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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무서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2시에 근로복지공단 규탄집회를 한다고 해서 우르르 몰려갔다가

폭우 때문에 취소되었다고 해서 툴툴대면서 곧장 돌아왔다.

 

비내리는 강변북로를 따라 달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삼성전자 에이에스입니다. 냉장고가 고장났다고 했죠?

 

아, 네...!

바빠서 잊고 있었던 어제의 작은 충격(?)이 다시 살아났다.

하루 전으로 돌아간다.

 

어제 오후 5시쯤이다.

전날에 우리집 냉장고의 냉동실이 고장났다는 사실이 뒤늦게 떠올랐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바쁘다고 한다.

 

114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번호를 알아보고 전화를 걸었다.

통화중 대기 안내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지금은 모든 상담원이 안내중이오니 기다려주시면 곧바로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메시지는 가끔 들어봤다.

그런데 그 다음 메시지가 나를 경악하게 했다.

=27초 후에 고객님께서는 상담원과 통화할 수가 있습니다.

 

27초?

10초도, 30초도, 1분도 아니고, 27초?

(기다리라는 메시지는 참 많이 들었지만 초 단위로 줏어섬기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니 각 상담원들이 전화통화하는 것을 일일이 통제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초 단위로 예측을 한다는 말인가?

 

다행히도! 27초가 되기 전에 상담원과 통화가 이루어졌다.

=예, 고객님, 상담원 누구누구인데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냉장고가 고장이 났거든요.

=어떻게요?

-냉동실이 작동되지 않아요. 얼음이 얼지 않거든요.

=앞면에 있는 냉동실 조작 스위치를 눌러보았습니까? 깜빡거리지 않습니까?

-그런 건 잘 모르겠구요. 암튼, 고장난 건 확실해요. 에이에스 부탁합니다.

=예, 그러겠습니다. 011-451-7760 이성우 고객님이시죠?

-예...(내 휴대폰으로 전화했으니 놀랄 일은 아니지 뭐...)

=주소는 한빛아파트 112동이구요?

-(휴우..^^) 어, 아닌데요. 107동으로 이사했어요. 107-101호...

=예, 주소를 변경합니다. 가장 빨리 고객님 댁에 갈 수 있는 기술자를 찾아보겠습니다.

-예...

=고객님, 내일 오후 1시쯤 박모모 기사가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리고는 오늘 점심시간에 박모라는 기술자가 방문하겠다고 전화가 왔고,

이어서 오후 1시에 전화가 다시 내게 전화를 해서는

다른 기술자가 와야 고칠 수 있는데 아마 내일이나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집회 취소되고, 영등포에서 뚝섬으로 오는 길에 받은 전화는

두번째 기술자의 전화였다.

 

-내일 온다고 하셨는데?

=예, 그런데 다른 일들 서둘러 처리하고 오늘 할 수 있을 듯해서요.

-예, 고맙습니다. 그러면, 와서 잘 챙겨봐 주셔요.

 

초 단위의 시간관리에 기술자들에 대한 완벽한 위치파악,

이건 친절이라기보다는 숫제 공포 아닌가.

아, 대단한 삼성이여.

무섭다 무서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싸워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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