28일

27일 | M 선배 결혼식, 대추리 가기

28일 | 월세 계약, 독립 만쉐이

 

+) 흐아, 바쁘네;; 그래도 이런 일들로 바쁜 거라면, 기꺼이! 응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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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대하지 말아요

안산/안양 쪽에는 공장이 많고 그곳에서 고된 일을 하는 이주 노동자들도 많다. 

그래서인지 가끔 4호선을 타면  이주 노동자들을 심심찮게 본다.

일요일 저녁, 나는 지하철 4호선을 탔고 내 앞에는 이주 노동자 청년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렇지만 졸고 있는 청년의 몸이 빈자리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어 앉기가 어려웠다. [많이 피곤한가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어떤 아저씨가 그 자리에 앉으려고 하면서 그 청년을 '굳이' 깨운다. [어이 자네 머리 좀 치워봐!] 청년이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그는 또 청년의 머리를 '굳이' 손가락으로 밀며 코끼리 같은 자기의 몸을 빈 공간에 쑤셔 박는다. 도톰한 겨울 코트로 감싼 아저씨의 두꺼운 어깨는 쿠션 같다. 청년의 고개는 또다시 갸웃 기울어 아저씨의 어깨에 닿는다.

 

아저씨는 매우 언짢은 표정으로 자기 손가락 하나를 꼿꼿이 세워 청년의 머리를 받쳐보더니 [자네, 어디까지 가나?] 하고는 더 열심히 청년의 머리를 반대편으로  민다. 단지 난감해서도 아니고, 자기 몸에 청년의 머리가 닿는 자체가 기분 나쁜 듯한 태도이다. 그러고는 동행하는 자기 친구와 함께 지하철에서 신나게 떠든다.

 

지켜보던 내 미간에 자꾸 주름이 잡힌다. 청년 옆에 차라리 내가 앉을걸, 하는 생각도 든다.

굳이 저럴 필요 있을까, 아가씨가 앉아서 청년처럼 졸았으면 가만히 있었을까, 또는 그 청년이 선진국형 인간(백인?)이었다면?

 

[함부로 대하지 말아요!!!]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주먹만 불끈할 뿐. 결국 한 번 노려보고 돌아서버렸다.

처음에 내 머릿속엔 아저씨에 대한 분노뿐이었는데, 조금 있으니 다른 생각이 밀려왔다.

[루냐 너도 잘한 거 별로 없어]라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몇달 전에 알게 된 방글라데시 친구에게 잘해주지 못한 일이 생각난 것이다. 마음이 저렸다.

나를 좋아해주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그 친구를 나는 좀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그가 자주 문자를 보내오고 전화할 때도 시큰둥하지 않았던가. 처음에 내가 그에게 보였던 친절함은 결국 가식이 아니었을까. 나는 '의식'이 있으니 그들에게 '이렇게 대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내게 진실한 마음을 갖기도 전에 과장된 친절이나 행동을 하게 하고, 그가 나에 대해 괜한 기대를 갖게 한 건 아닌지. 그래서 결국 그 친구에게 상처를 준 건 아닌지.

휴. 생각이 번질수록 생각도 글도 마무리가 안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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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분실

정혜신 <삼색공감>

로젠버그 <비폭력 대화>

 

한 달 사이에 잃어버린 책들.

사 놓고 몇 페이지 보지도 못한 채 버스에 놓고 내렸다.

 

지갑과 그 안에 든 사진 다음으로 쓰린 건 아마

책이 아닐까 싶다. (진짜로.. )

 

아직 읽어보지도 못했는데.

쓰읍 ㅡ 쩝.

 

누군가 주워서 헌책방에 팔기 전에

꼭 한 번만 잘 읽고

좋아했으면 좋겠다.

 

그럼 좀 위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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