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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한 통일 - 통일의 걸림돌 국정원

팔을 뻗어 손을 내밀면 잡힐 듯이 눈앞에 존재하는 사물의 양식을 독어로는 “da”라는 부사로 표현한다. 저 멀리 창공에 떠있는 달도 “da”의 양식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마음이 다다를 때다.

 

한반도 통일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da”의 양식으로 존재할까?

 

언제 어디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되지 않는다. 1989년 12월 드레스덴이었나? 암튼, 빌리 브란트가 이렇게 말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통일을 몸소 경험할 수 있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한다.” 1913년에 태어나 1992년에 별세한 빌리 브란트는 아마 격동하는 20세기 독일 역사를 몸소 경험한 인물 중 가장 대표적인 사람일 거다. “짧았던 20세기”를 다 살고 별세했다. 20세기를 때 이르게 종식시켰던 통독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독일 통일은 빌리 브란트에게 “da”의 양식으로 존재했을까? 아니, 과거 독일 영토를 영구히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모스크바 조약 및 바르샤바 조약 체결 연방하원 비준 전야에 국론이 분열되고 동방정책을 추진하는 적황연정을 이탈하는 의원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건설적 불신임안을 시도한 라이너 바르젤(Rainer Barzel)에게 독일 통일이 “da”의 양식으로 존재했을까? 둘 다에게 분명 그랬다.

 

한반도 통일의 존재양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그런가?

 

현재 새누리당의 작태는 시대에 - 게을러서 그런지, 발에 쥐가 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과거 냉전이데올로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기사/기민 연합이 그랬듯이. 하지만 그들은 결국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을 수용하고 1982년 재집권했을 때 더 확대하지 않았던가? 통일이 될 때까지?

 

근데, 박근혜와 국정원의 작태는 어떠한가. 그나마 진행된 통일정책을, 그 사람들을 내통하는 “외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보기관은 적에게 전략적 전술적으로 해롭게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한다. 전술적이라 함은 타이밍이다. 적절한 시기에 정보를 유출하는 것이다. 국정원의 작태는 고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를 이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박근혜가 편승하고 있다. 대통령 권위를 상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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