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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1호>경제위기를 막아낼 정당? 지금은 없다구!! 스페인, 사회당도 국민당도 똑같은 긴축과 구조조정으로 고통전가

다시 켜진 ‘경고등’
한국사회가 총선으로 떠들썩했던 4월 초, 그리스 디폴트 위기를 겨우 잠재운 유럽에서는 또 다른 ‘위기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바로 스페인! 스페인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고강도 긴축과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경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국채금리는 치솟고 부채는 계속해서 늘어만 갔다. 2명 중에 한명이 청년실업자고 전체 실업률은 23%에 이른다. 2011년 4월, 유럽은 다시 스페인 위기설을 말한다. 이는 저들이 제시하고 있는 해법이 더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증거다.

사회당정부에서 시작된 긴축정책
스페인의 재정위기가 심각해지자 2010년 당시 집권당이었던 사회당(PSOE)은 실업자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버리고, 공무원 임금 5% 삭감을 비롯해 대대적인 임금삭감에 나섰다. 또한 연금법을 개악하고 복지 예산을 대폭 축소하는 긴축안을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노동법을 개악해 자본가들에게 해고의 자유를 확대하고 임시직 등 저임금-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강행했다. 공황에 직면한 자본주의 경제에서 사민주의 정치세력들은 결코 노동자민중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똑똑하게 보여준 것이다.

긴축반대, 고통전가에 반대하는
노동자민중투쟁
사회당의 긴축과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하는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이 이어졌다. 2010년 9월부터 총파업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파업들이 전개됐고 11월 교육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교육노동자들의 파업, 12월 항공사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어졌다. 2011년에는 타흐리르 광장에서 청년실업자들과 민중들의 인디그나도스(5.15운동, 광장 농성과 시위)운동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유럽전역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노동자민중들에게 가해지는 고통전가에 맞서는 투쟁은 사회당에 대한 분노에 머무르는 듯 보였다. 2011년 우파정권(국민당. PP)의 등장은 노동자민중이 가리키는 분노의 방향과 분명 역행하는 것이었다. 노동자민중들의 요구와 투쟁과 결합하면서 계급정치를 전개할 정치세력의 부재는 선거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사회당에 대한 대중적 분노만을 드러냈던 것이다.

우파 정권의 살인적인 긴축과 구조조정
다시 파업으로! 거리로!
우파정권은 집권과 동시에 임금삭감과 공공지출 삭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긴축재정 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2월 11일에는 법정 퇴직금 인하, 정리해고 사전허가제 폐지 등을 도입하고 단체협약 해지나 사측의 노동조건의 일방적 변경을 더욱 수월하도록 하는 노동법개악안을 내놓았다. 또한 최근 3월에는 약 370억 유로(55조원)에 달하는 긴축안을 또 다시 제출하고 나섰다.
이에 스페인 노동자들은 다시 투쟁을 시작했다. 스페인의 양대 노총인 노동자위원회총연맹(CCOO; 공산당 계열), 스페인노동총연맹(UGT; 사회당 계열)은 스페인 57개 도시에서 이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마드리드에서 50만 명, 바르셀로나에서는 40만 명, 발렌시아 15만 명, 그리고 세비야에서는 5만 명이 참여했다. 이 투쟁에는 인디그나도스운동을 이끌었던 청년들과 민중들도 결합했다.
이어 3월 29일 양대노총은 하루 총파업을 전개했고 수백만 명이 거리 시위를 진행하면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스페인 노동자들은 5월 1일을 기점으로 더 확대된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답은 노동자민중 투쟁
우파 정권하에서 노동자들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투쟁은 제조업, 공공을 비롯해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2010년 노동자파업, 2011년 인디그나도스운동으로 확산된 광장에서의 시위가 2012년 더 큰 총파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은행을 앞세운 ‘국가부도’의 위협 앞에서도, 유로존 국가들의 공격 앞에서도 노동자민중들은 더 큰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총선으로 모든 것이 집중됐던 한국사회, 노동자정치가 실종되고 노동자들이 무력감에 젖어 위축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돌파할 수 있는 것은 선거가 아니다. 바로 노동자들의 투쟁이다. 스페인 노동자투쟁은 바로 이를 웅변해 주고 있다.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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