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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드씨 스리랑카엔 잘 도착하셨나요?

  • 등록일
    2008/11/15 23:57
  • 수정일
    2008/11/15 23:57

오늘 헤러드에게 들었습니다. 수잔드씨 집에 잘 도착하였다는 소식을.... 구글 지도검색으로 보았던 그 지역에서 그동안 타향살이로 지친놈과 심신을 회복하고 있는지.... 한국에서의 고단하였지만 어려운 일도 지나면 추억이 된다는데.... 편안히 고향의 친구들과 크레켓도 해보고 그 동안 가보지 못했던 지역을 돌아보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만을 해봅니다. 올해 말에 떠난다고 하여 함께 하였던 여행이 이별 여행이 되었네요.

상담일과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청주보호소에 가보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글귀로 나마 남겨봅니다.

컴퓨터에 들어 있는 수잔드씨 사진을 보며 함께 전북 진안 소태정으로 여름캠프를 떠났고, 지리산 2박 3일 산행도 함께 한 것을 회상해 봅니다. 벌써 시간이 지나 가을 초입구에 들어섰습니다. 엊그제 같은 날들이 손살같이 지나갑니다.

휴가가 끝나고 공장으로 복귀하자 마자 출입국관리소의 공장단속으로 잡혀 강제연행되어 청주보호소에 이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어한이 벙벙했습니다. 늘 불안한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삶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렇게 이별이 해마다 진행되는군요. 언제 끝 날런지....

주말에 어김없이 인터넷 라디오교육을 위해 오실 것을 기약하고 헤어졌는데 공장에 들어와 단속되었다는 소식을 며칠이 지난 후에 들었고, 떨리는 전화음성으로 수잔드 씨임을 알았습니다.

수잔드씨..... 그곳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오늘도 자나드씨가 저번주 타밀타이거의 전운이 감도는 상황을 이야기하며, 스리랑카의 평화를 이곳에서 염원하고 있습니다. 수잔드씨 지역은 괜찮은지.... 궁금합니다.

잘 있다는 소식이 있으니 괞한 걱정을 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한번 스리랑카에 오면 꼭 들리라는 말..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되는 범위에서 꼭 수잔드씨가 있는 지역에 방문할 일이 있을 것이라 기약해 봅니다. 지금 수잔드씨와 친하게 진했던 자나드, 헤러드. 람짓씨가 요리를 만들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수잔드씨의 빈 공간이 보이는 것 같네요.

술을 하지 못하지만 합께 술자리를 흥겹게 만들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물어보던 수잔드씨가 없는 이공간.... 그렇지만 사람이 사는 동네인지라... 얼마 지났다고 수잔드씨의 빈공간을 까먹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나봅니다.

지금 저희는 9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후원받아 진행하는 이주노동자 노동법 교육으로 분주합니다. 그리고 10월 15일 이주민과 지역민이 함께 나누는 문화공연을 위해 정신이 없네요. 이러한 일상을 지내다 보니 떠나간 이를 쉽게 그리고 너무 태연하게 잊어먹고 살아가네요. 미안합니다.

그래서 오늘 친구들에게 편지를 뛰어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잘 있냐는 간단한 안부부터 수잔드씨 얼굴이 있는 사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 메일 받아보면 작으나마 우리가 함께 하였던 때의 정취를 스리랑카에서 느껴보세요.

이별도 이제는 지겹네요. 그렇지만 서로 언젠가 간절히 원하면 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난다는 말에 힘을 빌어 언젠가 볼 날에 대해 기약해 봅니다.

수잔드씨 잘 지내세요. 읽을 수는 없지만 나의 마음을 그냥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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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잘 있니... 방글라데시에서 전화가와 궁금해 끌적여 본다.

  • 등록일
    2008/11/15 23:55
  • 수정일
    2008/11/15 23:55

가냘픈 몸.... 태어날 때부터 인큐베이터에서 있었던 아이 그리고 밝게 자랐고, 방글라데시 말보다 또박또박 한국말을 잘하는 아이이다. 눈도 이쁘게 생겼고 아이들에게 말썽을 부려서 그렇지만 해맑게 자랐다. 아버지가 과로사로 죽은 아이 그래서 목사님과 삼촌들을 보면 아빠라고 서슴없이 말하며 따르던 라비가 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방글라데시 집으로 간단다.

 

오목사님과 어린이집 이진희 선생님이 라비에게 줄 선물이라며, 잘 먹는 미역을 한아름 선물하고 옷가지 몇개와 선물을 준비하였다. 이별을 준비하기에 어린 나이... 마냥 엄마와 아이들과 뛰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인지 천방지축 뛰어다닌다. 라비 안녕이라고 말하지만 라비는 집에 간다는 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의미.... 그리고 한국에서 떠나면 자신의 모국어를 배우고 한국에서 생활을 기록된 사진 몇장으로 밖에 기억하지 못한 라비에게 잘가라는 인사를 하지만, 라비는 신이나 있어 이도 아랑곳하지 않고 떠든다.

 

아이들과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라비를 보내는 것이 아쉬움보다는 라비가 이공간에서 함께하였던 시간에 대한 애증이며, 사람과 사람이 헤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늘 큰 목소리로 아저씨 삼촌을 외쳤던 라비의 음성을 이제는 듣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니 또 이별하는 구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전에 먼저 귀국한 방글라데시 밈 소식도 들었다.

 

방글라데시 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것인지... 자꾸 아프다고 한다. 그래서 라비도 은근슬쩍 걱정이 된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몸이 외소한 라비.... 방글라데시에서 잘 적응하고 방글라데시인으로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었으면 한다.

 

내일이면 또 함께하였던 이를 보낸다. 며칠전에 환송회를 해주었으니 오늘 고국땅을 그리고 있을 라비의 엄마와 라비를 생각해 본다. 그렇게 센터에 있으면서 이주동지들과 이별을 늘 준비하며,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 마음 한켠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달에 한두명 아는 이들을 보내는 것도 그리 썩 기분내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국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이 쓸쓸하지만은 않아서 다행이다.

 

온갖 어려움을 몸소 꿋꿋히 버텨왔을 그/녀들의 삶이 고국 땅에 돌아가서도 노동자로 살아왔던 삶을 되세기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과 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생생히 알고 떠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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