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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단순한 날들...

월요일.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종일 회의였다.

약 1시간 반의 성평등 교육이 그 사이에 있었다.

저녁에는

수석부위원장의 초대로 의정부에 있는 그의 집으로 갔다.

먹고 마셨다.

 

화요일.

광주로 출장가는 날,

때마침 화요일이라서 참 오랜만에

과기노조 고영주 위원장 복직 쟁취를 위한 출근투쟁에 함께 했다.

광주에 가서 저녁까지 회의와 간담회를 했다.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너무 졸려서

정읍휴게소에 허겁지겁 들어가서 한 이십분 잤는데

깨어나서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 한참 헤맸다.

아주 정신을 놓고 잤던 거다.

 

수요일.

일, 월, 화, 잇따라 잠을 게을리한 탓인지

오래도록 피로가 쌓인 탓인지

5시 30분에 맞춰둔 휴대폰의 알람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고

엄청나게 늦잠을 잤다.

10시에 중집위가 있는 날인데, 그 시간에 간신히 도착했다.

 

회의는 하루 종일 계속되었고,

저녁에 조직(인사)개편 문제로 한 동지를 만나려 했으나

이 동지가 불만이 그득하여(인사안에 대한 실망이 컸다)

선약을 이유로 나와의 만남을 피해 버렸고

망연자실 사무실에 남아서 이것저것 챙기다가 보니까 기차를 놓쳤다.

밤 12시, 고속버스 막차를 타고 간신히 대전으로 갔다.

 

목요일.

아침 8시 45분에 출근해서 오후 4시가 되도록

정기인사와 관련하여 사무처 상근자들 열댓명과 잇따라 면담을 했고,

나는 녹초가 되었다.

전날에 만나려 했던 동지와는 점심을 함께 먹으며 얘기를 나누었으나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고 도리어 악화되었다.

 

나머지 일들 챙겨놓고

강남 팔레스호텔에서 회의가 있어서 7시에 맞추어 갔다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하여 전남지역 입지선정위원들이

이전대상기관의 실무책임자들과 만나서 의논하는 자리였는데,

여섯명의 입지선정위원 중에서 나 말고는 모두 교수더라.

무슨무슨 위원회라고 하는 자리는 으레 교수들 차지라고 생각하고

각 기관들이 교수들을 추천한 모양이다.

 

회의라기보다는 간단한 의견과 정보 교환의 자리였고

밥까지 먹고 나니 9시가 지났다.

강남에서 서울역가는 시간에

강남터미널에서 유성가는 고속버스를 타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차가 끊어지지 않은 시간에 처음으로 고속버스를 탔다.

 

밤 12시부터 밀린 원고 하나 쓰고

밀린 일거리들을 챙기다 보니 어랍쇼 벌써 새벽 5시가 다 되었다.

 

자고 지각할까 아니면 곧바로 출근할까 20분쯤 망설이다가

출근해서 졸리면 자자는 쪽으로 결론지었다.

첫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

집이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잠도 못잔 곳이 되어버렸네.

 

금요일.

아침 7시 30분쯤,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2호선 시청역 사이 통로에서

어어어, 너 흔파 아니냐? 오오오, 오빠!!

실험실 후배를 10년만에 우연히 만났다.

5년 후배이니까 얼추 마흔이 다 되었을텐데

서슴없이 오빠라고 불러서 얼굴이 화끈하더라.

(근데 예전엔 분명히 형이라고 불렀는데 이상하네...ㅎㅎ)

 

이런게 굿 서-프라이즈야, 오빠는 그대로네,

아직 결혼 안했으니까 좋은 사람 소개 시켜줘,

말 시킬 틈도 주지 않고 쾌활하게 떠들길래

나도 하하 웃으면서 전화번호 달라고 하고

다시 악수하고 헤어졌다.

 

사무실에 오니 한 동지가 벌써 와 있다.

냉녹차 한 잔 마시고

오늘 일정 점검하고

그냥 이렇게 주절주절 쓰고 있다.

 

오후엔 민주노총 사무처장단 회의가 있다.

사업계획, 조직혁신 등등이 주된 안건이니까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사무처 이윤주 동지가 양재 시민의 숲에서 결혼을 한다.

휴가 이후엔 토요일마다 서울로 출근한 듯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고속도로를 달려야지.

 

이렇게 단순하게

회의와 출장과 회의와 면담과 회의, 그리고

서울과 대전 사이 기차와 고속버스를 번갈아 타고 오가며

하루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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