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광기가 온통 메스컴을 도배하고 있는 지금...
어제 MBC TV를 통해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다큐형식 드라마를 보았다.
그 시절이 얼마나 지났을까? 과연 우린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이루어 냈는가? 문민정부니 민주정부니 국민의 정부니 하며 지난 10년의 세월을 돌아보며.... 세상은 변한게 하나 없는 지금.... 6월이 더욱더 슬픈 계절로 느껴진다.
15년전 시청앞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외쳐되었던 "호헌철폐" "독재타도" 를 외친 수많은 노동자 민중들을 보면서 가슴 쓰라림을 느꼈고, 운동이라는 원칙과 선배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며 고문에 죽어간 박종철 열사를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시대는 변하지만 역사는 존재하는 법이다.
우린 민주주의를 의해 그리고 노동해방을 위해 87년 거리에서 외쳤던 구호들... 그건 분명 노동자 민중의 분노에찬 함성들이 모여 만들어낸 혁명이였다. 그러나 지금 그 자리엔 월드컵이라는 광기에 의해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쳐 부르는 사람들은 87년의 함성을 알고나 있을까? 애국시민에 대한 호소를 하며 절규하던 군중들의 함성에 대해 알고 있을까? 응원을 보며 대조적으로 비쳐진 시위대와 응원단을 보면서 희비가 교차한다.
6월이 저물어 가는 이 시점에 흐느끼게 한다. 죽은자들인 열사들이 그래서 더 가엾이 느껴진다. 동지여 투쟁하라는 외침은 이제 과거라는 망각의 강에 머물어 더이상 흐르지 못하게 되었기에.... 그래서 더욱 열정이 사그러지고 과거의 거울을 되짚어 보지 못한이들을 보며 안타까움만 느껴진다. 즐겁고 재미있게 살고싶다. 그러나 이 사회는 나에게 즐길권리와 재미 있을 권리마다 박탈시키지 않았던가? 후대에게만은 물려주지 말아야할 오욕을 우린 망각에 파뭍혀 잊혀져 가고 있다.
월드컵이 온국민의 광기로 물들고 있는 6월 나는 부끄러움에 혼자 소스라 치고 있다. 그때 선배들에게 들은 무용담만은 지키고 싶다는 순수함에 취해서 혼자 외사랑을 하고 있다.
응원단을 보면서 부러웠다. 6월 그 뜨겁게 달구었던 시청광장이 민주주의 상징이 아닌 응원장소로 전락되어지는 치욕에 분노도 느꼈다. 두가지 잡념이 희비를 교차하였다.
집회를 하고 시청 진격투쟁해도 뚤리지 않던 그 시청광장이 응원인파에게는 허용하는 것을 보며 이치의 모순을 느낀다. 응원과 집회가 다를바 없는데 왜 응원은 허용되고 집회는 불허되는 작태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정치사상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대한민국이라는 이 얼어붙어있는 동토에서 나는 또한번의 광기와 애국심에 무력해 진다.
4, 5, 6월로 이어지는 노동자 민중투쟁의 계절에 나의 무력함과 투쟁이라 는 단어를 잃어버리고 사는 이들을 보며 슬픔이 치밀어 오른다.
과연 4, 5, 6월 길거리에서 체루탄에 눈물을 머금으면 외쳐되던 구호들이 내가 그토록 갈망하는 구호를 얼마나 많은 동지들이 외쳐불렀을까? 라는 비아냥을 연거푸 곱씹어 본다.
풍류를 즐기기 위해선 우선 모든 만인이 평등하고 두루 잘살아야 잔치구경에 흥이 돋아나지 않을까?
6월의 끝자락에 난 혼자.... 월드컵의 광기에 비웃음과 비아냥 거려본다. 월드컵은 나에게 무력감과 패배감만 더욱더 부채질 하였기에....
간장 오타맨이....
p.s 선배들의 말이 문듯 생각난다. 운동이란 끊임없는 자신과의 대화라는 말이..... 나 같은 인식이 부재하고 조급한 이들은 어찌보면 운동이 라는 것을 지탱하기 어렵다고 본다. 늘 대범하고 당당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에... 세상에 대한 비아냥과 인식의 삐딱함만 나를 감 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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