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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짧구나

아침 8시, ㅇ호텔 커피숍에서,

ㅍ연구원의 원장과 행정부장을 만났다.

만남을 애써 피해 왔었는데

발등의 불처럼 뜨거운 문제 하나 터지자

더 이상 피하기도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시간을 다투는 문제이긴 하지만,

해법에 대해서는 서로가 의견을 충분히 나눈 셈이다.

쌍화차 한 잔 마셨다.

 

아침 9시, ㄱ연구원으로 가서

막 출근한 ㅈ원장을 만났다.

우리 노조 전 위원장 동지의 복직과 관련하여

(민사소송에서 이겼는데, 사측은 항소할 움직임이 있다)

당연면직규정이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기관장협의회장이기도 한 ㅈ원장이

시대착오적인 이 규정을 개정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그래서 장 위원장의 복직결정을 놓고

여기저기 눈치를 보고 있는

KINS ㅇ원장의 짐을 덜어달라고 부탁했다.

말은 흔쾌했지만 어떻게 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ㄱ연구원에서,

아침 9시 30분부터 기관장들의 회의가 있었다.

 

10시 50분부터 12시 10분쯤까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일행과

우리 노조 간부들 열두어명이 간담회를 가졌다.

과학기술행정체계 개편, 연구회/출연연 혁신,

과학기술인공제회, 해고자 문제,

기관장 선임의 민주성 확보, PBS 등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고

혁신본부장의 대답은 비교적 꼼꼼하고 성실했다.

좀 더 토론이 필요한 혁신에 관한 문제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만나서 얘기해 보자고 했고

본부장은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노동조합의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

 

점심을 먹고

오늘 나에게 주어진 몫의 선거운동을 했다.

전화, 그리고 방문.

 

오후 3시부터

KAIST노조의 창립 17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러플린 총장과 신 부총장이 참석한 것이 이채로왔다.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의식 확산을 강조하면서

연대사를 했고,

최도은 동지의 언제나 힘차고 당당한 노랫가락을 듣고 나서

허기진 듯 떡 몇 개 집어 먹었다.

 

6시 직전에 마지막 선거운동랍시고

한 여성대의원에게 전화를 걸었고(여성에게는 처음이다),

곧바로, 요즘 익숙해진 KTX를 타고 서울로 간다.

 

선거대책본부가 있는 곳의 옆집은 중국집이다.

늦게 도착한 나는 혼자서 볶음밥을 먹었다.

다른 후보들 연설 준비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내가 좀처럼 하지 않던 '짓'을 한다.

유세용 원고를 쓴 것이다.

3-4분의 연설을 위해

하고 싶은 말들을 주르르 두들겨 쓰고는

1부 프린트했고, 파일은 저장해 두지 않았다.

내일 아침에 다시 한번 써 보고,

연설은 원고를 버리고 할 작정이다.

연설이 그다지 자신있는 것도 아니지만

원고는 자연스러움을 크게 해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연습하는 둥 마는 둥하다가

기차 시간을 핑계로 사무실을 벗어났다.

서울역에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한적한 기찻간에서 해묵은 메모들을 정리하다 보니 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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