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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문재] 새벽의 맨 앞

  • 등록일
    2004/10/18 22:02
  • 수정일
    2004/10/18 22:02

그대는 이제 마음의 극지까지
몸의 맨 앞에까지 나서려 하지 않는다
무심함이 가장 큰 힘인 줄을 깨달았는지
온통 무심함으로 가득 완강해져
노을 속에서 노을빛으로 붉어지고
어둠 아래에선 어둠으로 어두워진다
이제 나의 발음은 의미를 불러오지 못한다

초승달이 무슨 잘못처럼 떠 있다
이내 사라지고 밤하늘 온통
두드러기처럼 별들 도진다 잔뜩 화난 듯
열꽃처럼 피어난 별들
초승달 있던 자리를 지나
전속력으로 뛰어내린다
새벽 하늘을 할퀸다

 

                                    이문재 <마음의 오지> 중에서...1999, 문학동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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