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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용추계곡으로 떠난 수련회 2

  • 등록일
    2004/08/23 11:39
  • 수정일
    2004/08/23 11:39

알코올 나라에서 무아지경으로 헤메이던 저는 어떻게 잠을 청한지 모르고 그날 평상에서 누군가가 덮어준 침낭에 의지한채 잠을 잤나봅니다. 어찌하여 술만 먹으로 필름이 끊기는 것이냐.. 허걱 또 몇시간 내 두뇌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지무지 궁금하다.

 

아침 8시 인근 놀러온 가족들이 뭐가 그리 급했는지 아침부터 계곡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어 시끌벅적하여 대낮인줄 알고 일어났는데.... 아침 7시.... 대단한 가족인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아이들과 차디찬 계곡물에서 물장구 치며, 수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가 잠이 든 동안 뒷풀이 준비 및 설겆이 담당자가 가지런하게 짐 정리를 해놓아서 비교적 말끔한 공간에서 노숙을 하였습니다. 주변의 자연을 벗삼아 공기좋은 곳에서 잠을 청해서 그런지 속쓰림은 없더군요, 안주가 좋아서 그랬나... 하여튼 가지고 온 술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습니다.

 

1시간 경과후 일행들이 하나둘 민박집에서 나오더군요.



나온 다음 아침 식사 준비를 하더군요, 저는 일단 몸을 씻고 제가 잤던 공간을 대강 정리하였습니다. 아침 메뉴는 북어 해장국.... 속쓰림이 들하여 북어 해장국의 위력은 실감하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맛나게 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아침 스페설로 수박을 먹었답니다.

수박이 조금 잘익어서 맛은 꿀물의 당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박을 먹으면서 꿀물로 속을 다스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일단 아침을 해결한 우리는 계곡가로 나가서 물가에 몸을 담가보기도 하고 계곡 맑은 물에서 노닐고 있던 피래미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참 물 시원하게 콸콸 흐르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무더운 여름날 계곡을 찾는 이유도 시원한 물소리에 의지하여 더위를 이겨보는 것은 아닐까요.... 계곡 물도 맑답니다. 텐트를 들고 온 이들은 계곡 주변에 완만한 평지가 있으면 그곳에 텐트를 치고 노닐고 있는 모습도 정겹더군요, 가족단위로 하루 나들이 나온 이들도 부쩍 눈에 많이 뛰었습니다.

 

계곡의 맑은 물이 여행 온 피서객들의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앍고 있었습니다.

계곡 주변주변 사람들이 운집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 그리고 텐트를 치고 난 자리를 보면 온통 쓰레기로 뒤범벅 되었습니다. 자연휴양림에서 여행을 와서 산림욕이나 자연운치를 감상하고 노니는 것은 자유이겠지만 최소한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는 듬성듬성 있는 휴지통에 벌이면 다음 놀러오는 사람들과 내년도 후년도에 놀러올 사람들이 깨끗한 자연에서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갈 수 있는데.... 얌채처럼 자신들이 가져와서 먹고 남은 음식이나 쓰레기를 몸이 조금 힘들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버리고 간 흔적을 보면서 씁씁할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단 이곳만의 문제이겠습니까???

한강 상수원이 낚시꾼과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오염되고 있다는 소식을 언론의 보도를 통해 접한 터였지만, 가평 용추계곡의 실태를 직접 목격하니 심각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주로 산에 등산을 다녀서 간혹 등산객들이 버린 과자 봉지를 등산하면서 목격은 하지만 극히 제한적인 양인데.... 용추계곡은 신작로 반대편인 산을 끼고 있는 공간에서는 여지없이 쓰레기 더미들을 발견한답니다. 참 심각한 수준이더군요. 용추계곡의 바위틈세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바위 뒷편을 보면 자연휴양림의 뺴곡한 수림을 비웃기라도 하듯 쓰레기들은 꼭꼭 숨겨져서 버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버린 양심을 발견합니다.

 

다들 계곡가에서 노다니다.... 몇몇 사람들끼리 무리를 지어서 용추계곡 산책을 떠났습니다.

저는 좀 쉴까하고 잠시 평상에 있다가 사람들이 떠난 후 조금 시간이 지나서 용추계곡이 얼마나 방대한지 탐문하기 위해 신작로가 아닌 계곡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계곡을 올라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많더군요. 계곡의 길이가 송추, 일영을 종종 다녀보던 저로서는 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엄하고 빼어나며.... 경치와 물 깊이도 일정정도 있어 계곡에서 물놀이하기엔 정말 좋은 곳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계곡... 초입구에서 한참을 올라왔는데도 계곡은 자신의 발원지를 저에게 내보이지 않더군요.... 오호 좋아라^^

 

계곡을 따라 한 IKm 정도를 올라갔는데.... 여기에서 저는 모자 하나를 주었습니다. MBL 보스턴 레드삭스의 모자가 바위틈새에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주웠답니다. 누군가 수영을 하던 도중 떠내려간 모자를 줍지 못해 버리고 간나봅니다. 모자의 제작년도도 확인해 보니 2004년 2월로 되어 있더군요. 저는 속으로 심봤다 외치며 황급히 주웠답니다. 횡재하였습니다.

"누가 그랬던가 땅을 파면 10원짜리 동전하나 나오지 않는다". 나는 땅만 바라보고 거금 1만원에서 2만원정도 되는 모자를 주웠다. 이 어찌 횡재가 아니고 뭐겠는가?

 

계곡 발원지를 보는 것을 포기하고 올라왔던 계곡을 다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계곡을 내려가는데 바위들이 미끄러워 그냥 신작로로 내려갔다. 맨발로 올라왔던 터라 신작로에 듬성듬성이 있던 작은 돌맹이들로 인해 발바닥이 무지 아팠다.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예전에 나도 검정고무신을 아끼기 위해서 맨발로 다닌 적이 많았는데... 그때는 그리 아프지 않았는데.... 신발이라는 놈이 나의 발바닥을 약하게 만들었나 보다....

 

계곡에 내려와서 우리 일행은 계곡에서 잠시 있다. 일행중 누군가가 물을 끼얹지면서 물싸움을 하였다. 다들 옷이 물로 흠뿜.... 계곡에서 수영은 하지 않았지만 옷이 젖은 상태에서 계곡에 몸을 담고 냉수욕을 하였다. 하하^^ 몇년 묶은 때를 벗긴 이도 있었으니.... 아래 하수원에서 물놀이 하는 이들은 이 오염된 물로 혹시 피부병은 걸리지 않았나 상상해 본다.

 

물놀이를 마치고 일단 휴식기 다들 샤워장에 가서 샤워를 하던가 그렇지 않은 이들은 올림픽경기를 보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평상에 누워 그냥 한가로이 시간을 때웠나. 조금있다 다들 시장기가 도는지 중식으로 라면에 칼국수를 끓여 먹었답니다. 참 맛있더군요.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일행은 떠날 준비를 하지 않고, 평상에 드러누워 잠을 청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좀 일찍 나가 양수리에서 노젓는 배를 타야하는데....

일행들은 곤한 잠을 청하고 한 3시 30분경에 일어나서 30분 짐을 정리하고 4시경에 가평 용추계곡을 벗어났답니다.(참 서울근교에서 이렇게 경치좋은 곳이 있다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더군요. 대성리, 강촌, 셋터, 양수리는 북한강물의 유유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지만, 맑은 시냇물이 콸콸넘치는 가평 용추계곡의 자태와는 비교가 안됩니다. 물이 있고, 산이 있고, 바람이 있고, 그늘이 있는 가평 용추.... 한번 주말에 다녀와 보세요. 먹을 것은 할인마트에서 산 후 돗자리와 입장료 1천원만 준비한다면 드라이버, 삼림욕, 휴식 등 3박자를 다 즐길 수 있답니다. 단, 가져가신 쓰레기는 쓰레기봉투에 담아 가져오셔야 됩니다.)

 

4시 가평 용추계곡을 떠났습니다.

토요일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 차들이 조금 많았습니다. 저희는 샛터에서 양수리 방면으로 빠져서 서울로 입성할 예정이었습니다. 샛터에서 양수리로 빠지는 도로도 참 예쁘더군요. 그리고 서울종합촬영소가 있는 곳, 자동차를 갖고 있으며, 시간 되시는 분들은 주말 여행코스로 가평 용추계곡에서 일박한 다음, 조금 일찍 일어나 서울남부촬영소에 방문하고, 양수리 배타는 곳에서 노젓는 배를 탄후 배타는 곳에서 삼겹살에 시장기랄 가진후 양수리 드라이브 코스로 해서 서울로 돌아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 좋은 경치를 감상해 보는 것이 방콕에 있는 것보다 훨 좋을 것입니다.

저희는 셋터에서 양수리로 도착 양수리 노젓는 배를 타볼 요량이었는데.... 일행중.... 일찍가야하는 이가 있어 다음을 기약하고, 양수리에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참 짧았지만 경기동북부의 빼어난 경치에 감탄하면서 좋은 휴식을 취하고 왔답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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