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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사진은

옆의 사진은 다큐멘터리 <게속 된다>의 한 장면입니다.

<여정 : 이주> 에서도 썼죠.

 

둘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다큐인데

옆의 영상을 촬영할 때는 한참 '이주란 뭔가' 란 생각에 깊이

빠져 있을 때입니다.

 

멀리서 줌으로 찍어서 사실 평면적이고

저 영상의 주인공이 하늘색 옷을 입은 사람인데 줌이 이미

다 될만큼 되어 그 사람이 주인공 같지도 않고

그리고 영상의 런닝타임이 짧아 놔서 주인공이 나중에

등장하는 바람에 그 사람이 주인공인지도 모르고 지나죠.

 

릭샤가 이리 저리 움직이고 있는 거리에서 그는 어디로 가야하나

아주 잠깐 고민하다 한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 확신이 있어서 혹은 뭔가가 있어서라기 보단

그냥 어디론가 가야하니까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모습이 너무나 '이주'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지만 가야하는, 그래서 머뭇거리지만 곧

또 다시 어디론가로 가야하는...

 

이주 노동자들은 특히나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은 많은 것들로 부터 단절됩니다.

단절은 그들의 존재 조건 중의 하나란 생각이 듭니다. 

어디에도 뿌리 내릴 수 없는 존재, 그래서 계속 부유해야 하는 존재,

하지만 구성원이 되는 것을 꿈꾸는 존재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현실 앞에 서 있는 존재

 

단절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실은 별 생각 없이 방글라데시의 길거리를 스케치해야지 하는 맘으로

어딘가로 가는 길에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촬영 당시에는 그가 뭘 하고 있는지 몰랐죠.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무심한 카메라도 든 사람 마음을 아는지.

가끔은 A라는 것을 촬영하려 했는데 나중에 보니 B가 촬영이 되는 겁니다.

근데 그것이 더 제가 원하던 것일 때가 있습니다.

아마 그때 카메라는 이렇게 생각했겠죠...아휴...이 사람아 이 걸 봐야지...하고

이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얻은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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