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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오버]
허참, 저놈 봐라! 제법인데. 우주의 신비를 깨닫네. 처음엔 달이 지구에 찰싹 붙어서 지구와 함께 원을 그리듯이 다람쥐 체 바퀴돌기만 하더니, 이젠 달이 지구에서 떨어져 나와 스스로 원을 그리듯이 지각함에서 떨어져 나와 자기도 원을 그리네! 그러나 “원들의 원”(“ein Kreis von Kreisen”, 논리학, 절대적 이념)은 소원하기 그지없다.
위와 같이 개진된 지각함에서는 이제 의식이 지각함과 동시에 [단지 진리(=대상)로부터 꺾여 나와 자기 안으로 뒷걸음질하는 가운데 지각함으로부터도 떨어져 나와 지각함과 대상(=진리)을 마주하는데 그치는 일직선의 반성운동만을 하지 않고] [직선의 처음과 끝을 굽혀 연결하여 원을 그리듯이] 자기를 자기 자신 안으로 다시 한 번 더 꺾어 들어가는 반성[운동]을 하고, 그러는 가운데 지각함에서 <또한>에 대립되는 모멘트(Moment)가 발견됨을 스스로 의식한다. 이 모멘트(Moment)를 명명하자면(aber) 사물의 자기(자신과의)통일성(Einheit des Dings mit sich selbst)으로서 모든 구별을 자기 밖으로 따돌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이것을 의식이 짊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진리가 되는 사물 자체는 [자기(자신과의)통일성이 없고, 단지] 다수의 차별된 그리고 독립적인 성질들의 존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물에 대하여 이런 저런 언명이 있다. 예컨대 사물은 희고, 또한 입체적이고, 그리고 또한 톡 쏘는 짠맛이 있다는 등 갖가지로 언명된다. 그러나 사물이 흰색인 한에서 입체적이지 않고, 그리고 흰색이고 입체적인 한에서 톡 쏘는 짠맛이 아니다. 이런 성질들을 하나-안으로-정립함(In-eins-setzen)은 오직 의식이 떠맡아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의식은 사물(안)에서는 성질들이 [안쪽으로 붕괴되듯이] 하나로 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앞에서 개진된 사물에 따르면 진리인 사물에서 성질들이 그런 식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의식은 ‘한에 있어서’(das Insofern)란 표현을 차용하는데, 의식은 이 표현의 힘을 빌려 성질들을 겹치지 않게 펼쳐 사물을 [일반매체가 되는] <또한>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의식이, 성질이라고 명명된 것이 자유로운 물질(freie Materie)로 표상되게끔 통일(Einssein)을 [사물에서는 말끔히 말소하고 오로지 자기의 것으로만 하여] 짊어질 때 비로소 의식이 진정한 의미로 통일을 짊어지게 된다. 사물은 이렇게, 물질들의 집합이 되고, 그리고 하나가 되는 대신 그저 에워싸는 표면만이 되는 가운데 진정한 <또한>으로 우뚝 추켜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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