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채식 떡국 만들기

식물성의 저항 2006/01/30 18:46
이번 설날에는 처음으로 채식 떡국을 만들어 먹었다.
부엌에서는 나말고 다른 사람들이 먹을, 사골육수에 소고기를 듬뿍 넣은 고기 떡국이 팔팔 끓고 있고, 나는 부엌 한 켠에서 나만을 위한 조촐한 채식 떡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토리가 곁에 있었다면 불 위에서 커다란 그릇에 담긴 소고기 떡국과 쬐그만 냄비에 담긴 채식 떡국이 함께 끓고 있는 묘하게 대조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멋지게 담았을 수도 있었겠다.
아마 꽤 정겨운 사진이 나왔겠지.
 
자, 간단한 채식 떡국 만들기에 도전해보자!
 
1. 맹물을 얹고 끓인다.
2. 물이 끓기 시작하면 미리 준비해놓은 떡을 넣는다.
3. 버섯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떡이 어느 정도 익기 시작하면 넣는다.
4.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5. 5분 정도 끓이면 된다.
6.. 파를 잘게 썰어 고명을 만들고, 그 위에 뿌린다.
7. 참기름을 약간 뿌리고 잘 저어준다.
8. 김가루를 만들어 넣고 잘 저어준다.
9. 참깨 간 것이 있으면 골고루 뿌려주고 잘 저은 다음 맛있게 먹는다.
 
* 맹물로 국물을 만들면 깊은 맛이 나지 않고 심심할 것인데, 무슨 맛으로 떡국을 먹느냐고 많은 이들이 반문한다.
음식점에 가서 국류나 찌게류를 시킬 때 나는 반드시 맹물에 재료를 넣고 끓여 달라고 하는데, 그럴 때도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은 '그렇게 하면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항의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맹물에 재료를 넣고 끓여도 깊은 맛은 낼 수 있다.
오히려 아무런 맛도 없는 맹물로 끓여야 재료들이 저마다 가진, 또는 숨겨놓고 있던 각각의 맛이 비로소 제대로 살아난다고 나는 생각한다.
문제는 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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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30 18:46 2006/01/3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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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2006/01/30 22:48 DELETE

    Subject: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맛내기 - 채식용국물편

    돕헤드님의 [간단한 채식 떡국 만들기] 에 관련된 글. 돕헤드 글에 댓글로 달려다가... 그냥 심심한 김에 이러저런것 적어보려구. 뭐 틀릴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겠지만, 상상하기에 그럴싸
  1. 자작나무 2006/01/31 09:57 Modify/Delete Reply

    설은 잘 쇠셨어요?

    채식에 관련된 읽을꺼리좀 소개해주세요. 왜 채식을 하는지 명쾌하게 답변을 못하고 있습니다. 주변분들에겐 그럭저럭 설명이 되는데, 가족들에겐 대량생산 어쩌구 하며, 구구절절 설명할수도 없고, '식물도 생명이 있는데?'라고 질문하면 순간 말문이 막히기도 하죠.^^;;
    채식, 저항의 방법이자 새로운 도전과제입니다.

  2. 맞아요. 2006/01/31 11:25 Modify/Delete Reply

    저도 밖에선 고기를 안 먹고 있는데요. 집에선...부모님과 같이 지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고기를 먹게 되어요. 그리구 친구들도 자꾸 뭐라고 하죠. 채식에 관련된 읽을꺼리가 필요해요. ㅠㅠ

  3. 2006/01/31 13:57 Modify/Delete Reply

    자작나무/ 설 연휴 내내 거의 하루종일 잠만 자면서 보냈어요. 채식에 관련된 읽을꺼리들은 많아요. 다만 책을 많이 읽어도 여전히 채식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 나온 책으로는 '프랑켄슈타인은 고기를 먹지 않았다'를 추천해요. 저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기회가 오면 읽어볼 생각이에요. 이광조가 지은 '채식이야기'는 채식을 하는 사람이나 하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이에요. 채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저는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먼저 이 책을 읽어보세요.

  4. 2006/01/31 14:00 Modify/Delete Reply

    맞아요/ 이밖에 피터 싱어가 지은 '동물 해방'이라는 책도 있는데요, 이것은 동물권을 주장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기는 하지만 책의 뒷부분에서 채식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읽어볼만하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패스트푸드의 해악을 알리는데 공헌한 '패스트푸드의 제국'도 한번쯤 읽어볼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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