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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밤비

  • 등록일
    2004/09/20 20:39
  • 수정일
    2004/09/20 20:39

산동네에 오는 비는

진양조 구성진 남도 육자배기라

골목골목 어두운 데만 찾아다니며

땅 잃고 쫒겨온 늙은이들

한숨으로 잦아들기도 하고

날품팔고 지쳐 누운 자식들

울분이 되어 되맺히기도 한다.

산동네에서 듣는 남도 육자배기는

느린 진양조 밤비 소리라



세월한테 자식 빼앗긴 아낙네

숨죽인 울음이 되어 떠돌기도 하고

그 자식들의 원혼이 되어

빈 나뭇가지에 오는 밤비는

진양조 구성진 남도 육자배기는

방범등 불빛 얼비치는 골목길

땅바닥에 돌층계에 얼룩진 땅

우리들의 땀 그 땀 피가 되어

벌겋게 살아나게도 하고

슬레이트 지붕에 블록 담벽에 밴

우리들의 한숨 우리들의 울분

함성이 되어 온동네에 퍼지게도 한다.

 

                                                         신경림 집 가난한 사랑노래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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