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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기성 포스팅.
자꾸 일정만 적는 비밀포스팅이 많아짐. 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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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면 다큐하는 사람들 중에는
뭔가 꼼지락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목공하는 이, 빈캔으로 비행기 만드는 이, 운동에 목숨 거는 이,
자전거매니아, 커피만드는 거 배우러 다니는 이, 나 처럼 잡다구리한 것에
관심 있는 이 등.
아무래도 우리 하는 일이 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고
그리고 좀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 일이 많아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다 보니
다들 뭔가 짧막하게 집중하고 움직이고 느끼고 할 것들이 필요한 것 같다.
또 몸을 움직이는 일은
어찌 그리 좋은가 말이다.
몸을 움직이면 머리와 심장에 피가 잘 도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낙천적이 되고 그래서 자길 덜 괴롭히게 되고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는 것 중에 최고는
역시 요리다.
영화 한참 배울때였는데 친구들 옥탑방에 가득 채워서 뒷풀이를 이박삼일씩 해가며
끼니를 해먹였던 기억이 난다. 별난 반찬은 없었다. 다들 가난했으니까. 그래도 가까운 시장에 가서 고등어도 사고 물미역도 홍합도 사서 고등어 굽고 물미역 시쳐서 초고주창과 같이 내고 홍합으로 가장 싸고 맛난 국 끊여 한 상 차리면 다들 미치도록 맛나게 먹었다. 어떤 친구는 그 감동을 물미역을 이마에 붙이며 표현해주기도 했다.
여튼 몸을 움직여서 혼자만 좋은게 아니라 남도 즐겁게 해줄 수 있으니.
아마 이것이 다큐 작업하는 중간에 정신을 느슨히 만들고 행복을 쟁취할 수 있는
최고의 몸 움직임터인데...
요즘은 참 요리를 대충한다.
진짜 대충.
거의 안한다고 볼만큼 안하기도 하고
하더라도 대충.
그래서 문득 좀 멍한데.
워낙 요리를 좋아라했고 나눠 먹는 것도 조아라했는데.
그것이 육아라는 매가톤급 노동강도를 요구하는 일을 하다 보니
짐이 되고 결국 그냥 대충 해 먹는 것으로 바뀐 이후 부터는
차라리 행복해졌던 과정이 있었다는 거지.
그럼 지금 요리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드는 것은?
약간의 여유?
혹은 작업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반작용?
여튼 뭐든 나쁘지 않으.
이번주에는 뭐든 맛난 것들을 해서 먹으리.
시간이 적게 들고 만드는 과정이 단순한 것.
버트.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
참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새싹 샌드위치는 아주 훌륭했지.
약간 대충이긴 했지만.
대충 안하기 어려운 그런 샌드위치.
만드는 방법.
냉동실에 얼려놓은 식빵을 전날 저녁에 내놓는다.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에 있는 새싹모듬을 꺼내 물로 씼고
물을 뺀다. 그거를 냉장고에 있는 아무 소스랑 버무려
간장도 좋고, 고추장도 좋고, 뭐든 좋다. 약간 식초를 넣고 설탕을 넣어준다면
캄솨~ 그리고는 빵 사이에 넣어 먹는다.
맛났다. 취향에 따라 달걀 삶은 것, 뭐...뭐...있긴 한데.
그럼 작은 노동으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묘미는 사라지지요.
그럼 오늘은 이만.
낼은 뭔가 요리를.
댓글 목록
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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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빵대로 먹고 새싹모듬은 그냥 고추장 찍어 먹으면 그게 더 "작은 노동으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묘미"가 되지 않을까요?부가 정보
sc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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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내 얼핏 댓글 보고 분명 이 댓글의 주인공은 말걸기 일꺼야 했다지요. 히~ 그래도 왠쥐~ '새싹샌드위치'란 웰빙이름이 붙었는데 작은 노동이라면 그 기쁨이 더 클듯. 아...이 기호에 인생 말린 인간이여. 흨.여튼 우리 바리랑 해서 수다수다 시간 함 가져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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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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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가 즐거움이었던 적이 없는데(요리를 한 적도 별로 없지만 ^^;;;;;) 부러운 경험이긴 해요. 말걸기 댓글은 말걸기의 식성을 그대로 보여주네요. 난 이것저것 섞어 먹는 것, 비벼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말걸기는 다 따로따록 먹는 것을 더 좋아해요.부가 정보
sc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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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꼬리/ 오호~ 파란꼬리 반가워요~ ^^ 요리가 즐거웠던 적은 요리가 일상이 아니라 일회성, 축제성이었을 때였던 거 같아요. 생활이 되고 보니 싫어졌다는. 흨..--;;;사실 저도 요즘은 그냥 다 날것으로 먹는 걸 즐겨요. 요리 안하고 대충 이런 저런 채소들 씼어서 된장에 찍어 먹는 식으로 대신 미루씨 반찬은 요리가 필요한데. 다행이 미루씨가 버섯을 무지 잘 먹어서 버섯볶음이 유일한 요리라지요. 음...근데 버섯만 먹어도 될까 싶긴한데. 그래도 넘 잘 먹는지라. 밥 먹이는 노동이 4분의 1정도로 줄어서 그 유혹은 어쩔 수 업스요. 쫌 걱정되긴 하지만. --;;;
바리랑, 말걸기랑 수다수다할때 파란꼬리도 오면 좋겠다.
뭐 약속도 안잡고 혼자서 파란꼬리 방학이니까 볼 수 있겠다...뭐 그런 생각에 들뜨네요. 바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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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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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용감하게도 "요리가 취미에요"라 말하고 다닌 적이 있었지요. 깨닫고 보니 그건 "살아남기 위해 내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해야만 했어요"가 더 옳은 상황이었지요. 요리를 싫어하시는, 그리고 짬이 없는 엄마, 뱃가죽이 등에 달라 붙어도 절대 밥상 안 차리는 남푠과 살면서요.지금은 정말 끼니 떼우는 일이 고역이에요. 메가톤급 노동, ㅋㅋ 아이와 함께 있어서도 그렇겠지만. 엊그제는 찌개 하나 끓이고, 단이 반찬 두 개 만들고 나니 발바닥이 깨질 듯이 아프더군요. 나는 집안일을 할 때 가장 체력소모가 크다는 걸 다시 깨달았구요.
작년에 먹었던 콩국수, 정말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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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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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 진짜 요리가 생활이 되는 순간 즐거움은 사라진 거 같아요. 흨 ㅠㅠ 태국에 갔을 때 신기했던 것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식사를 많이 한다는 거였어요. 아침에도요. 알고 보니 집에서는 별로 요리를 안한다는 거에요. 대부분 밖에서 밥을 먹는데 그건 여성들이 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란 뭐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여튼...그래서 그때 문득 요리가 아니라 식사는 사회적으로 해결하면 좋겠단 생각도 했어요. 지금처럼 사 먹는 건 아니고 동네에서 공동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식으로요. 가비오따스란 공동체가 공동으로 식당을 운영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참 좋단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자유로워진다는...여러가지로.육아도 가사노동도 사회화~~!!!
근데 찌개와 반찬 두개라...아..그저 대단하단 말 밖에. 발바닥이 깨질 듯이 아팠다는 몸으로 이해됨. 어흨.
미루 방학기간에 꼭 봐요. 콩국수 말고...이번에 메밀국수 어때요? 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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