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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여우(firefox)야,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막아라

  • 등록일
    2004/08/23 13:01
  • 수정일
    2004/08/23 13:01

“인터넷은 공공의 창의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공공의 주도에 의해, 국가기관에 의해 개발됐는데, 이 공공의 성취물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사기업에게 넘어갔습니다. 1995년이었지요. 그것은 엄청난 선물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공공재가 사기업에게 넘어갔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모든 결정이 비밀리에 이뤄졌음은 물론입니다. 이제 사기업은 권력을 다원화하고 민주주의를 신장하는 도구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려 합니다.”

 

1998년 5월, 노엄 촘스키, 기업감시(Corporate watch) 인터뷰 가운데.




사용하고 계신 브라우저로는 세이클럽을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세이클럽을 이용하시려면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 5.0 이상의 최신 버전을 설치하신 후 다시 접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에 접속한 사람은 이런 안내문을 맞닥뜨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쓰지 않는 사람은 이 회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운영체제 윈도우즈 XP의 소비자 가격은 48만 원을 웃돈다. 세이클럽에 접속하기 위해 당신은 이 프로그램을 사거나 불법으로 복제해서 당신의 컴퓨터에 설치해야 한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개인용 컴퓨터의 마이크로소프트 점유율은 95%를 훨씬 웃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99%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의 마이크로소프트 점유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가 깔려 있지 않은 컴퓨터가 있는가. 우리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이외의 대안을 생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가 컴퓨터를 살 때 컴퓨터 가격에는 윈도우즈의 가격이 포함돼 있다. 컴퓨터 회사마다 다르지만 용산 전자상가의 조립 컴퓨터를 기준으로 윈도우즈 XP의 공급가격은 24만6천4백 원이다. 컴퓨터를 한 대 살 때마다 컴퓨터 가격의 10~20%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몫으로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3백42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1조 원이 넘는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매출이 2천1백32억 원에 이른다.

세계 모든 나라 사람이 한 회사 제품을 써야 한다는 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은 세계 모든 나라와 모든 산업을 통틀어 유례가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가격을 아무리 비싸게 매겨도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불법 복제도 많지만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울며 겨자먹기로 사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인터넷=마이크로소프트?

문제는 운영체제와 인터넷이 다르다는 데서 출발한다. 인터넷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가 아니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공공의 아이디어와 자산을 쏟아부어 만든 인터넷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절대적인 점유율에 밀려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더 깊이 파고들수록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많은 돈을 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 말 기준 4백66억 달러, 우리 돈으로 56조 원 규모에 이른다.

 

인터넷 초기 시대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는 넷스케이프의 네비게이터에 한참 뒤졌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에 익스플로러를 기본 장착해서 팔기 시작하면서 네비게이터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게 이른바 끼워 팔기 논쟁이다. 운영체제에 인터넷 탐색 프로그램을 끼워 팔면서 경쟁업체를 죽이는 전략이다. 익스플로러는 결코 공짜 프로그램이 아니다. 윈도우즈에 익스플로러의 가격이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게 맞다.

 

독점은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쓰지 않으면 접속할 수 없는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고 접속은 되더라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사이트도 많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면 온라인 게임도 안 되고 인터넷 뱅킹도 안 된다. 인터넷을 즐기려면 당신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돈을 치러야 한다. ‘인터넷=마이크로소프트’라는 등식이 갈수록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은 시장 독점이나 국부 유출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터넷의 표준이 무너지고 있다는 데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의도적으로 표준을 무시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표준이 되려고 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걸 만들어 내놓으면 그게 곧 사실상 표준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은 그만큼 막강하다. 모두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새로운 표준을 기꺼이 따르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길을 걷는 경쟁업체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진보네트워크 오병일 정책국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부러 표준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표준이 지켜지지 않으면 누구나 참여하고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든 걸 쥐고 흔드는 완전 독점시장으로 가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우수하기 때문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를 쓰지 않으면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이대로 가면 결국 모든 인터넷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질라 재단의 불여우(파이어폭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무료 프로그램인 불여우는 팝업 창 차단 기능을 비롯해 탭 브라우징과 검색 툴 바 등 획기적인 기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용량도 4.6메가바이트에 지나지 않아 익스플로러보다 훨씬 가볍고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15일 0.9버전 영문판이 출시된 데 이어 29일에는 한글판도 출시됐다. 이번에 출시된 0.9 버전은 1.0 정식 버전 출시에 앞서 나온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테마 설정과 확장 기능 등이 크게 강화됐다.

 

불여우 시장 점유율 급증

시장 조사업체인 원스태트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6.0 버전의 시장 점유율이 69.3%에 이르는 것을 비롯해 5.5와 5.0 버전이 각각 12.9%와 10.8%를 차지, 이들 상위 세 브라우저의 시장 점유율이 93%를 넘어섰다. 불여우의 시장 점유율은 2.1%로 4위를 기록했다. 불여우에 이어 오페라와 사파리가 각각 1.0%와 0.7%를 기록했고 익스플로러 4.0 버전이 0.6%를 차지했다.(모질라 재단에서는 불여우 말고도 모질라라는 인터넷 탐색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또 불여우의 전신인 넷스케이프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이글에서는 혼동을 줄이기 위해 모두 불여우로 통일했다.)

 

불여우는 인터넷 초기 시절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탐색 프로그램이었던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의 계보를 잇는다. 199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세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넷스케이프는 1998년 아메리카온라인에 인수됐다가 지난해 8월 독립해서 떨어져 나온다. 넷스케이프는 결국 불여우로 이름을 바꾸고 오픈 소스로 돌아선다. 오픈 소스라는 건 프로그램의 내부구조가 모두 공개돼 있어 누구나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고쳐 쓰거나 무료로 배포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불여우를 개발하고 있는 모질라 재단은 100%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재단이다. 60여 명의 개발자와 2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글 불여우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근무하고 있는 윤석찬씨를 비롯해 이정민, 박상현, 신정식씨 등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불여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은 익스플로러와 다른 차별화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불여우의 탭 브라우징이나 검색 툴 바도 한번 써본 사람들은 기꺼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버릴 만큼 매력적이다. 서로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100% 독점하게 되면 사용자들은 이런 선택의 기회마저도 박탈당하게 된다.

 

또 불여우에는 팝업 창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성가시게 튀어나오는 팝업 창을 하나하나 닫아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플로러에 팝업 창 차단 기능을 집어넣지 않는 것은 이들이 사용자 편의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과 그들의 사업 효율성에 중심을 두기 때문이다.

 

검색 사이트 구글과 연결된 주소 검색 창도 매우 편리하다. 주소 대신 핵심 검색어만 집어넣어도 관련된 사이트를 바로 연결해 준다. 이를테면 불여우의 주소 검색 창에 ‘김성일과 황윤길’이라고 집어넣으면 곧바로 월간 『말』 7월호의 편집장 칼럼, ‘김성일과 황윤길이 너무 많다’라는 기사가 올라 있는 디지털 말 사이트로 연결된다. 인터넷 주소가 아니라 열쇠 말만 집어넣을 경우 최적의 사이트를 찾아 연결해 준다는 이야기다.

 

불여우에서는 주소창에 ‘소프트웨어진흥원’이라고 입력하면 바로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사이트로 옮겨갈 수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에서는 넷피아 사이트가 뜨면서 한글 인터넷 주소를 등록하라고 요구한다. 한글 이름이 바로 사이트로 연결되도록 하려면 누군가가 이 이름과 관련, 해마다 6만6천 원을 넷피아에 내야 한다. 돈을 낸 사이트만 연결해 준다는 이야기다. 불여우는 수익을 위해 사용자들의 불편을 조장하는 이런 얄팍한 수작을 부리지 않는다. 수많은 사용자들이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이니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면 인터넷에 접속 못해?

불여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뿐만 아니라 리눅스나 매킨토시 운영체제에서도 돌아간다. 불여우는 철저하게 인터넷의 표준을 지키고 모든 운영체제를 포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표준을 깨뜨리고 경쟁업체를 몰아내는 것과 대조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6년에 출시할 차세대 운영체제 ‘롱혼’에서 인터넷을 아예 운영체제에 결합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은 최근 불여우의 약진에 밀려 주춤하는 추세다. 6월 28일 미국 컴퓨터 긴급 대응팀(US-CERT)은 최근 미국 전역을 휩쓴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와 관련,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이용하지 않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바이러스는 자판 사용 기록을 저장했다가 전송하도록 설계돼 있다. 감염된 컴퓨터에서 신용카드 번호나 비밀번호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표준을 어기면서 만들어낸 웹 응용프로그램에서 비롯했다. 엑티브엑스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웹 사이트가 사용자를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여기서 수많은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피시매거진』에 따르면 긴급 대응팀의 발표 이후 모질라 재단 사이트에서 불여우를 내려받는 사람이 하루 평균 2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익스플로러보다 불여우가 훨씬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진 덕분이다.

 

통계정보 사이트인 W3스쿨에 따르면 불여우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1월 8.2%에서 5월 말 기준 10.7%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익스플로러 6.0과 5.0 버전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84.1%에서 82.3%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윈도우즈 XP의 점유율이 44.1%에서 51.0%로 늘어났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익스플로러의 점유율 감소는 자못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윈도우즈를 쓰면서도 익스플로러를 쓰지 않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물론 이건 미국의 경우다. 우리나라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불여우, 마이크로소프트의 걱정거리”

미국의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일찌감치 지난 2월 불여우 0.8 버전의 출시에 맞춰 “더 좋은 인터넷 검색 프로그램 만들기”라는 기사를 통해 불여우를 극찬한 바 있다. 『포브스』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만족할 만큼 훌륭하고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겼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불여우 사용자들의 모임인 모질라진은 최근 “익스플로러를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이유”를 소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들어낸 심각한 보안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쓰지 않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그 대안이 바로 불여우라는 이야기다.

 

모질라진은 “불여우로 할 수 있는, 그러나 익스플로러로는 할 수 없는 101가지”를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세계 수많은 사용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만든 참신하고 유용한 기능들이 망라돼 있다. 이 기능들은 더하거나 빼거나 모두 자기 입맛대로 바꾸어 사용할 수도 있다. 불여우가 100% 공개 소프트웨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용자들은 불여우의 개방성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이들이 주장하는 익스플로러를 버리고 불여우를 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표준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인터넷은 조만간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중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인터넷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표준이 필요하고 지켜내야 한다.

 

정보공유연대 강성룡 정책국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부분 사용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쓰기 때문에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의도한 대로 모든 웹 사이트들이 따라가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웹 사이트 개발자들도 표준이 뭔지 제대로 모릅니다. 그냥 익스플로러에서 잘 보이면 그게 표준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겁니다.”

 

불여우로 접속할 때 화면이 깨져 보이거나 제대로 뜨지 않는 것이 불여우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의 표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이트 관리자의 문제라는 이야기다. 접속조차 못하게 막아놓은 세이클럽은 물론이고 네이버나 프리챌, 싸이월드의 경우도 심각한 수준이다. 독점은 종속을 낳고 중독을 확산시킨다.

 

한글모질라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윤석찬씨는 그럴수록 의도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불여우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최적화된 사이트가 너무 많아서 마이크로소프트를 계속 써야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굴복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바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의도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유혹과 중독을 넘어서는 방법은 끊임없이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깨뜨리려면 불편을 감수하고 불여우로 접속하고 불여우 사용자도 제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개발자들에게 항의를 계속해야 한다. 대부분은 프로그램을 간단히 손보는 것만으로도 해결될 문제들이다. 이들을 움직여 표준을 지키도록 강제하려면 불여우의 사용자가 더욱 늘어나야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과 그들의 음모를 세상에 알리는 일이다. 그리고 불여우를 비롯한 대안 프로그램들을 널리 소개하고 활성화하는 일이다. 불여우 사용자가 5%만 돼도 개발자들에게 표준을 강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독일 뮌헨시 마이크로소프트와 결별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벗어나는 좀더 본질적인 접근으로는 아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가 아닌 다른 운영체제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공개 운영체제인 리눅스가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다.

 

실제로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그 바람은 제법 거세다. 독일 뮌헨시는 6월 21일, 1만4천 대의 컴퓨터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대신 리눅스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최종 발표했다. 처음에는 가격이 문제였지만 논의가 진행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횡포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이 날아와 가격을 낮춰주겠다며 수습을 하려 했지만 뮌헨시는 이미 마음이 돌아섰다.

 

1989년 핀란드의 리누스 토발스가 개발하고 자기 이름을 따붙인 리눅스는 불여우처럼 완전 공개 소프트웨어다. 세계 여러 나라에 걸쳐 5백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리눅스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불하는 엄청난 비용의 일부분만 들여도 쓸 만한 리눅스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독점을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비용 절감과 함께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활성화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는다.

 

독일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의 베르겐시도 최근 공공기관의 컴퓨터에서 윈도우즈를 들어내고 리눅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중국도 국책사업으로 리눅스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은 사무용 컴퓨터의 경우 윈도우즈와 리눅스의 비율이 이미 반반에 이를 정도로 리눅스가 활성화돼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태국, 말레이시아도 정부가 나서서 리눅스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리눅스 열풍이 한창이다.

 

성공회대 디지털콘텐츠학과 김명철 교수는 우리나라도 리눅스 사용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나서서 리눅스를 도입하면 관련한 응용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늘어나고 그래야 시간이 지나면서 리눅스도 윈도우즈 못지않은 품질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그때 비로소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넘어서는 일도 가능하다. 그 역할을 정부가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공공기관에서 쓰는 컴퓨터는 인터넷 검색과 워드 프로세서, 더 필요하다면 오피스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정도라면 지금 당장 리눅스 컴퓨터로도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벗어나느냐 마느냐는 결국 정부의 의지 문제죠.”

그러나 아직 일반 사용자들에게 윈도우즈를 들어내고 리눅스를 쓰라고 권유하는 건 무리다. 리눅스를 쓴다는 건 인터넷 채팅이나 스타크래프트, 싸이월드 등을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에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와 익스플로러는 리눅스나 불여우보다 훨씬 편하고 익숙하다. 그러나 그 편하고 익숙함이 앞으로 가져올 재앙은 자못 심각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독점의 폐해를 염려해야 할 때다.

 

불여우 쓰기는 인터넷의 미래를 지켜내는 일
결국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불여우다. 불여우 쓰기 운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막고 인터넷의 미래를 지키는 데 동참하는 의미있는 운동이다. 모질라 재단 사이트에서 불여우의 최신 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다. http://www.mozill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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