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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3호> 박종길 열사의 뜻이다. 전면적 노동법 개정투쟁을 선언하라!

 

박종길 열사의 뜻이다. 전면적 노동법 개정투쟁을 선언하라!

 
 

죽음을 부른 타임오프

 
반노동자적 타임오프제 탄압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현대자본은 타임오프제를 빌미로 노동조합 전임자 233 명에 대한 임금 지급을 중단하고 박종길 노안위원 등 노안위원과 교육위원의 활동을 무단이탈과 무급처리로 탄압하여 왔다. 지난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던 노동조합 활동이 오늘은 무단이탈과 무급처리를 당하는 비참한 현실에 괴로워하던 박종길 열사는 더 이상 밀리지 말고 투쟁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이것이 1분기 매출이 18조 2334억원, 당기순이익 1조 8275억원의 최대 실적을 남긴 현대자동차에서 벌어진 기가 막힌 일이다.
 

민주노조의 반성

 
박종길열사의 죽음 앞에서 타임오프제 저지를 위해 제대로 된 투쟁 한번 조직하지 못했던 민주노조 진영은 뼈아픈 성찰을 해야 한다. 지난해 국회통과를 뻔히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결의된 총파업을 연기하고 취소했던 민주노총은 동지의 죽음 앞에 반성해야 한다. 대기업 노동조합이 이러한데 중소사업장의 타임오프 실태는 어떻겠는가! 타임오프제의 적용으로 노동조합의 교섭력과 조직력은 위축되고 있고 전반적인 노동운동의 약화는 피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번 사안의 본질

 
타임오프제와 전임자 임금금지 등 자본과 정권의 노동운동 무력화 공세는 사실상 군사독재 시절의 노동배제와 탄압 상에 버금간다. 결국 이러한 후진적인 노동기본권 탄압이 박종길 열사의 죽음을 불러왔다. 비정규법의 개악, 비정규직의 양산을 낳았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구조를 고착화시켰다. 비정규노동자의 투쟁이 터져 나오자, 노동자의 투쟁을 차단하기위한 목적으로 정권과 자본은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법 개악으로 나섰다. 노동자의 파업에는 공격적 직장폐쇄, 손배청구, 가압류조치를 들이밀면서 파업권을 봉쇄해 왔다. 이로써 한국에서는 사실상 노동조합의 운영, 교섭, 쟁의 노동3권이 봉쇄되고 있다. 이것이 한국판 ‘신’단결금지법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 사건은 숨막히는 노동기본권 봉쇄와 노동조합 간부가 목숨을 걸고 저항할 수밖에 없는 이 가공할 현실을 타파하라는 열사의 절규이다!
 

열사의 뜻에 따라 전면적 노동법개정투쟁으로!

 
안타깝게도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현자지부와 금속노조가 꾸린 대책위는 보상처우문제 외에는 공장장 사과문, 관련자 조사 후 조치, 조합 활동 보장 등의 추상적 내용에 합의하고 생산을 재개하기로 하였다.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타임오프에 관한 어떠한 언급도 없고 책임자의 처벌이나 사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찾아 볼 수 없다. 결국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 열사의 염원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2011년 노동현실은 타임오프제만이 문제가 아니다. 손배가압류를 통한 파업권봉쇄, 직장폐쇄와 민주노총 탈퇴공작으로 이어지는 노조파괴의 시나리오로 대변되는 노동기본권 말살의 처참한 행진을 이제 끝장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박종길 열사의 억울한 죽음, 이 분노를 모아 노동탄압 분쇄를 위한 총력투쟁으로 나아가자.
 
양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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