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8호> [강령논쟁] 빛과 그늘을 균형 있게 보자!

[강령논쟁]

 

[편집자 주] 사노위는 강령안을 마련하기 위해 3개의 초초안을 놓고 토론중이다. 이에 3가지 견해를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과 함께 하려 한다. 독자들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이번 주제는 " 현실사회주의 국가의 성격규정과 태도, 평가에 근거한 사회주의 운동의 전개 방향"이다. 3개 의견은 일부 중복되기도 하지만, 견해의 차이는 분명하다. 현실사회주의에 대한 판단은 단순한 비평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교훈을 얻어 생동감 있는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고자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1. 현실사회주의 국가의 성격 규정과 태도, 평가에 근거한 사회주의 운동의 전개 방향

2. 혁명의 주체형성 전략
3. 여성, 생태, 소수자 대한 태도
4. 전쟁, 한반도에 대한 태도

 

빛과 그늘을 균형 있게 보자!

 

 

소련은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동력을 잃어버리고,

‘사회주의로의 이행에 실패한 탈자본주의 국가’로 되었다.

 

러시아혁명의 빛과 그림자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회주의운동은 20세기 들어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하는 데까지 나갔다. 첫 번째가 1917년 10월 혁명을 통해 탄생한 러시아(이후 소련)다. 소련은 생산수단을 사회화하고 자본-임노동관계를 철폐하여 노동해방 사회를 추구했다. 당시 그 어떤 자본주의국가도 이루지 못한 혁명적인 여성해방 정책을 추진해, 여성해방의 획기적 진전을 가져왔다.
 
그러나 혁명은 변질되었다. 소련은 유럽 노동자혁명의 패배로 고립되었고, 제국주의 간섭전쟁과 구 지배세력의 반란으로 내전기를 거쳐야 했다. 내전은 혁명세력의 승리로 끝났지만, 경제는 붕괴되었고 선진노동자 다수는 희생되었다. 이 난관 속에서 소련은 생산력의 급속한 발전을 우선시하는 사회주의 건설로 나갔다. 취약한 노동자계급의 역량과 노동자계급의 단결권과 정치적 자유가 봉쇄되면서, ‘당의 지도 아래 국가 관료층이 주도하는 사회주의 건설’ 노선이 정착되었다. 그 결과 소련은 자본가계급의 지배와 착취는 없어졌지만, 당과 국가 관료층이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등장하고, 노동자계급은 정치와 경제에서 수동적 객체가 장정되었다. 소련은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동력을 잃어버리고, ‘사회주의로의 이행에 실패한 탈자본주의 국가’로 되었다.
 
그래서 소련에서는 혁명의 성과를 지키되, 변질되고 타락한 부분(당-국가 관료층의 지배계급화)을 타도하는 노동자 주체의 새로운 혁명이 필요했다. 그리고 소련의 몰락을 원했던 국제자본가 진영에 맞서 소련을 비판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소련은 새로운 노동자혁명을 맞이하지 못했고, 1990년대 초 붕괴하였다
 
소련을 ‘국가자본주의’로 보는 입장은 소련이 이룩한 성과는 보지 않고, 실패만 부각시키면서 역사적 사실을 균형감 있게 보지 못한다. 게다가 혁명의 성과부분까지 모조리 파괴하는 ‘체제 그 자체의 타도’를 주장하고, ‘그 어떤 비판적이고 조건부적인 변호와 방어’도 반대함으로써, 소련의 붕괴를 바랐던 국제자본가계급의 이해와 그 실천적 귀결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소련을 제외한 국가들

소련 외의 현실사회주의국가들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동유럽과 구식민지지역 및 제 3세계에서 등장하였다. 이들은 혁명의 주체와 구체적 추진경로가 러시아와 달랐다. 중국은 농민과 홍군이 주력군이 되어 반제국주의투쟁을 거쳐 사회주의 혁명으로 나갔다. 북한은 해방 직후 노동자민중의 자치기구인 ‘인민위원회’가 전국에 건설되고, 소련군의 지원 아래 인민위원회가 공식 국가권력이 되면서 반제반봉건변혁을 거쳐 사회주의 건설로 나갔다.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은 중국혁명과 북한의 인민공화국 수립이 노동자계급이 주체가 된 혁명이나 투쟁이 없었다는 이유로, 반제반봉건변혁에 불과하다고 본다. 또 이들 국가를 국가자본주의로 본다.
 
그러나 이는 역사 왜곡이다. 중국은 산업노동자의 봉기를 동반하지 못하고 공산당과 홍군의 군사력에 근거한 ‘위로부터의 혁명’이라는 한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개혁개방 전까지 급급진적인 사회주의 혁명조치를 추진하였다. 북한 역시 그 어떤 나라보다 급속하게 토지와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추진하면서 사회주의 건설로 나아갔다. 북한에서 그 어떤 노동자투쟁도 없었다는 것도 틀렸다. 인민공화국 수립과 사회주의 조치의 도입은 해방 전부터 이어져온 사회주의운동과 노동자민중 투쟁과 밀접히 결합된 것이었다. 물론 북한은 소련에서 나타난 당-국가 주도의 사회주의 건설노선이 주체사상과 수령 숭배라는 최극단까지 왜곡되어 나타난 사회이며, 소련과 같이 노동자혁명이 필요한 사회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남한 노동자계급의 태도는 북한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주체형성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실 사회주의국가의 실패를 딛고서는 사회주의운동

이미 붕괴했든 북한처럼 남아있든, 현실사회주의국가의 실패는 우리가 전개할 사회주의운동에게 다음을 요구한다. 첫째, 일국의 사회주의혁명이 고립되고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동자국제주의?세계혁명의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다. 둘째,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해방이라는 관점이다. 이는 노동자권력을 수립하기 위해서도 노동자권력 수립 이후 사회주의 혁명이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도 사회주의운동이 견지해야 할 제1원칙이다. 셋째, 사회주의정당은 노동자계급을 대표한다는 명분으로 노동자계급을 대신해선 안 된다. 대중과 호흡하면서 자신의 오류를 정정하고 혁신하는 당,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해방을 위해 일하고 투쟁하는 당이어야 한다.
장혜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