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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6호> 야당연대가 노동자에게 결사의 자유를?

야당연대가 노동자에게 결사의 자유를?

 

- 온전한 복수노조의 쟁취는 노동자 투쟁에 달려있다!

  
 

7월 1일 이후의 추이

 
7월 이후 14일까지 208개의 복수노조가 설립되었다. 이중 버스·택시 사업장이 117개로 56.3%, 제조·금융·공공·서비스 사업장 노조가 91개로 43.7%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300명 미만 사업장의 신규노조가 147개로 70.6%, 1000명 이상 사업장이 26개로 12.5%를 구성하고 있다.
 
통계에서 알 수 있듯, 운수업계와 중소규모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복수노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많은 소규모 사업장이 그러하듯 어용노조가 지배하던 사업장을 중심으로 복수노조가 만들어지고 있으나, 전북 버스파업 이후 전국으로 확산된 버스노동자 투쟁과 같이 어용의 틀을 깨고 솟구쳐 나온 곳이 있는 반면, 두산모트롤·KEC·파카한일유압·보워터코리아·유성기업의 사례에서 보이듯, 자본이 새롭게 만든 어용노조 역시 존재한다.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하지 않을 만큼의 투쟁력

 
작년 12월 8일부터 시작된 전북의 버스파업 이후, 금호고속과 인천의 삼화고속 버스노동자들 역시 투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8개월째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는 전북고속지회 동지들의 투쟁이 보여주듯, 자본과 어용노조와의 싸움은 처절한 투쟁의 과정이다. 7월 1일 복수노조의 시행과 함께 들어온 교섭창구단일화 조치가 민주노조의 전진을 막고 있다.
 
전북 버스노동자들의 투쟁에서도, 금호고속 노동자들의 투쟁에서도, 다른 많은 민주파 소수노조의 투쟁에서도 관건은 독자적 교섭권과 쟁의권이다. 그리고 7월 1일부로 시행되고 있는 현행 복수노조법에서도 별도교섭권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법의 형식적 측면으로 보면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하지 않을 경우, 모든 노조가 별도교섭권을 갖게 된다. 문제는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하지 못할 만큼의 투쟁력’을 가지는 것이다.
 

민주당이 뒤통수 쳐주기를 기다리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하반기에도 복수노조 관련 공동대응을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복수노조 쟁취와 교섭창구단일화 분쇄를 위해 투쟁하겠다는 민주노총이, 사실상 복수노조 시행을 반대하는 한국노총과 무슨 연대를 한다는 것인가? 한국노총 소속 19개 산별노조가 복수노조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는 것을, 그들이 4월 22일 전북 버스파업의 한 가운데에서 민주노조와 교섭하지 말라는 경고파업을 벌였다는 것을 그새 잊은 것인가?
 
민주노총-한국노총의 연대를 한축으로, 다른 한축에는 민주당을 축으로 한 야당과의 연대가 있다. 민주노총은 민주당이 노동자 투쟁을 대신해 온전한 복수노조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전북버스 파업에서 그토록 노동자들을 탄압하던 전북 도지사와 전주 시장은, 그리고 파업에 돌입 직후 비난성명을 낸 전주시 의회는 한나라당 소속이던가? 97년 이후 14년간 유예되어온 복수노조, 그중 10년은 민주당 세력의 집권기간이었다. 민주당이 노동자에게 결사의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생각은, 자본가에게 노동자의 뒤통수를 들이민 채 언젠가 때려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투쟁의 승리가 관건이다

 
그 무엇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투쟁의 승리가 중요하다. 전북 버스동지들, 금호고속 동지들, 삼화고속 동지들처럼 어용노조를 박차고 일어선 동지들이 형식적인 노조인정을 넘어 완전한 결사의 자유를 쟁취하는 것은 버스노동자를 넘어 전체 미조직 노동자 투쟁의 물꼬를 틀 것이다. 공황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지금, 한 번의 승리한 투쟁이 주는 자신감이 백번의 총파업 공염불보다 자본가들을 두렵게 만들 수 있다. 지금, 이 동지들의 승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종을 가리지 않는 연대를 조직하자!
 
이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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