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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 기억 쪼가리들

지난 주는 2년 임기의 마지막 한 주였다.

 

13일, 월요일, KIST지부의 천막투쟁 출정식이 있던 날.

8시 30분에 연구단지 운동장에서 출발하기로 했는데, 아이들 반찬 챙기다가

15분이나 늦었다. 지부의 간부 3명과 함께 칼같이 와서 기다렸던 화학지부장은

본부 상근자들이 모두 지각이라고 불같이 화를 냈다. 얼마나 미안하던지...

 

오후엔 환경정책.평가연구원지부의 창립 6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축사를 하면서 1998년에 노조를 만들던 풍경을 더듬어가는데 머리로는 6년을

되돌아보면서 말로는 8년 세월이라고 했다. 단순한 실수였을까?-.-

 

14일, 화요일, 아침에는 해고자 복직을 위한 출근투쟁이 있었고.

오후에는 곽수석과 이국장과 함께 대구(섬유개발연구원)에 가서 교섭-

마지막으로 하려고 했는데, 실무 두어차례 더하고 27일에 한번 더 본교섭 하기로.

저녁 먹고 소주도 마시고 잠에 취해서 돌아오다.

 

15일, 마지막 중앙집행위원회가 있었다.

뒷풀이는 우리집에서 소주나 마시자고 제안했던 터라서

점심시간에 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장보느라 점심도 건너 뛰었지.

곽수석에게 의장을 넘기고 정보통신연구진흥원지부의 임단협 조인식에 갔었다.

회의가 예정보다 늦게 끝나서 바깥이 어둑하다. 비는 쏟아지는데,

부리나케 먼저 집으로 달려가서 몇가지 음식을 준비했다.

7시쯤부터 시작된 자리가 새벽 2시쯤 끝났던가, 도중에 먼저 간 동지들도

여럿 있었지만, 소주와 쇠고기는 더 사왔는데도 동났고, 남으리라 여겼던

조개국도 말끔히 비웠다. 이래저래 스무명쯤 손님을 치렀나..

시간에 쫓겨 미처 처분하지 못한 야채들로 이웃들에게 인심 좀 썼다.

 

16일, 뭐했더라,

오후에 서울에서 연맹 당선자 모임을 갖고 연말까지의 일정을

협의했다(빡빡하게). 연맹 사무실에 잠깐 들렀다가, 분당으로 가서,

전자부품연구원의 노사와 어울려 술 마셨네.

분당에서 평택으로 와서는 또 맥주 마시고, 대전오는 기차에서 막판에

까무룩히 잠이 들어서 대전역을 지나칠 뻔 했지.

유성에서 연맹 정치학교 참가자들이 술마신다고 해서 가다가 아침에 보기로 함.

 

17일, 공식적인 임기의 마지막 날.

아침에 정치학교에는 얼굴만 비추고 말았다.

마음은 괜히 어수선하고 챙길 일도 꽤 많다. 내가 모금했던 10만원 세액공제

영수증도 일일이 친구들에게 등기로 보내고, 연구소 조합원들도 잠깐 보고.

지역본부 임원진 투표하러 연구소에 갔다가 후보 사퇴 소식듣고 난감.

저녁에 모처럼 원자력연구소에 다니는 친구와 어울려 소주 꽤나 마시고,

다음날 결혼하게 되는 예비신랑패들과 어울려 있는데, 웬일로, 수련회 갔던

아내가 늦은 밤에 귀가하는 길에 술집으로 와서는 더 크게 취하는 것을

막아줌. 허나, 후보 사퇴하고 침통하게 술마시고 있던 지역본부의 동지들에게

가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함. 미안해라.

참, 일산에서 내려와서 2년을 고생한 곽수석, 수도권지부장 회의 챙기러

가신다길래 마다 하는 것을 억지로 유성터미널까지 태워드렸는데,

그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입안 가득 맴돌던 얘기 하나도 못했네.

지금껏 그랬지만 앞으로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동지.

 

18일, 토요일, 결혼식에 돌잔치에 오래된 동지들의 모임까지.

그 얘기는 또 시간 나면 쓰자. 지금 어떤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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