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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늘날에 와서는 오류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근심걱정이 이런저런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아는 체 하고 무게를 잡는 일 없이[1] 바로 철학이 해야 하는 일에 착수하고[2] 실질적으로 인식하는[3] 학문을 불신으로 대하기까지 이르렀는데, 사태가 진정 이렇다면 이건 눈뜨고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일로서 이젠 역으로 이런 불신을 불신으로 대하고 오류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이미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맞섬과 동시에 이에 대한 구제책을 강구하지[4] 않을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사실 이런 근심걱정은 뭔가를 전제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그것의 이런저런 변형을 내놓고 그것에 기반하여 이리저리 몸을 사리는 궁리들을 짜내고 어떤 바라짐하지 않는 결과에 귀착하게 되는지 보여주기 일상인데, 그런 식의 전제가 정말 올바른 것인지 먼저 조사해봐야 할 일이다. 이 근심걱정이 전제하는 것을 말하자면 인식을 도구나 매체로 보는 생각이며 또한 이와 같은 인식과 우리 자신은 별다른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가장 어처구니 없는[5] 것은 절대자는 이편에 서 있고 인식은 따로[6] 저편에 서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결국 인식이 절대자와 단절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식이 실재적인 것을 담은[7] 것이라는 주장과 다름이 없다. 달리 표현하면, 절대자의 외곽을 맴도는 인식은 당연히 진리밖에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다운 것이라고 전제하는 짓이다. 인식에 대하여 근심걱정하는 자들이 전제하는 것을 겨우 이런 가정으로서 거기서 드러나는 것은 오류를 두려워 한다는 거창한 이름표를 붙이고 나오지만 알고 보면 사실 진리에 대한 두려움에 가깝다는 것이다.
[1] 원어
[2] 원어
[3] §1의 역자주 4번 참조
[4] 원어
[5] 원어 <vorzüglich>. <으뜸가는>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는데, 여기서는 상당히 빈정대는 투로 사용되고 있다.
[6] 원어
[7] 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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