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태풍

  • 등록일
    2019/10/03 09:27
  • 수정일
    2019/10/03 09:28

태풍이 폭우로 아랫녘을 훑고 갔다.
추수를 앞둔 농심은 태풍피해로 정신이 없이 곡식과 과수를 일으켜 세우고 정비하는데 정신이 없을 것이다.
투쟁하는 이들 또한 온몸으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이겨냈을 것이다.
오는 태풍 비가 반갑지 않다.

가을 비는 겨울을 재촉한다는대 매년 연례행사 처럼 가을 겨울 동투를 떠올리며 이 겨울 온몸으로 이겨낼 투쟁하는 노동자의 아우성이 상기된다.

문재인 정권들어 변하지 않는 노동현실 인민생존권 농민의 농산물 거격 폭락, 돼지바이러스, 태풍 타는 심경이 이 태풍과 함께 떠오른다.

태풍

나희덕

바람아, 나를 마셔라.
단숨에 비워내거라.

내 가슴속 모든 흐느낌을 가져다
저 나부끼는 것들에게 주리라.
울 수 있는 것들은 울고
꺽일 수 있는 것들은 꺽이도록.

그럴 수도 없는 내 마음은
가벼워지고 또 가벼워져서
신음도 없이 지푸라기처럼 날아오르리.

바람아, 풀잎 하나에나 기대어 부르는
나의 노래조차 쓸어가버려라.
울컥울컥 내 설움 데려가거라.

그러면 살아가리라,
내 미친 울음 끝
가장 고요한 눈동자 속에 태어나.

....나희덕 시집 "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중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 유안진] 포스트모던한 이별식

  • 등록일
    2019/09/26 15:56
  • 수정일
    2019/09/26 15:56

포스트모던한 이별식

유안진

가볍게 몇걸음 옮기다 돌아서더니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한다는 말이
다달이 한두 번씩은 어렵겠지만
라디오 FM에서도 괜찮은 음악을 들어보게 되듯이
마음 내키면 마땅한 때를 골라
바람도 쐬듯 그렇게 바람소리 같더라도
사소한 소식이라도
아릿하지만 알음알음으로라도 건네주고 받자고
자발없는 부탁일지 모른다고 윙크까지 곁들이고는
차에 오르더니 다시 내다보며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고쳐서는
타다 남은 심지에
파란 불꽃 다시 켜질지 모르지 않느냔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궂은 비 하늘에다 무슨 고함 발악질 악다구니라도 내지르고 싶었다, 프리모던(premodern)이 더 인간적이라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