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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까지만, 마슘, 라쥬

  • 등록일
    2008/11/16 00:49
  • 수정일
    2008/11/16 00:49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하 이주노조) 임원인 까지만 위원장, 라쥬 부위원장, 마슘 사무국장이 출입국관리소의 표적연행되었다는 받았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기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아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사실이었다.

멍하니 머리를 가눌수 없었다. 센터에 인근 쉼터에 있던 이주노동자 친구들 또한 문자메시지를 받고 어떻게 된 일이냐며 물어보러 센터로 다급히 왔다.

 

그리고 사실임을 확인하고, 아연질색하며 한국이 무섭다고 그자리에 주저앉는다. 까지만과 얼마전 같이 있었는데..... 말문을 잊지 못하였다. 같이 잘 알던 네팔친구는 무언가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라며.... 이럴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냥 그자리에 멍하니 주저 앉아 있었다.

나 또한 함께 멍하니 말문을 잊지 못하고 그냥 멍하게 있었다.

 

내가 아는 까지만....

2003년 명동성당농성을 끝내고 이주노조 전국조직화라는 과제를 가지고 오산이주노동자센터에 찾아와 전국이주노동자노동조합 건설을 위한 회의를 할 때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함께 이주노조를 건설하기 위한 준비단이 되어 이런저런 토론도 하고 사업계획도 잡고 이주노동자와 관련 단체를 설득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좀처럼 이주노조 건설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을 때 같이 모여 술한잔하며, 이주노동자 현실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며, 이주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던 까지만 위원장... 초기 이주노조가 출범할 당시 사무국장으로 뽑혀 많은 일을 하였다. 그리고 아느와르 위원장이 출입국 표적연행으로 연행되었을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명동성당 일인시위와 국가인권위 농성을 묵묵히 준비하고 실천하는 활동가였다.

 

늘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센터에 안주하지 말고 권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친구들을 독려하던 까지만 위원장.... 그런 그가 이주노조 초대 사무국장일을 끝내고 센터 인근 사업장에 내려와 초기에 하였던 욕조공장에서 일을할때도 지역에 있는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에게 늘 이주노동자 권리를 위해 이주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하며, 힘든 사업장 일 에도 묵묵히 일하던 참다운 한국의 노동자였다.

 

힘들때면 늘 술한잔하며, 이주노동자 친구들을 다독여 주며,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이주노동자들에게 들려주던, 이주노동자들의 참다운 형이요, 벗이였다. 그런 그가..... 한국정부의 이주노조 탄압의 일환으로 연행되어 지금 충주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어있다.

 

얼마전 함께 이주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 나서고 있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였던 그가 출입국에 연행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오산화성용인평택 방글라데시 공동체 건설할 당시 이주노조 간담회에 직접 마슘사무국장과 함께 내려와 이주노조의 현실과 이주노동자들이 노동권리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들에게 말하던 까지만위원장....

 

전화가 와서 1년후에 보자고 너스레를 떨며.... 자신이 잡혀 이주노동자들이 권리르 위한 투쟁에 나선다면 보호소에서 열심히 지지와 연대를 하겠다는 그가..... 되려 현재 남아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독려를 해주고 있다.

 

마슘....

함께 초기 전국이주노동자노동조합 건설을 위한 회의와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만나 알게된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이다. 서울에 자주 가지 않지만 초기 이주노조가 건설당히 여러 일을 도와줄때 함께 보고, 뒷풀이를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노동자 투쟁 현장에 어느곳도 가리지 않고 연대를 위해 싸우던 마슘이 까지만 위원장과 함께 연행되었다.

 

방글라데시 사이클론 피해를 위해 모금활동과 지원활동을 준비해야 한다면 바쁜 그가.... 되려 보호소에 잡혀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되었다.

이주노동자 권리만 쟁취된다면 자신은 아무것도 바랄것이 없다는 마슘.... 그 또한 까지만과 함꼐 보호소에서 우리에게 투쟁을 열심히 하라며 독려를 해준다.

 

다들 명동성당 농성이후 전국이주노동자노동조합 건설을 위한 회의와 준비때 만났다. 그리고 이주노조를 통하여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허가제 쟁취와 노동권리 쟁취를 위한 활동에 같이 하였던 동지요 친구들이다.

 

늘 긴회의후 서로들 뒷풀이에서 힘을 보태던 그들이 오늘따라 그립게 다가온다.

 

상담, 각 종사업으로 기간 이주노조투쟁의 현장에 자주 동참하지 못하였는데.... 다시금 같이 하였던 이주노동자 동지들을 위하여 긴 투쟁을 위한 긴호흡 강한걸음을 내딛기 위한 연대에 나서야 겠다.

 

센터에 있는 친구들에게 이주노조의 현실을 알리고, 함꼐 이주노조 임원들의 조속한 석방,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비자 쟁취,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를 위한 활동에 같이 발맞춰 나가고자 한다.

 

청주외국인보호소에 있는 친구들이 요근래 추위로 고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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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과 만남, 그리고『공존의 삶』

  • 등록일
    2008/11/16 00:48
  • 수정일
    2008/11/16 00:48
사람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해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배척하거나 혹은 포용하거나. 배척은 아마도 새로운 것에 대한 경계와 두려움에서, 포용은 지식에 대한 갈망과 도전의식에서 산물이리라 생각합니다.

이주노동자를 위한 한글교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노동에 지쳐 있는 그들에게 배움이라는 것은 또 다른 짐처럼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 땅에 사는 이상 한국어를 알아야 한다는 이성과 피곤한 몸을 쉬면서 친구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감정이 늘 공존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땅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는 내 생각도 어쩌면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 때문에 한글교실에 대해 회의를 느껴본 적도 많았습니다. 한글을 읽는 게 그리 중요한 가, 그들에게는 그냥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라는.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욱 더 분명해 지는 것은 한글교실의 존재이유였습니다. 단순한 만남은 그들이 일하는 현장에서도 또 지역공동체 생활 속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한 만남을 통해서 얻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한글교실 역할을 그러한 만남과 동일시 한다는 것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요일마다 한글교실로 오는 그들에게 너무 실례가 되지 않을까요. 한글교실은 만남의 의미를 넘어서 배움을 통해 이문화인 한글을 접하고 포용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요즘도 『한글 공부 안 해도 되요.』『공부해서 뭐해요?』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처한 현실의 불안감과 불신감으로 인한 표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한국에 들어와서 심적 고통을 당한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한국과 한국 사람에 대한 불신감이 그들로 하여금 한국문화에 대해 배타적이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 한 해 한글교실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그들에게 한국의 문화나 한국어에 대해 공부하라고 하기 전에 그들의 문화나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지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저조차도 그들의 나라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한국어나 한국문화에 대한 지식을 쌓아 나가는 것에 집중했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워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만남, 그리고 배움은 일방적일 수 없습니다. 한국인 사이에도 하물며 그러할 진데, 문화가 다른 외국인 끼리를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들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그들은 우리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또한 우리가 그들을 신뢰할 때 그들 또한 우리를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한글교실은 그런 의식을 기초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이 문화의 다양성과 서로를 인정하는 포용된 마음보다 선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올 한 해 한글교실은 한글만을 가르치기 보다는 문화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물론 놀이에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들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동기유발을 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정말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이곳에서 함께 시작해 주신 강현경샘, 구민정샘, 나미진샘, 박정혁샘에게 감사드리고, 넉넉한 웃음으로 정신적인 지주역할을 해주시는 홍숙자샘께, 또한 부족한 우리들을 선생님으로 믿고 따르는 한글교실 학생들에게도 지면을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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