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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창을 등지고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데

등이 서늘하다.

이 사무실로 출근한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일과 중에 이토록 찬 기운을 실내에서 느낀 것은 처음이다.

 

옛날 옛적에

개그만 전유성이가 아주 추운 겨울에 했다는 말,

"날씨가 이렇게 춥고 눈보라 마구 몰아치면

 저 대관령 눈속에서 토끼들은 얼마나 추울까?"

그 말이 문득 생각났다.

 

그리고

여의도에서 시작해서

전국 각지 투쟁의 현장 어디에나

이젠 일상화되어 버린 우리들 수백개의 천막과

천막이 터질세라 끓어오르는 분노와 요구들을 떠올렸다.

 

파업이 약간이라도 힘을 얻을 것 같으면

도저히 눈뜨고 보지 못하는

이 새로운 긴조의 시대.

박정희의 몰락을 재촉했던

긴급조치에 버금가는 반헌법적 발상, 긴급조정.

 

제대로 투쟁만 한다면야

추위 따위 금세 잊을텐데

대책없이 회의나 준비하고 있는 시간은

투쟁 천막보다 더욱 춥다.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가난한 이웃들에게,

노숙인들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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