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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문 사노위 52호> 삼성권력에 파열구를 내는 투쟁

삼성권력에 파열구를 내는 투쟁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 노조준비위원회 구성
주 10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에 최저임금에 불과

 

성수기에는 힘들어 죽을 것 같고,
비수기에는 굶어 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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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마크를 단 A/S기사들이 실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가 아니라 협력업체 노동자라는 사실이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요구는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이 아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근로기준법을 지켜라”였다.
주 100시간이 넘는 장시간노동(기본이 08시 출근~20시 퇴근이라고 한다)에, 주말도 없다. 그렇다고 시간외수당, 휴일수당 등이 제대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 기름값이며, 통신비며, 밥값은 거의 대부분 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할 몫으로 돌아온다. 비수기 때는 월 150~16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하지만 기름값 떼고, 통신비 떼고, 밥값 떼고 나면 최저임금에도 미달해 굶어죽을 지경이다. 성수기에는 그야말로 장시간 노동에 일하다가 죽을 것 같다고 한다.      

 

잃을 게 없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마트 사례를 통해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의 힘이 있어야 ‘짝퉁 정규직’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도 이미 예감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가 한 이야기가 있다. “삼성에 맞서 이긴다는 게 더 이상할지도 모르죠. 진다고 해도 지금까지 20년간 삼성에 바쳐온 삶을 생각하면 본전입니다. 그래서 우리 동료들이 뭉칠 수 있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보며 누군가는 설익은 생각이라고, 순진한 생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것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모이고 있는 이유임에는 분명하다. 

 

삼성자본에 맞선 투쟁으로!
전사회적 투쟁으로!

현대자본이 그러했듯이, 삼성자본은 보도되기 무섭게 불법파견 증거인멸 작업에 들어갔다. 동시에 노조가입을 방해하는 온갖 치졸한 행각들을 음으로 양으로 진행하고 있다. 항상 그래왔듯이 고용노동부는 늑장을 부리며 삼성전자서비스에 증거 인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보수 언론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애써 뒤로 숨긴다. 정치권력은 스스로 삼성자본의 발아래 있음을 직시하고, 감히 삼성에 맞서는 노동자들을 가당치 않게 바라보며 삼성을 보위한다. 집단행동이라도 할라치면 공권력과 자본의 사병인 용역깡패가 폭력으로 가로막을 것이다. 자본의 이윤이 모든 것의 우위에 있는 이 사회는, 자신의 심장인 삼성을 건드리도록 놓아두지 않을 것이다. 자본은 자신의 이윤에 흠집 내지 않으려는 온갖 꼼수(무점포 개인사업자 전환이야기가 초장부터 흘러나오고 있다)를 고안할 것이다. 복수노조를 악용해 노동자들을 분할하고 흠집 난 이윤을 만회할 대상을 만들어내려 할 것이다.
그래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모여 그 힘을 키우는 것과 함께 삼성에 맞선 사회적 투쟁을 조직해가야 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권리찾기 투쟁은 자본의 이윤논리에 저항하는 운동과 만나야 한다.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투쟁과 동시에 삼성을 향한 다양한 투쟁을 조직하자. 반올림 투쟁으로 시작돼 삼성전자 서비스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삼성에 맞선 노동자들의 저항은 자본의 심장부를 향한 투쟁일 수밖에 없다.

일인시위에서부터 시작해도 좋다. 서비스 대리점 앞 집회도 좋다. 삼성전자 서비스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저들이 벌이는 악랄한 노동착취와 자원수탈에 대한 사회적 저항을 함께 만들어내자. 그렇게 우리의 투쟁 하나하나를 자본의 심장부를 겨냥한 투쟁으로 발전시켜나가자.
주 100시간 노동을 시키며 무노조의 신화를 자랑으로 여기는 삼성자본을 향해 노동의 분노를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남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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