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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영랑] 모란이 피기 까지는

  • 등록일
    2004/08/28 20:01
  • 수정일
    2004/08/28 20:01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여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에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람이 피기까지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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