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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9/12
    고속도로에서(6)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5/09/11
    베버의 법칙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5/09/07
    아주 늦은 답글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5/09/06
    이윤주 동지의 결혼식 사진 석장(8)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5/09/02
    참 단순한 날들...(6)
    손을 내밀어 우리

고속도로에서

지난 금요일 오전,

일산에서 광주까지 갈 길은 먼데,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차까지 막힌다.

 

슬며시 짜증이 나던 차에 저 앞에 내 눈길을 끄는 차가 한대 나타났다. 

 

쫓아가 봤더니,

죽겠다 힘든 세상... 

 

못살겠다 대한(민국)...

 

졸림과 짜증이 한 순간에 다 달아났다.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이냐,

어쩌자고 이토록 죽자살자 내달리고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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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의 법칙

 지하철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옆 사람과 큰소리로 떠드는 것을 볼 때가 많다. 꼴불견같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어폰을 통해 귓속에 음악이 울리고 있으므로 그 소리보다 더 크게 말해야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다. 생물시간에 배웠던 것을 찾아보면, 이것이 베버의 법칙이다. 같은 종류의 두 자극을 구별할 수 있는 최소 차이는 자극의 강도에 비례하고, 처음 자극과 나중 자극의 크기 사이에 일정한 값 이상의 차이가 있어야만 그 자극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베버의 상수 K는 두 자극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최소 차이를 처음 자극의 세기로 나눈 값이다. 베버의 상수가 작을수록 그 감각은 예민하다. 예컨대, 시각 K = 1/100, 촉각 K = 1/200, 청각 K=1/7, 미각 K=1/6인데, 촉각이 가장 예민하고 미각이 가장 둔한 것이다. 청각의 베버상수는 1/7이므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이어폰 음량보다 최소한 1/7만큼 더 큰 소리가 나야 알아들을 수 있다. 시각의 베버 상수는 1/100이므로, 형광등의 밝기가 100룩스라면 1룩스 이상의 밝기가 더하거나 약해져야 그 밝기 변화를 감지한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00일이 넘게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강화섬 조합원들에게 공장을 인수한 자들이 19억 3천만원이라는 손배가압류를 청구한 일이 최근에 있었다. 한국통신계약직노조의 517일 장기투쟁이 무색하고, 배달호와 김주익 동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손배가압류의 망령이 다시금 섬뜩하다. 하지만 500일은 아니더라도 수백일은 우습게 뛰어넘는 투쟁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19억 3천만원이 적게 보일만큼 수십억원대의 손배가압류 결정문들이 즐비한 현실에서, 나는 베버의 법칙을 떠올려 본다.


70년대에는 한 노동자의 분신만으로 온 나라가 경악하고 학생과 지식인들이 우르르 청계천으로 몰려가 싸웠다. 지금 각지에서 수백 일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은 절절한 연대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끼리끼리의 품앗이 투쟁도 버거운 듯하다. 너나 할 것 없이 비정규직 철폐와 산별노조 건설을 외치고 있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 대공장과 하청공장, 사무직과 제조업,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 이 따위 수식어들 모두 떼어내고, 그야말로 노동자 그 이름으로 하나되는, 연대 투쟁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이를테면 노동자투쟁의 베버 상수는 1/200, 1/100은 고사하고 턱없이 높아진 듯하다.


감각의 순응 현상을 아는가? 일정한 크기의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감각기관의 역치가 커져 더 큰 자극을 주기 전에는 자극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구리를 찬물에 넣고 서서히 열을 가하면 뜨거워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이윽고 죽는다. 우리 노동자들이 베버의 법칙쯤은 무색하게 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노조 간부들이 평소 교육하고 연설한 내용만 앞장서서 그대로 실천하면 베버의 상수가 0으로 근접하지 않을까.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2005.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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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늦은 답글

파티님의 [진보블로그 다시 그리기] 에 관련된 글.

오늘, 진보넷 운영위원회가 있었다.

 

이럴 때 진보넷 식구들이랑 저녁이나 먹자 싶어서 좀 일찍 갔는데

밥먹는 자리에서 달군님을 만났고,

진보블로그 다시 그리기 트랙백 걸지 않은 것을 떠올렸다.

 

하루의 일과를 대강 정리하고 이제 자려는데

아무래도 오늘도 이거 그냥 넘겼다가 아주 빵꾸내는 수가 있겠다 싶다.

 

간단하게라도

일단 답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보자-


<진보블로그 다시 그리기 10문 10답>

1. 블로그를 언제부터 알고 사용하게 되셨어요?
    =2004. 7. 27. 진보블로그가 개설된 바로 그날, 아침 일과의 하나로 진보넷에 접속했더니 블로그 개설 소식이 올라왔더라고요. 미리 소문은 듣고 있었고,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만들었어요.

2. 그런데 왜 하필 진보블로그를 ^^ ?
    =93년 참세상 시절부터 오늘까지 진보넷을 떠나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네요.

3. 블로깅을 계속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과 투쟁의 현장, 저마다의 상처와 그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 동지들에게서 미처 몰랐던 깊은 고민의 흔적들, 이렇게 삶에 관한 많은 얘기들이 참 진지하게 그려지는 곳이 특히 진보블로그라고 생각합니다.

4. 진보블로그를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인가요?
    =진보블로그의 기능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구요, 참 믿음이 가고 마음이 가는 이용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는 것이 가장 맘에 들어요.

5. 진보블로그 메인 페이지에서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능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혹은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아직 잘 몰라서 그런지, 좋은 글을 읽고 트랙백을 걸거나 주소를 기억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찾고 싶어도 못찾겠더라구요. 누구 블로그에 있었는지라도 알면 다행인데, 아예 글의 맥락만 기억하고 있을 때, 이걸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6. 진보블로그를 사용하면서 가장 짜증나는 점은 무엇인가요?
   =별로 없었어요.


7. 진보블로그 외에도 다른 블로그에 많이 가시나요? 주로 어떤 블로그를 많이 찾게 되나요? 
   =자주 가지는 않아요. 자료 찾다가 우연히 들리는 경우가 많지요. 진보블로거들의 트랙백이나 링크를 찾아서 가는 경우도 가끔 있구요.

8. 새로운 블로그, 마음에 맞는 블로그를 만나게 되는 계기나 방법이 있나요?

   =7번에서 말한 것처럼, 주로 트랙백이나 링크를 따라서 가다 보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더라구요.

9. 하루에 블로깅(쓰기 읽기 모두)에 쓰는 시간은 얼마나되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블로그가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방문하나요?

   =틈틈이 읽고 주로 잠들기 전에 써요. 이용하는 시간이 내 일정에 따라 워낙 불규칙해서 딱 얼마라고 얘기할 수가 없네요. 출장갔다가 짬이 생기면 피씨방에서, 가족들과 찜질방에 가더라도 꼭 피씨앞에서 30분은 개기고, 아무리 피곤해도 블로그에 올라온 글 목록은 한번 챙기고, 출근후 퇴근 직전 10분은 거의 블로그를 들리곤 하죠.

   =잠깐 들렀을 때는 우선 새로쓴 포스트에서 글을 골라서 읽고요, 시간이 있을 때는 내 블로그의 링크를 거쳐서 파도타기를 해나갑니다.

10. 진보블로그는 블로거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통한 실험적인 운영을 해보고자 합니다.
그런이유로 초기에 블로그 홈에 추출되는 "자가증식 블로그진"을 블로거들의 참여를 통해서 구성해 보려고 했는데 현재는 그것이 잘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블로거 여러분을 모집해서 운영편집팀을 구성해 보려고 했으나 약간은 부담스러울것 같아서 "추천" 방식으로 블로거진을 구성해 보고자 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시고 더 나은 방식이나 추가할 다른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아래 예시한 것들도 좋고, 다른 블로거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들을 채택해도 좋고, 암튼 진보네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진보네가 시키는 대로 충실하게 따라 갈께요^.^

    

11. 이 질문에 대답할 블로거를 5명 지목한다면? 질문에 대한 답은 이 포스트로 트랙백 보내주세요.
    =늦어서 지목하는 게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생각나는 대로 지목한다면, 아름다운 청년, 제르미날, 야스피스, 부엉이, 하늘소, 이런 동지들인데 주소는 나중에 보충할께요. 지금은 일단 자야겠어요.^^;;

=진보블로그의 오늘이 있기까지 무지무지하게 고생하신 진보넷 식구들, 그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열심히 좋은 글과 노래와 시와 뉴스들을 쓰고 소개해 주신 모든 블로거들에게 고맙다는 말씀도 덧붙입니다. 모두들, 좋은 밤 좋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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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동지의 결혼식 사진 석장

-간장오타맨, 미류, 그리고 이윤주 동지를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원판 사진을 원하면 보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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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단순한 날들...

월요일.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종일 회의였다.

약 1시간 반의 성평등 교육이 그 사이에 있었다.

저녁에는

수석부위원장의 초대로 의정부에 있는 그의 집으로 갔다.

먹고 마셨다.

 

화요일.

광주로 출장가는 날,

때마침 화요일이라서 참 오랜만에

과기노조 고영주 위원장 복직 쟁취를 위한 출근투쟁에 함께 했다.

광주에 가서 저녁까지 회의와 간담회를 했다.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너무 졸려서

정읍휴게소에 허겁지겁 들어가서 한 이십분 잤는데

깨어나서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 한참 헤맸다.

아주 정신을 놓고 잤던 거다.

 

수요일.

일, 월, 화, 잇따라 잠을 게을리한 탓인지

오래도록 피로가 쌓인 탓인지

5시 30분에 맞춰둔 휴대폰의 알람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고

엄청나게 늦잠을 잤다.

10시에 중집위가 있는 날인데, 그 시간에 간신히 도착했다.

 

회의는 하루 종일 계속되었고,

저녁에 조직(인사)개편 문제로 한 동지를 만나려 했으나

이 동지가 불만이 그득하여(인사안에 대한 실망이 컸다)

선약을 이유로 나와의 만남을 피해 버렸고

망연자실 사무실에 남아서 이것저것 챙기다가 보니까 기차를 놓쳤다.

밤 12시, 고속버스 막차를 타고 간신히 대전으로 갔다.

 

목요일.

아침 8시 45분에 출근해서 오후 4시가 되도록

정기인사와 관련하여 사무처 상근자들 열댓명과 잇따라 면담을 했고,

나는 녹초가 되었다.

전날에 만나려 했던 동지와는 점심을 함께 먹으며 얘기를 나누었으나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고 도리어 악화되었다.

 

나머지 일들 챙겨놓고

강남 팔레스호텔에서 회의가 있어서 7시에 맞추어 갔다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하여 전남지역 입지선정위원들이

이전대상기관의 실무책임자들과 만나서 의논하는 자리였는데,

여섯명의 입지선정위원 중에서 나 말고는 모두 교수더라.

무슨무슨 위원회라고 하는 자리는 으레 교수들 차지라고 생각하고

각 기관들이 교수들을 추천한 모양이다.

 

회의라기보다는 간단한 의견과 정보 교환의 자리였고

밥까지 먹고 나니 9시가 지났다.

강남에서 서울역가는 시간에

강남터미널에서 유성가는 고속버스를 타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차가 끊어지지 않은 시간에 처음으로 고속버스를 탔다.

 

밤 12시부터 밀린 원고 하나 쓰고

밀린 일거리들을 챙기다 보니 어랍쇼 벌써 새벽 5시가 다 되었다.

 

자고 지각할까 아니면 곧바로 출근할까 20분쯤 망설이다가

출근해서 졸리면 자자는 쪽으로 결론지었다.

첫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

집이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잠도 못잔 곳이 되어버렸네.

 

금요일.

아침 7시 30분쯤,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2호선 시청역 사이 통로에서

어어어, 너 흔파 아니냐? 오오오, 오빠!!

실험실 후배를 10년만에 우연히 만났다.

5년 후배이니까 얼추 마흔이 다 되었을텐데

서슴없이 오빠라고 불러서 얼굴이 화끈하더라.

(근데 예전엔 분명히 형이라고 불렀는데 이상하네...ㅎㅎ)

 

이런게 굿 서-프라이즈야, 오빠는 그대로네,

아직 결혼 안했으니까 좋은 사람 소개 시켜줘,

말 시킬 틈도 주지 않고 쾌활하게 떠들길래

나도 하하 웃으면서 전화번호 달라고 하고

다시 악수하고 헤어졌다.

 

사무실에 오니 한 동지가 벌써 와 있다.

냉녹차 한 잔 마시고

오늘 일정 점검하고

그냥 이렇게 주절주절 쓰고 있다.

 

오후엔 민주노총 사무처장단 회의가 있다.

사업계획, 조직혁신 등등이 주된 안건이니까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사무처 이윤주 동지가 양재 시민의 숲에서 결혼을 한다.

휴가 이후엔 토요일마다 서울로 출근한 듯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고속도로를 달려야지.

 

이렇게 단순하게

회의와 출장과 회의와 면담과 회의, 그리고

서울과 대전 사이 기차와 고속버스를 번갈아 타고 오가며

하루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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