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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을 가로지르는 북소리가 좋아 고딩때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써클활동을 통해 줄빠따 맞아가며 배운 음악. 이 좋은 음악을 돈을 내고 배울 수 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에 나는 기가막혀할 따름이다. 음악은 자본에 종속되어서는 병든 음악만 할 수 밖에 없다. 이용당하는 음악. 돈버는데.
음악은 자본에 종속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이 곡을 작곡한 작곡자는 사장으로 살아가고 있겠지만 똑같은 자본가라고 상상하고 싶지는 않다. 한편으로 고민하는 자본가로 살아가고 있을거라 그저 믿고싶다.
돈내고 배운 음악은 다 가짜다. 진짜 음악은 무상성을 기본으로한 공짜 음악이다. 감히 음악을 돈으로 재단하지 않고 돈내고 배워 아성을 쌓는 제도권 음악을 추종하지 않는 음악. 나는 음악인으로서 어거지로 평생교육원서 돈을내고 배우고 있지만 진짜 음악을 배우고 싶은 활동가에게는 오롯이 무상으로 알려줄 것이다. 그 음악이 투쟁의 도구가 되건 활동가의 분노조절 장애를 극복하는 벗이되건 내 알바는 아니다. 나는 그저 좋은 음악을, 내가 좋은 사람과 나누고 싶을 뿐이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ps. 모든 음악인은 자본에 종속되어 비참해지지 않도록 반드시 본업을 가져야한다.
[Chopin Piano Sonata No. 2 in B-Flat Minor, Op. 35 III..mp3 (11.11 MB) 다운받기]
힘들지만 주변인들과 함께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일상의 파괴자. 그는 우리의 삶을 알지 못한다. 공직자로서 저런 수괴를 두고 있는게 믿기지 않고 참담하다 못해 창피할 따름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그는 타인의 삶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군면제에 군을 동원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마음만 먹으면 죄인을 만들 수도 죄를 없앨 수도 있는 심판관이었고 대부분의 검사가 그렇듯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항상 옳을 수 밖에 없는 검사로서 한평생 살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도 그는 그럴 것이다.
[Un Sueno en la Floresta.mp3 (9.98 MB) 다운받기]
친구들 안녕하세요? 친구들이나 아저씨나 왜 태어나서 이런 핵교서 만나게 되었을까요?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그런것도 아닌데요. 아저씨도 잘 모르겠어요. 지구나이로 보자면 40여억년 세월속에 찰라를 살다 가는건데요. 그 와중에 친구들과 핵교서 벌어먹는 아저씨가 맞닥트린 샘이죠.
물고기들이 번식을 위해 알을 수만개를 낳고 죽어버립니다. 그 수만개 중에서 수천마리가 성체로 자라나 또 수만개 알을 낳고 죽어가는 거구요. 이걸 자연 속성중에 '다산성'이라 부릅니다. 아저씨가 이 물고기 알이라고 생각해보면 수만개중에 태어나서 자라고 있는 물고기인 샘이죠. 조금 크다 더 큰 물고기에 잡아맥혀 생을 마감하기도하고 병들어 죽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수만개 알을 맨들어내는 물고기는 몇 안됩니다. 태어난 알에 비해서요. 아저씨도 그 물고기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물속을 헤엄쳐 살아가다 때가되면 깩하고 죽어버리겠죠. 그전에 고래한테 맥혀서 삶을 마감할지도 모르고요. 그러면서 인간이란 종은 이어지겠고, 바닷속 물고기도 비슷해 보이지만 세대를 거듭하며 종을 유지하고 있어요.
바다를 헤엄치다 서로 뜯어먹는 잔혹한 전쟁도 만나게되고 몇몇이 먹이를 독식하여 다들 굶어죽게 생기는 괴물도 만나고요. 어제는 도서관에 굴착기기능사 공부를 하러갔는데.. 닭장차가 8대가 서있는겁니다. 지나가다보니 민주당서 무슨 집회를 하는것 같은데 지방은 많이모여야 수백명인데 수만명을 통제하는 닭장차가 뒷곁에 서있었습니다. 바닷속을 헤엄치다 닭장차도 만나고 이상한 정치지도자도 만나고 옆나라 전쟁도 벌어져 수십만 사람이 죽어나가고 별에 별일을 다 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마치 영원히 삶을 유지할 거라는 착각에 살고 있다는 겁니다. 네타냐후, 젤렌스키가 내일 당장 죽는다면 전쟁을 하게 부추길까요? 죽는건 나보다는 하등한, 죽어도 되는 군인도구들이며 본인들은 전쟁터에서 죽지않고 영원히 살거라는 착각이 그런 결정을 쉽게 내리게 했을 겁니다. 트럼프가 이 두 전쟁을 돈안된다고 멈추게 한다면.. 당연히 다음 노벨평화상을 받게 될거예요.
친구들을 보면 학교는 친구들이 먼가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선생들이나 저 같은 주무관들이 밥 벌어먹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성화고등핵교라고 하지만 졸업하고 친구들이 과연 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더군다나 책도 읽지 않고 있어요. 선생님들은 단지 본인들이 예전에 갈켰던 내용을 반복할 뿐이고 먼가 다른 교과를 배워서 갈키려 하지 않습니다. Organizer, 방향을 잡아주는 기획자가 핵교에는 없습니다. 누구하나 친구들한테는 이게 필요하니 제가 그걸 배워와서 갈키겠습니다. 하는 선생님이 없습니다. 절반은 비정규직 선생님으로 하라는데로 해서 내년에도 계약을 이어가는게 목표입니다. 학교장도 3~4년이면 따른데로 가버리니 지금 핵교는 사공없이 맴돌고 있는 곧 침몰해버릴 배와 같습니다.
뭘 어떻게 갈킬지는 온전히 교육자의 역할이지만 아저씨가 보기에도 너무 답답해서 적어봤습니다. 아저씨는 핵교서 친구들 소변볼때 찌린내 나지말라고 건전지 열심히 갈아주는게 일이죠. 문고리, 문짝 친구들이 부셔먹으면 가서 고쳐주는게 아저씨가 친구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일이랍니다. 친구들 숨어서 담배피지 못하게 문걸어 잠그고 다니는게 아저씨가 하고 있는 일이예요.
아저씨가 교장이라면 매일 09시 운동장 전교생 집합시켜 운동장 10바뀌 돌게 할겁니다. 행정실 직원한테는 행정실장은 말년병장, 행정부장은 상병, 지출급여는 일병, 시설관리는 이등병 같은 이런 잘못된 업무 관행을 박살낼겁니다. 한달 단위로 다 돌려가며 지금하는 일하게 할겁니다. 교사들에겐 지금 학생들이 사회나가서 필요한게 먼가 적어오라고 시켜서.. 좋은게 먼가 논의를 거쳐.. 그거 배워오라고 파견/출장 보내고, 기간제 교사 다 정규직시켜서 책임감 있게 교육을 진행하라고 하고요. 거기에 맞춰서 모든 직원들 전직교육을 시키겠습니다. 계속 해먹으려고 학생들을 볼모로 붙들고 있지 못하게요.
도심 거리를 걷다보니 은행잎이 노랗게 쏟아졌습니다. 플라타나스 잎새귀도 이불처럼 쌓여있고요. 그걸보니 만추, 가을이 깊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같아서는 다 떨구고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있을 때인데요. 기후위기로 가을이 늦어졌습니다. 내일모레 비 존나 쏟아지면 도심 하수구 맥혀 침수되고 난리날겁니다. 청소노동자 인력부족으로요. 다시 생각하지만 우리는 뜻하지 않은 찰라를 살아내고 있는 중이예요.
건강하세요.
ps. 본관 현관이 너무 삭막해서 내일 곧 정년을 맞는 행정실장님께 빤짝이 트리 하나 사서 놓았으면 한다고 얘기하려합니다. 물론 부처님오신날 연등을 달지 않듯이.. 종교적인 의미를 갖는 별(다윗의 별), 메리크리스마스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행복한 제사) 같은 문구는 달지 않을 거고요. 따뜻한 빤짝이 조명에 트리를 하나 놓았으면 합니다. 단순 조형물로써의 트리요. 하지말라면 제일 말단인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요.
[Heart Of Glass.mp3 (5.85 MB) 다운받기]
핵교서 가래나무 열매기와 돌배를 주워왔습니다. 나뭇잎을 살살 뒤적거려 떨어져 썩지 않은 돌배를 잠바주머니에 잠깐 담았는데 한바가지나 되었습니다. 돌배는 25도 담금주병에 잘 모셔놓고 남아서 조그만 병에도 넣어놨고요. 캬악~~퉤~~ 하는 그 가래와 같은 단어지만 열매기가 너무 귀여운 가래나무는 우리나라 토종 호두 라는데요. 껍질이 호두의 10배는 더 단단합니다. 갱신히 깨보니 고소한 속알이 조금 나왔습니다. 가래나무 열매기는 도깨비방맹이 전래동화에 나오는 딱 깨물어 도깨비를 놀래키는 열매기로 알고 있습니다. 가래나무 열매기를 이빨로 깨물어 깰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음.. 동화속 얘기는 개암나무 열매인것 같기도... 기억이 가물합니다.
아저씨가 요즘은 포크레인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시민상대로 하는 무료교육을 받게되었는데요 젊은 여성분인 선생님께 교육 이수후 3톤미만 굴착기 운전면허가 나왔습니다. 예전에 독학으로 볼펜 2개 양손에 잡고 유튜브 영상을 디다보고는 마치 운전하는 듯이 양손에 잡은 볼펜을 움직여가며 연습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 2년이 지났지만 그 덕분에 암과 붐과 버킷을 동시에 움직이며 숙련기사? 같이 흙을 잘 푸고 메꿀 수 있었습니다. 운전도 마찬가지고요. 처음이라며 금새 능숙하게 숙달시켜 운전하니 갈켜주는 선생님들이 다들 많이 놀래셨습니다. 다음달에는 3톤이상 기능사 시험에 응시하려고요. 이걸로 뭘 하겠다는 생각은 없는데.. 일단 잼있습니다. 뭘하겠다고 작심을 해도 내맘같이 되지는 않지만요. 굴착기 운전을 실제 해보니 무척 민감하고 세밀한 조작이 가능한 건설기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굴삭기? 굴착기? 요즘은 포크레인을 굴착기라고 부르는게 대세 같습니다.
가을이라 뜻하지 않게 열매기를 주워왔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13 황금심 - 01 - 목포의 눈물.mp3 (5.38 MB) 다운받기]
친구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이제 아저씨가 마지막 단추를 꿰는 느낌입니다. 아저씨는 유초중대학교서 일해봤지만 고등핵교가 늘 빈자리였습니다. 이제 곧 어른들이 될 친구들을 만나게 된게 저에게는 나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답니다. 이제서야 친구들이 나서 자라고 배워 핵교라는 울타리를 떠나게 되는 것을 한눈에 그려볼 수 있게 되었어요. 아직은 친구들이 낮설고 일이 익숙치 않아도 이해해주세요. 방금전 테레비 드라마 정년이를 보다 결국 왈칵 눈물을 쏟아버렸습니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정년이 어머니가 정년이와 앉아서 소리를 하는 장면에서요. 아저씨는 나이가 점점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거 같아요. 왜 눈물이 났는지는 아저씨도 모르겠어요.
아저씨가 친구들을 본 첫인상은 '주눅'이 들어있다는 거예요. 초딩때 쌩쌩 운동장과 복도를 달리던 그 활달함을 불과 5년도 안되어 모두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중핵교부터는 공부잘하는게 선이고 옳은 일이었고, 공부를 못한다는건 죄짓는 일처럼 대접을 받았을 거 같은게 느껴졌어요. 이제 두어달 본 친구들 중에 제일 신난 친구는 강당에서 만난 검도반 친구예요.
"누구신가요?"
"새로온 시설관리 주무관인데.. 건물 돌아보고 있어요. 검도 잼있어요?"
"네~~ ^^"
가장 안타까운 일은 도서관이 핵교 제일 구석정이에 처박혀있어.. 친구들이 책을 잘 접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공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것은 혼내주고 싶어요. 꼰대처럼요. 저 구석의 불꺼진 도서관을 들어가 불을 켜보니 근사한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만지작거리다 다시 꽂아놓고 하며 읽어본 표시가 나는 코너는 소설이었어요. 아저씨가 잘못본건가요? 그리고는 친구들이 배우는 미용, 제빵서적들. 엄청 오래되 보이는 독립운동 관련 책들은 먼지가 제일 많고 각이 딱맞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꼰대같은 말을 하자면.. 책을 읽지 않게되면 행복하게 살 수가 없구요, 호락호락하지 않은 미래를 헤쳐나갈 수가 없어요. 반대로 얘기하자면 행복하기 위해서, 미래를 잘 헤쳐나가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만화책도 좋고 뭐든 다 좋아요. 친구들이 잼이나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남학생 여학생 손붙잡고 교실까지 등교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거 였어요.
당분간은 친구들과 D등급이 들어있는 낡은 이 학교 건물들을 계속해서 관찰할테니 양해해주세요.
안녕~~~
오늘 쉬어가기는 약간의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아저씨의 졸저.. https://blog.jinbo.net/ysj40/trackback/610 에 대한 얘기입니다.
쉬어가기지만.. 친구들에게 숙제를 하나 내줄 생각입니다. 위 노래에 가사말을 국가 폭력으로 돌아가신 분들에 관해 있는 그대로 사실을 얘기하는 가사를 붙여보라는 숙제입니다. 그렇게 바뀐 노래를 주제로 하여 금관악기로 연주한다면 전혀다른 곡이, 전혀다른 느낌의 노래가 될 것이예요.
아저씨가 살았던 1987년에는 최루탄, 지랄탄, 이런걸 쏘는 탱크? 페퍼포크라는걸 길가다 쉽게 볼 수 있어어요. 모두다 시위대에 쏘아대던 시위대 목숨을 위태롭게하는 국가의 '살상무기'였습니다. 펑~~하고 한발 쏜게 가정집에 떨어지면.. 거리에 있던 시위대 형님들이 이렇게 얘기했었죠.
"시민여러분~~ 저거 한발에 십여만원합니다. 모두다 우리들 세금으로 저렇게 쏘아대고 있는겁니다. "
그리고는 다른 곳에서는 이런 말도 하였습니다.
"전경들은 보십시요. 이순신장군같은 갑옷을 입고 방패를 매고 긴칼같은 곤봉을 들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고 막대기 하나 들지 않았습니다. 시민여러분....."
시민군들의 저항수단은 오로지 화염병과 짱돌이었습니다. 보도블럭을 들춰내서 바닥에 냅다 던져 깨부순 덩어리를 짱돌로 던졌지요. 그때 최루탄에 흩어졌던 시위대들을 금방이고 다시 묵어줄 수 있는건.. 시민과 학생 모두가 아는 '노래' , 동요였습니다.
'앞으로갔다 뒤로갔다 빙빙돌아라.. 앞으로갔다 뒤로갔다 빙빙돌아라...' 하는 노래를 시민과 학생 모두 '전두환은 물러가라 물러물러.. 전두환은 물러가라 물러물러.. 전두환은 물러가라 전두환은 물러가라 전.두.환.은. 물러가라... 노태우도 물러가라 물러물러 노태우도 물러가라물러물러................'
슈퍼 아주머니가 요구르트 한판을 시위대에 내어주면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이런 노래를 불렀었죠. 서울에서는 무슨 노래를 불렀었나 모르겠으나 아저씨가 살던 이 지방에서는 이 동요 노래를 많이 부르며 시민과 하나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당시 시위대들이 '삼천만 잠들었을때 우리는 깨어 배달의 농사형제...' 하는 농민가를 부르다가(이건 대학생형들만 불렀었어요) 마지막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우리의 소원은 민주.. 꿈에도 소원은 민주...' 하는 노래를 부른곤 했습니다.
물론 지방과 서울과 같은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에는 민중문화운동연합 등의 불법테입을 들은 대학생 형들의 외침이 시작이었지만 결국엔 모두가 아는 동요를 가사를 바꿔부르며 시민과 하나되었습니다. 그때 대학생들은 우린 못배웠지만 자식들은 잘 배워야혀.. 하며 헌신하신 부모님들이 대부분이셨고, 대학을 우골탑이라고 소팔아 대학보내고 하던 때였습니다. 부모님들은 나보다 잘배운 자식들을 대학생들을 기본적으로 신뢰하셨습니다.
87년 시민들은 동요를 가지고 싸웠습니다. 그 후로는 이런 모습을 보고는 노래가사바꿔부르기.. 노가바 운동이 잠시 벌어지기도 했었습니다. 진심이면 통한다고 그때는 지금처럼 뭔가 번듯한 판대기에 시위문구를 인쇄해서 오지도 않았고 절박하게 손글씨로 쓴 현수막이며 피켓을 만든게 다였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친구들은 꼰대 아저씨 할수도 있겠지만.. 투쟁은 진심 그 하나면 된다는걸 말씀드리려 합니다. 2006년에 대형마트를 점거할때도 캠코더가 있으면 좋았지면 화질이 떨어지던 폴더 핸드폰 영상녹화 단추면 충분했습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BTS 노래가 시위 현장에서는 시위대들을 한마음으로 모을 수 있는 투쟁가요로 쓰일 수 있고, 이 왁스의 노래를 가사말만 바꾼다면..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을 온전히 알리며 기억하는 투쟁가요로도 쓰여질 수가 있다고 아저씨는 생각해요. 물론 원작가수 왁스는 반가워할 일은 아닐거 같아요.
아저씨 예전 노조서 프랑스자본가들에게 서울 본사가서 위원장님따라서 외쳤던 구호가 뭔지 아세요? 필립이란 사장 나오라고 "필립!! 컴온!!! 빨리빨리" 였습니다. 아무리 프랑스 놈들이라도 한국에선 최저임금이고 나발이고 안된다는 놈들이 '빨리빨리'라는 말은 알고 있었죠.
왁스의 사랑노래인 관계라는 곡에 가사를 바꿔준다면 아저씨가 숙제내준 그런 의미곡으로 곧바로 둔갑할 겁니다. 87년때 가사를 바꿔불렀던 동요처럼요.
ps. 아저씨가 사는 지방에서도 87년 6월항쟁 당시 존경하는 故김민기 선생님의 아침이슬도 마지막으로 물론 많이 불렀었습니다.
[Desperado.mp3 (4.99 MB) 다운받기]
갑자기 날이 추워지고 깊은 가을이 되었습니다. 나무들은 아직도 여름인줄 알고 열심히 잎새귀를 키우고 있는데 말이죠. 매년 머위를 비러가던 조그만 골짜구니에는 왕성하던 갈대를 밀어버리고 처음보는 삼잎 수숫대 같은 대마같은 풀들이 솟아있습니다. 마치 누가 심어놓은 듯이 이상한 풀들이 자라있습니다. 올 봄 쑥을 뜯으러 갔을때 쌍떡잎 식물이 채 자라기도 전에 날이 뜨겁더니 외떡잎 식물이 햇볕을 선점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올한해는 존나 더웠습니다. 에어컨을 안키면 잠을 아예 자지 못하는 9월까지 더운 기나긴 여름은 처음입니다.
이번 학교에서는 다문화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 친구들은 러시아말로 뭐라고 떠들면서 노는데 크게 말썽을 부리진 않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 교실을 지나다보면 늘 엎드려 있던 ㅇ마르, 히잡쓰신 학부모님, 순박한 시골 아주머니같던 러시아언어 선생님. 학교에 있을동안 약 45억원 공사를 해치웠습니다. 제가 하자고 해서 한건 아니고 말단인 아저씨는 그져 진행되는대로 뒤치닥거리나 한 것이지요. 학교 석면을 다 걷어치우고 다행히 큰탈없이 아무도 다치지 않고 공사는 그럭저럭 마무리 되었습니다. 교육청 담당자를 갈궈서 골드스타 차단기가 수두룩하게 붙어있던 분전함들과 수십년된 동력제어반을 모조리 갈아치웠습니다. 이건 제가 유일하게 시급히 원했던 공사였습니다. 전기실도 갈아치웠고요. 앞으로 어떤 핵교에 가더라도 이만큼 공사를 하는 일은 없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는 숨을 돌리고는 화단 밑에 물이 솟아나는 곳을 파서 옹달샘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유일하게 저의 순수한 의지로 기획하고 실행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모품이 아닌 노동자로요. 흔히들 시설일 하면 돈으로 다 때우면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노무를 제공하다보면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노동자의 영혼? 또는 인격? 같은 무형의 가치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은 기계로 대신할 수 없고 오로지 인간만이 그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특히나 학교같은 친구들 정서가 중요시 되는 공간에서는 이러한 노동자가 만들어내는 무형의 가치가 중요성을 갖습니다. 이런 가치는 어디서 나오냐면 그 노동자의 마음가짐이나 삶에 대한 지향에서 나옵니다. 교육시설의 질도 그 공간을 관리하는 노동자의 질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듯이요.
<더웠던 올여름 마르기도 하고 비오면 채워지는 내맘대로 옹달샘>
몇년간 울고 웃던 핵교를 짐싸들고 터덜터덜 나오는데 아쉬움, 쓸쓸함, 공허함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아마도 땀흘리며 손때 뭍힌 공간을 빠져나오는 건물관리 노동자가 대부분 느끼는 심정일 겁니다. 강가에 애들을 뗘놓고 떠나오는 심정 같은거요. 마치 아저씨가 일했던 행담도 휴게소 뒷편 직원들만 갈 수 있었던 모래사장에 굴러다니던 조개껍질을 누가 주워갔을까 하고 궁금해 하듯이요. 얼마전 가본 휴게소 모래사장에는 먼가가 들어서 있었습니다.
아무튼 친구들이 알려준대로 아저씨는 먼가 일을 하다가 이제 다른 핵교로 갑니다. 지금처럼 신나게 친구들과 학교 잘 다니시고 건강히 무럭무럭 자라나길 빕니다.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기뻐하면서요. 친구들은 언제나 옳아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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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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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학교를 옮기시는군요. 매번 이렇게 학교를 옮길 때마다 정들었던 것들이 눈에 밟혀 마음이 짠해지겠네요. 옹달샘도 정겹겠지만 잘리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들도 정겹겠네요. 그동안 고생하셨던 것들이 헛되지 않았길 바라며, 새로운 곳에서 또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부가 정보
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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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합니다. ^^오늘 전핵교 가서 인수인계를 하고나니 7시40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렁저렁 설명을 드리니 마음도 좀 편해졌습니다. 옹달샘 관리는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허리가 약간 편찮으신 후임자님이랑 교장 욕도 하고 학생들, 선생님들 칭찬도 하다보니 퇴근시근을 한참 넘겼습니다.
인수인계 중에 다행히 친구처럼 지내던 학교 유일 전교조선생님을 출입문서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인사를 꾸벅 드리고는 손을 흔들어 드렸는데 약간 당황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저는 언제나 최ㅇㅇ선생님을 보면 장난기가 발동합니다.^^ 중년의 동년배로 같은세대를 살아온, 고등핵교도 근처서 같이 댕겼고, 저는 감히 친구처럼 의지하며 교장이 나무비는 것도 함께 막고 아픈 선생님도 쉬게하고 했던 선생님이셨습니다.수업이 끝나고 아무 이상없는 교실가서 괜히 뭐 고쳐줄게 없냐고 추근거리기도 했었거든요. ^^ 왜 졸업한 친구들이 핵교오면 인사를 하고 가는지 핵교를 떠난 지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정중히 인사후 묵묵히 손을 흔들어 드렸지만 사실 이런 얘기를 드리고 싶었어요.
"집에 시계 고치셨냐고 급식소서 밥먹다 제가 물어본 적이 있었죠? 물어보고는 문득 제가 좋아하는 '부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라는 영화가 생각났었어요. 영화에서 제가 존경하는 故엔니오아저씨 노래가 흐르며 창녀가 속상해 흐느끼며 물어보죠 '오도바이는 샀니?' 라고요. 왠지 그 영화 장면이 생각났고 속으로는 영화주제곡 바이얼린 선율이 제 속에 맴돌았었답니다.
최ㅇㅇ선생님~~~ 사랑합니다. 먼가 흑심이 있는게 아니냐고 오해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만 당신과 같이 핵교서 함께 일할 수 있어 즐겁고 한없는 영광이었습니다. 이 얘길 들으시면 당장이라도 뭔 뚱딴지 같은 소리여 하시겠지만요. 제가 밥먹으며 선생님은 저한테는 아니지만 왜 다 반말하냐고 물어봐서 당황하셨었죠? 음.. 다음번에 길거리서 만나게되면 '야~~ 최ㅇㅇ~~~' 하고 큰소리로 이름을 불러드릴 예정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때도 지금처럼 반갑게 제 인사를 받아주실거지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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