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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찍힌 이주노동자 친구들 사진을 보며....

  • 등록일
    2008/11/16 00:40
  • 수정일
    2008/11/16 00:40
많은 일들이 있었고, 기억될 만한 사건들도 있었다.
이러한 것들을 정리한 사진들을 모아 놓고 컴퓨터 파일들을 모아서 슬라이드 쇼로 보았다.
소소하게 지나갔던 것들이 한장의 사진으로 기억되어 그날의 일들을 되새기 한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 사진들도 있고, 내가 옆에서 보고 느꼈던 사진, 그리고 지금은 함께하지 않은 이주노동자 친구들 사진이 열거되어 있다.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었던 작년의 사진속에 꼭 기억되는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작년 함께하여서 즐거웠지만 함께 늘 같이 못함을 알면서 부질없는 욕심을 부리면서 붙잡고자 하였던 이주노동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잘하지 못하는 한국말이지만 그래도 또박또박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이야기하거나 함께하여서 좋았다는 말을 하는 이주노동자 친구들.... 늘 고민하지만 고국에 돌아가면 막막하다는 그/녀들.... 두려움 때문에 더 이상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삶을 거부하였던 그/녀들.... 이들이 있어 좋았고, 슬펐던 기억,,,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인간임을 자각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투쟁이라는 것은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지키는 것임을 일깨워주었던 그/녀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흔적이라는 이름을 빌어 내가 여기 존재하고 센터에서 새롭게 일을 하는데 자긍심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늘 이주노동자 친구들은 고민한다.
고국에 돌아갈까 더 머물까? 그렇지만 센터를 믿고 남아주어 함께하면서 이주노동자 권리를 위해 투쟁하였던 친구들... 각자의 마음 속에는 머뭇거림과 고뇌가 배여 있다. 수많은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에게 조금만 조금만 있어 달라고 이야기 하였지만 우리 힘은 턱없이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

 

많은 이주노동자 친구들이 돌아갔다. 또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잊지말아야 할 것은 한국땅에서 노동자 삶이 단지 지난 시절의 추억의 사진이 아닌 현실이고, 이 시기에 느꼈고, 고뇌하였던 삶이 인생과 삶의 좌우명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즐거웠고 행복하였던 디카의 앨범사진첩처럼 즐비한 컴퓨터 그림파일들이 정겹게 눈에 다가온다.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녀들이 웃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으로 남는다.
웃고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든 그/녀들의 삶에서 난 우리가 찍은 사진 모습속에서 위안을 삼거나 힘을 얻는다.

늘 해맑은 그/녀들 그렇지만 정부는 그냥 내벼려 두지 않았다. 순박한 그/녀들을 두렵고 무서웠던 단어인 투쟁이라는 단어를 선물로 주었다.

그래서 우리의 연이 닿았지만.... 앞으로 그/녀들의 고뇌들이 하나둘 사라지기를 바램만 해본다. 

 

참으로 정겹게 사진속에 내가 알고 느꼈던 친구들의 환한 웃음이 들어왔다.

친구들 고국에서도 잘 지내고 있죠.... 고뇌없이.... 불안함 없이.... 우리 언제 한번 만났으면 하는데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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