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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서울 희망걷기에서 일상적 연대의 희망을

 

서울 희망걷기에서 일상적 연대의 희망을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노동자, 학생, 철거민들의 연대의 발걸음이 10월 4일로 세 번째를 맞는다. 자본의 이윤이 사람의 목숨보다도 더 귀히 여겨지는 이 야만의 시대에서, “노동자에게는 단결과 연대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지난 1, 2차 희망걷기 참가자들은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3차 희망걷기 역시, 서울지역 투쟁사업장들 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의 더 큰 단결, 폭넓은 연대를, 거리에서 만나는 수많은 노동자,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희망걷기 참가단의 투쟁의 현장들
 

3차 희망걷기에 참가하는 이들이 처음으로 만나게 될 투쟁의 현장은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의 농성장이다. 사학자본과 용역업체가 민주노조를 거꾸러트리기 위해, 지난 7월경부터 노조탈퇴 공작을 진행 중인 사업장이다. 복수노조 시행을 계기로 자본은 투쟁력을 갖춘 민주노조를 깨기 위해 이토록 혈안이지만,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위축됨 없이 당당하게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다음 참가단의 발길은 농협중앙회 비정규노동자들을 향한다. 농협중앙회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계약만료를 빌미로 마구잡이로 해고하고,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등, 농협자본은 비정규직 노조를 말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현대차 아산사내하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성희롱 피해와 부당해고에 맞선 여성가족부 농성 현장에도 희망걷기는 함께 한다. 벌써 찬바람이 엄습하는 계절이 야속하지만, 농성 120일이 넘도록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는 현대차 원청과 여성가족부야말로 가장 큰 문제다. 
 

건설자본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용역깡패를 동원해 영세상인들을 폭력적으로 쫓아낸, 명동 2,4구역 재개발현장을 지나, 희망걷기의 종착지는 재능교육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시청앞 농성장.
 

정리해고 철회,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이들 모든 투쟁사업장의 투쟁은 각각의 개별자본을 넘어서, 전체 민주노조운동 진영의 조직된 거대한 투쟁으로 발돋움해야만 한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그런 의미에서, 희망버스를 통해 어렵게 형성된 사회적 연대의 소중한 기운은, 이제 좀 더 일상화되고 조직화될 필요가 있다. 한 날 한 시에 수만 명이 광장에 모여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자는 다짐은, 이제 그 날의 일시적인 해방감과 감격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비단 한진중공업 뿐만이 아니라, 정리해고 철회와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지속하고 있는 수많은 투쟁사업장 동지들의 공동투쟁이 전국 곳곳에서 들불처럼 일어나야 할 때다.
 

8월 중순부터 2주간 힘차게 싸워왔던 재능, 발레오, 쌍차, 콜트-콜텍, 한진 동지들의 ‘광화문의 소금꽃밭’ 공동투쟁단처럼, 지난 9월 28일 전북지역의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함께 승리의 의지를 다졌던 ‘전북 희망대회’처럼, 그리고 서울과 울산 등지에서 희망의 발도장을 꾹꾹 눌러 새긴 ‘희망걷기’처럼, 지역으로부터 이렇게 촘촘하고 끈끈하게 엮어 만든 연대의 그물망은, 홀로 싸워서는 가당치 않아보이던 각자의 요구안들도 공동의 투쟁을 통해 마침내 우리 것으로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임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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