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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erfiction이 너무 범람하는 건 아닌가? 어디서든 그렇다. 처음에는 참신했다. 명품으로 온 몸을 휘감은 부잣집 꽃미남들이 브라운관을 휘젖고 다니고, 신상걸이 나와서 대놓고 PPL을 해대는 걸 보다가, 프롤레타리아들의 땀냄새와 그들의 빌어먹을 운명, 심지어 도덕적 타락에 이르기까지 접하다 보면 신선함을 느낄 법도 했을 게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도들이란 게, 이들의 삶을 우리가 끌어 안고 가기 보다, 전시하고 참관하고, 객관화해서 결국에는 우리 삶으로부터 멀리 배제시키는 것으로 비친다.
주원규의 이 소설에 등장하는 프롤레타리아들은 더 이상 우리 삶의 끔찍한 한 부분을 폭로하는 힘도 없고, 단지 자신의 삶을 관음적 독자들의 시선에 고스란히 전시함으로써 소설 속에서 스스로를 소진 시킨다. 그래서 이들은 말 그대로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니라 loser일 뿐이다. 그러니까 loser는 운명이고, 빼도 박도 못하니, 맘에 안 드는 새끼들은 꿈에서나마 쏴 갈기는 체험을 하라는 것, 그게 이 소설의 교훈인지도 모른다.
여러 평자들이 이 신인 작가에게 '재담꾼'이니 '거침없는 문체와 발랄한 상상력'이니 하는데, 나로서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번 [무중력 증후군]에서도 그랬듯이 한겨레 문학상은 아예 이런 방면의 글들을 잔뜩 뽑아 놓고 젊은 독자층이 다녀갈만한 인터넷 매체 등속에 광고를 뿌리면서 본전을 뽑을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가난한 한겨레에서 그렇게까지 하는데 뭐, '비난'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문학상'이라는 그 본연의 면모를 통해 보자면, 한참 함량미달이라는 건 어쨌든 사실인 듯 하다. 차라리 문학상 이름에 '한겨레'를 빼고 그저, '젊은 작가상' 정도면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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