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6호> [강령논쟁] 영업비밀 철폐! 노동자 생산통제 도입!

[강령 논쟁]
 

영업비밀 철폐! 노동자 생산통제 도입!

- 자본의 철옹성을 깨고, 노동해방의 기지를 구축하자!

 
 
기자 : 6건의 암 발생 원인 중 2건은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노출됐나요?
 
삼성 : 보고서에서는 있지만 자세하게 공개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자 : 보고서는 왜 공개하지 않나요?
 
삼성 : 영업비밀이 많아 공개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미국 안전보건 컨설팅 회사 인바이론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의 안정성을 조사한 결과 노동자에게 위험을 줄 요소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몇 명의 연구원이 몇 차례 현장조사를 했는지, 연구원은 어떻게 구성됐는지, 유해물질의 노출 수준은 어느 정도였는지, 유해물질에 따른 백혈병 발병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 조사결과를 뒷받침해줄 데이터는 하나도 공개하지 않았다. 수많은 반도체노동자가 백혈병으로, (희귀)암으로 쓰러져 죽어도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 한마디로 자본의 범죄를 은폐한 것이다.
 
삼성자본만 영업비밀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에서 영업비밀은 자본의 성역이자, 깨져서는 안 될 철옹성이며, 노동자탄압의 무기다. 170명을 정리해고한 뒤 174억의 주식배당금을 준 한진자본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에게,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야간노동 철폐를 요구하는 유성노동자에게, 만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지 않는 현대차자본에게 겁 없이 덤비는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자신의 모든 이윤의 비밀, 비리, 부패 등을 영업비밀로 묵살한다. 자본에게 영업비밀은 전가의 보도와 마찬가지다.
 
자본의 성역인 영업비밀이 도전받기도 한다. 이 나라에서 노동자민중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정도에 쳐할 때 영업비밀 철폐를 무의식적으로 내걸곤 한다. 분유가 원가 공개, 아파트 분양가 원가 공개, 정유사 원가 공개 등이 그것인데,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혀져간다. 영업비밀 철폐투쟁이 소비영역에서 부당하다고 생각할 때 벌어지는 투쟁에서 생산영역에서의 투쟁으로 발전해야 한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부패하고 기생할수록, 노동자민중의 고혈을 짜내는데, 이는 생산-유통-소비 전체에서 벌어진다. 노동자가 살기 위해서는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영역에서의 영업비밀 철폐투쟁을 전면적으로 벌여야 한다. 생산과정, 신기술도입, 유해물질 문제 등 생산영역에서의 영업비밀 철폐를 제기하고 노동자 생산통제를 실현하지 않으면 노동자계급의 목숨은 늘 자본에게 맡겨놓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에게 영업비밀 철폐 투쟁은 자본을 통제하는 싸움으로, 자본에 대한 노동자 생산통제투쟁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영업비밀 철폐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노동자통제를 하겠다는 의사표현이기 때문이다. 영업비밀 철폐투쟁이 사업장에서 산업 전체로 확장될 때 노동자계급의 산업통제의 기반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자 산업통제를 통해 노동해방으로 나가기 위해서라도 영업비밀 철폐투쟁을 전면화 해야 한다.
 
정원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