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정신 현상학 A. 의식 II. 지각; 혹은 사물과 착각 (번역 재개) -(§ 8)

(§ 8) 결국 의식은 앞의 되풀이를 필연적으로 재개하여 그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통과하게 된다. 근데 첫 번째와 달라진 것이 있다. 의식은 이제 지각함이란 게 뭔지 경험한 의식이다. 즉 지각함의 결과와 진리가 지각함의 해체, 달리 표현하면 의식이 진리(=대상)에서 떨어져 나와 자기 안으로 꺾여 들어가는 반성이란 걸 경험한 의식이다. 이 경험에 의해서 지각함이 본질적으로 어떻게 짜여 진 것인지 [우리/헤겔뿐만 아니라] 의식에게[도] 분명해졌다. 지각함이란, 의식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단순하고 순수한 받아들임이 아니라 [대상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진리(=대상)에서 떨어져 나와 자기 안으로 꺾여 들어가는 반성이란 게 분명해 졌다. 의식의 자기 자신 안으로의 뒷걸음질은(Rückkehr=Umkehr?) 순수한 받아들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진리(=대상)에 변화를 야기한다. 왜냐하면, 의식의 뒷걸음질이 지각함에게 본질적인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의식은 지각함의 이런 면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것을 자기 것으로 인식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를 짊어짐으로써 참다운 대상을 순수하게 유지할 거라고 생각한다. — 일이 이렇게 되면, 지각함에서도 감각적 확신에서와 같이 의식이 자기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면이 [우리/헤겔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의식의 눈앞에[도] 놓이게 된다. 단지 지금 이 단계에서는 감각적 확신에서와 좀 다른 의미로 그렇다. 감각적 확신에서는 의식이 자기 안으로 밀려들어감으로써 진리가 의식 안으로 이동했다. 이 점에 기대어 여기서도 위와 같은 상황을 마치 지각함의 진리가 의식의 몫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의식은 오히려 지각함에서 일어나는 비진리가 자기의 몫이라고 인식한다. 이렇게 인식함으로써 의식은 동시에 지각함에서의 비진리를 파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의식은 진리(=대상)를 받아들임에서 지각함에서의 비진리를 구별하여 그 비진리를 정정한다. 이렇게 비진리가 의식의 몫이 되지만, 의식이 이런 수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한에서, 지각함의 참모습이란 의미로서의 진리는 의식의 몫이 된다. 그래서 우리/헤겔이 이제 살펴볼 의식의 태도는 더 이상 [밖으로 향하는 눈길만 되는 몰아지경의] 그저 지각함만이 아니라 자기 안으로의 반성을 의식하고 이런 반성과 단순한 받아들임을 엄격하게 분리하여 단순한 받아들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태도가 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