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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날

  • 등록일
    2019/09/04 08:01
  • 수정일
    2019/09/04 08:01

이 가을 날 
추수로 모두들 풍년의 만월을 기다리는 농심과 다르게 
비가 주르룩 내리네요. 
가을 날 하늘 높고 
하늘길 청명하여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건만 
비가 온 대지를 감싼다. 
의로운 이들이 이 비를 보며 
그래도 지친몸 추스리며 
하루하루를 걷는 모습에 
함께하지 못함이 미안스럽다. 
오늘도 이 컴퓨터 모니터에 비친 세상을 통해 
그/녀들의 활동을 훔쳐보며... 
히루의 무료함과 하루의 일상을 보낸다. 
그러나 먼 바람불어 투쟁하는 동지들
모인다면 이도 미안하여 함께하기 위해 
보따리 챙겨 간다. 
오늘도 안산에 이주노동자 일이 있어 가는데 
그 가는 길에 그곳 인근 이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투쟁하고 현장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동지들
있는 곳 잠시 몸 의탁하고 올련다. 
이 가을날 상상하고 생각한 하늘은 보이지 않고 
하늘은 온통 회색구름이다.
마음 속 햇볕을 꺼내봐야 겠다. 
투쟁하는 동지들 곁에 가서...

그냥 이런 잡스러운 생각이 밀려온다.

고전시간에 배웠던 한시도 떠오르네.... 이 비오는 날
이화는 월백하고
이화는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제 
일지춘심이 자규(두견새)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못드러하노라

비오는날 뜬금없는 시조가 생각난다. ㅋㅋ

시로 마감

 

정지용

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 바람. 
앞섰거니하여 꼬리 치날리어 세우고, 
종종 다리 까칠한 산새 걸음걸이. 
여울 지어 수척한 흰 물살, 
갈갈이 손가락 펴고. 
멎은 듯 새삼 돋는 비
낯 붉은 잎 잎 소란히 밟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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