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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어떤 날

  • 등록일
    2005/06/06 20:08
  • 수정일
    2005/06/06 20:08

어떤 날은 아무 걱정도 없이

풍경소리를 듣고 있었으면

바람이 그칠 때까지

듣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집착을 버리듯 근심도 버리고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나뭇잎을 다 만나고 올 때까지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소쩍새 소리를

천천히 가지고 되오는 동안 발도 오고

별 하나 손에 닿는 대로 따다가

옷섶으로 닦고 또 닦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나뭇잎처럼 즈믄 번뇌의

나무에서 떠나

억겁의 강물 위를

소리 없이 누어 흘러 갔으면

무념무상 흘러 갔으면

 

*****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도종환 시집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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