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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종합반을 다니겠다고??? (6) 2006/04/04
  2. 죽음... 그리고 병원. (1) 2006/03/29
  3. 동명이 수학여행.. (1) 2006/03/29
  4. 참고서값 엄청 비싸다. (4) 2006/02/27
  5. 동명이 졸업 (7) 2006/02/20
  6. 아내의 생일.. (4) 2006/02/14
  7. 아내의 승산 없는 싸움... (5) 2006/02/14
  8. 7차 교육과정 구려... (3) 2006/02/08
  9. 아빠는 말안했잖아... (8) 2006/02/04
  10. 설빔 - 양복 두벌... (5) 2006/01/27

일요일 제빵기능사(?) 필기시험을 보고 온 동명이한테 물었다.

"시험 잘봤냐?"

"아니, 딥따 어려웠어.."

"짜샤, 공부를 안하니까 어렵지.."

"공부 열심히 했단 말이야."

 

학교 끝나면 놀다가 제빵학원가고(가끔은 그마저도 빼먹고), 그리고 친구들 만나서 놀고,

수학여행 간다고 춤연습하고, 수학여행 갔다 오고,

아무리 머리 굴려봐도 공부할 시간이 어디 있냐? 짜샤...(이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내의 분석으로도 동명이는 필기시험에 떨어진 거 같다고,

동명이 스스로도 그렇게 판단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빵학원을 계속 돈들여서 보내야 하는지 고민이란다.

그럼 필기시험부터 봐서 붙고 나서 나중에 학원에 보내라고 했더니,

그놈이 그렇게 할려나 모르겠단다.

 

엊저녁에 아내는,

동명이가 '학원 종합반'에 다니겠다고 얘기했단다.

내신 몇등급을 받아서 대학가겠다면서, 공부하겠다고 했단다.

그러면서, 그 생각이 며칠이나 갈지 모르겠다고 한숨이다.

 

"그래도 어쩌겠어? 자기가 공부하겠다는데, 학원 보내줘야지."

 

아내의 정해진 결론이다.

 

산오리의 결론은,

 

"친구놈들이 다 학원 가서 놀자고 한 모양이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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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4 13:24 2006/04/0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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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정년퇴직 하시고 한3년쯤 된 분이 엊그제 돌아가셨다.

가슴이 조이는 듯 아파서 동네 병원에서 검사를 하고서는

3일쯤 있다가 결과 보러 오라고 했단다.

그 와중에도 한두번 더 통증이 왔고,

결과 보러 병원 가는 날 아침에도 통증이 왔단다.

결과를 보러 갔더니, 빨리 큰 병원에 가 보라고 해서,

직접 차를 몰아서 일산 백병원에 도착해서는

응급실 접수하고서는 한시간을 기다리고,

그리고는 바로 쓰러져서 혼수상태가 되었단다.



심근경색이 와서 이미 심장 한쪽이 막혀서 괴사가 되었는데,

수술하고 심장박동기 달아서 심장작동은 되었는데,

머리가 살아나지 못해서 병원에 들어가서

4일만인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의사가 그랬다는데,

한시간만 일찍 수술을 했더라도 아무 이상없이

살아갈수 있었을 거라고...

 

재산은 상당히 있다는 후문이니까 경제적인 문제 신경쓸일 없이

퇴직후에는 국선도에 골프에, 호수공원 걷기에... 운동으로 하루를 보냈다는

소리도 있고, 심장이 멈춘 후에도 정신은 말짱해서 의사도

이렇게 건강한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였다는데,

가는 건 한 순간이다.

 

 

막내동생이 어제 전화를 했다.

어머니가 오늘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한다는데, 알고 있느냐고..

얼마전에 병원에 근무하는 제수씨가 식구들한테 종합검진 가족들 대상으로 싸게 해 준다니까

그거 받아 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검진을 받은 사람은 가족가운데 어머니 혼자였다.

그리고 검진 결과로 장에 용종이 생겼는데, 그걸 레이저로 수술한다는 거였다.

 

어머니한테 전화를 했다.

그거 별거 아니고,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으려 했는데, '그 가시나'가 오빠들한테

전화해서 그 난리라면서, 오지도 말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신다.

 

검진을 해 보라는 걸 하지 않는 것도 모르고 있던 병이 나타날까봐 우려하는

것도 있지만, 특별하게 어디 불편하거나 아프지 않은데,

병원가면 꼭 어디가 안좋다, 무슨 정밀검사를 해보자고 하니까,

없던 병도 만들어서 수술하거나 약 먹으라고 하는 거 같아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내심 종합 검진 받으라 할때도 그거 받아서 없던 병 만드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이 참에 수술까지 한다니까 수술 하다 또 무슨 일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저녁에는 병원에 가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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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9 13:45 2006/03/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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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 수학여행 간다 는 소리가 있었는데,

며칠전에 집에 들어오던  놈이 옷을 연습장에 놓고 왔단다.

그옷 수학여행 갈 거라고 산거라 했는데,

다음날 가보면 누가 가져갈수도 있다고 그랬다.

아내는 당연히 짜증이 났고...

 

산오리가 동명이한테 한번 물어봤다.

"수학여행 언제 가냐?"

"수요일.."

"어디로 가냐?"

"강원도..."

"강원도 어디?"

"몰라, 그런거 알아서 뭐해?, 버스타면 데려다 줄텐데.."

"글쿠나....요즘 춤연습은 왜 그리 열심히 하냐?"

"수학여행가서 공연해야지"

 

 

 



아내한테 내일 수학여행 갈 놈이 아직 안오냐고 물었더니,

아내 카드 가지고 가서는 옷 사고 있단다.

 

아침 밥상에서도 애가 안보이길래,

'동명이는 벌써 갔나?' 했더니,

어제밤에 들어와서는 **네 집에서 자고 간다고 바로 나갔단다.

(**는 바로 앞동에 사는 친구다)

 

수학여행 간다는데, 음료수라도 사먹으라며

돈 만원이라도 줘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자식 얼굴도 못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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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9 13:15 2006/03/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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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엔가 동희가 문자를 보냈다.

- 아빠 인터넷으로 하이탑이란 책 물리1 화학1 사줘 13계단이란책도 이렇게 3개사면 5만원정도임

알았다고 했는데, 조금 있다 문자가 하나 더 왔다.

- 아빠 주문할때 나는외과의사다라는 책도 사줘.

 

참고서는 대충 하나는 2만원이 넘고, 하나는 2만원 가까이 하고, 그리고 책 두권 더해서 6만원쯤 들었나 보다.

 

 



아빠 책 몇권 더 사줘 하길래, 내일 문자로 보내달라고 했더니

오늘 오전에 문자가 왔다.

- 아빠 하이탑물리2랑 숨마쿰라우데라는 책있는데 수1이랑수2 신청해줘

= 그럼 3권이냐?

- 어, 3권.

 

그 책 3권 또 주문했더니 6만원 가까이 된다.

 

숨라쿰라우데는 도체 무슨 말일까?

그리고 애들 참고서가 왜 이리 비싼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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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7 16:58 2006/02/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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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 졸업

from 나홀로 가족 2006/02/20 21:00

동명이 졸업식이 17일(금) 오전에 있었다.

전날 과기노조 대대와 수련회에 갔다가 아침 먹고 올라와서는 아내와 함께

졸업식장엘 갔다.

지하강당에서 졸업식이 열렸는데, 강당 바닥에 앉은 졸업생들은

떠드느라 정신이 없고, 이런저런 명목으로 상장을 수십가지나 준다.

대부분 상장내용은 '품행이 단정하고, 학업이 우수하여...' 이렇게 나가는데,

이건 산오리가 30여년전에 졸업할때의 상장문구나 하나도 다른게 없는 거 같았다.



전교조 고양지회장 상이 있었는데,

상장 문구 가운데 '더불어 사는 삶을 ...' 이 한마디가 겨우 들렸을 뿐이다.

어쨌거나, 졸업식 끝나고 운동장에서 만나서는,

 

"동명아, 너는 그 많은 상 하나 못받았냐?"

"뭐 잘 한게 있어야지... 잠만 잤는데.. 흐흐"

 

물어본 애비가 잘못이지...

 

동희 중학교 졸업식때는 가지도 않았는데, 동명이 졸업이라고 나와서는

세 식구가 같이 점심 먹었다. 그날 온통 졸없식이어서 그런지

중국집이고, 스테이크집이고, 사람들이 넘쳐 나더라.

밖에서도 네 식구가 한번에 밥 먹어볼 일은 몇년이 가도 없나 보다.

 

대학교 졸업 때 딱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든 학교의 입학과 졸업에 집안 식구들이 와 본적이 없는

산오리로서는 부모가 되어서 자식 졸업하는 걸 지켜보고

함께 사진찍고 밥 먹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 졌다.

이것도 훈련이 필요한 것인가 보다.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사진 찍어달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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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0 21:00 2006/02/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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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

from 나홀로 가족 2006/02/14 11:31

- 당신 생일인데, 뭐 선물이라도 갖고 싶은거 있어?

= 선물은 무슨...됐어..

- ........

= 아참, 동희 신발 사달라고 하니까, 내 선물 사지 말고, 동희 신발이나 사줘..

- 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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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4 11:31 2006/02/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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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을 갔다가 고속도로로 올라오는 도중에 전화가 왔다.

- 아빠, 나 집에 들어왔어.

= 어? 무슨 소리야?

- 어제 집에 안들어왔는데, 집에 오니까 엄마도 없네..

= 왜 집에 안들어왔는데?

- 그니까, 라페에서 공연하고, 저번에 가출한 친구 있다고 했잖아, 그친구한테 내가 옷을 빌려줬거든, 엄마가 그 옷 찾아 오라고 난리잖아.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그 친구를 집으로 데려 갔어..

= 다행이네..

- 그리고는 피곤해서 나는 먼저 잤거든, 근데, 엄마가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어. 근데, 내 휴대폰으로 게임하던 친구들이 전화를 받았다가 끊었어.. 게임하다 전화받으면 게임 중단되니까.그리고 또전화를 했는 모양인데, 그담부턴 안받았나봐...

= 그래서?

- 그리고는 친구집에 자고 지금 들어왔다구...

 



= 왜 친구들한테 옷은 다 빌려줘서 엄마가 그 난리 치게 만드냐?

- 뭘 다 빌려줘?

= 엄마 얘기로는 네 옷이랑, 형 옷 다 없어졌다고 그러던데...

- 형거 추리닝 한개 빌려 줬고, 내 옷도 한개 빌려 줬어.

= 근데, 왜 엄마는 네 옷 중에 뭐도 뭐도 없다고 그러더라구..

- 친구들끼리 옷도 빌려주고 그러는데, 엄마는 이해를 못해.

= 그래도 형 거까지 빌려주니까 형도 또 난리잖아.

- 하튼 형도 구려, 엄마도 중고등학교 다닐때 공부만 했는지, 나를 이해 못한다구...

= 알았어, 엄마 어디 나갔는 모양인데, 휴대폰이라도 해봐..

- 어...

= 그래, 끊을게...

- 아빠! 참,,,

= 왜?

- 엄마한테 휴대폰 정지시킨거 좀 풀어달라고 해

= 휴대폰 중지시켰냐?

- 어,,,,

= 몰라, 임마 그거 엄마한테 얘기해...

- 으씨..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집에 왔더니, 아내가 열 받아서 전후사정을 얘기하는데, 별로 다르지 않다.

아내는 1시 반이 되어도 동명이가 들어오지 않자 전화를 했는데, 받았다가 끊었고,

그 다음에는 전화해도 받지 않았단다.

그래서 문자를 보내서 '전화 안받으면 정지시키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냈는데, 여전히 전화도 안받고 연락이 없어서 당장 정지 시켜버렸다는 것이다.

전화가 있으면 연락이라도 하면, 안들어온다고 뭐라고 그러기를 하나,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안들어와도 연락도 없는 놈의 전화는 있으나 마나라고 끊어버렸단다.

그리고는 그런 놈은 아예 집에 안들어와도 상관없으니까, 늦게 들어오면 현관문 비밀번호도 바꿔버려야겠다면서, 어떻게 바꾸는지 산오리한테 물었다. 그건 나도 모르는데..

(집에 안들어가면서 전화 안하는 건 산오리를 닮았나?)

 

일욜저녁 약간의 타협을 시도했던 모양인데, 이제는 동명이가 완전히 삐졌다.

전화기 어쩌구 엄마가 말을 꺼냈는데, '전화기 필요없어'하고 단호하게 잘라 버렸단다.

 

아내한테 물었다.

= 당신은 동명이 집 나가고 나면 당신이 더 안달이 나서 난리칠거잖아.

- 아니, 나도 그런 사고뭉치는 아예 포기할수 있다구..

= 그러지도 못할 거면서 그렇게 말로만 하니까 애들도 그러려니 하지..

- .............

 

월욜 저녁에 동명이는 연락도 없이 안들어왔다.

아내는 동명이한테 연락이 없었냐? 이 새끼는 제빵학원에는 갔나 전화해 볼까? 집에 못들어오게 현관문 비밀번 호 바꿔라... 면서 산오리한테 넋두리를 늘어놓더니 운동하러 간다고 나갔다. 그리고는 조금 지나서는 집으로 전화가 왔다.

"동희아빠, 동명이 새끼 학원도 안갔다는데, 연락없어?"

"어, 연락없어..."

 

운동 갔다 집에 들어와서도 분도 안풀리고 불안이 겹쳐서 투덜거렸다.

 

10시가 넘어서 잠자려고 누웠더니 아내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온 모양이다.

"너 어디냐? 왜 학원은 안갔냐? 언제 들어올거냐? ......"

마루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아내의 목소리가 그렇게 상냥할수가 없다.

그동안 당장이라도 내쫓아 버릴듯한 기세는 어디가고 거의 '비굴한' 목소리가 되었다.

(이불 뒤집어쓰고 혼자서 한참을 웃었다.)

전화를 끊고서는 산오리한테 와서는

"동명이 새끼 전화 왔어.."

"..........."

"뭐라고 하지 말고 달래야 겠지?"

"............" 

 

몰려 다니는 놈들이 그런 놈들이고, 방학에다 노는 게 좋은 놈들이고, 그나마 춤도 추고, 제빵학원에도 다니면 된거지, 집에 친구들 데리고 와서 논다고 뭐라 하고, 친구들하고 옷이나 신발도 빌려주고 빌려 입는다고 혼나지, 집안 어질른다고 혼나지...

그러니 짜증날만도 하다, 동명이는..

 

그렇다고 동명이를 상대로 확실하게 이기지도 못할  싸움을 벌이고는

안들어온다는 것도 아니고, 하루저녁 늦게 들어오니까 불안해서는

금새 비굴한 모습으로 바뀌면서,

싸움은 도대체 왜 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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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4 11:25 2006/02/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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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에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산오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산오리네 가족들도 모두

'집은 여인숙'일 뿐인 모양이다.

 



조금 있으니까 문소리가 나고 동명이가 들어왔다.

"어디 갔다 이제 오냐?"

"놀다가.."

"너는 요즘 왜 이렇게 늦게 다니냐?"

"방학이잖아, 그리고 중학생도 끝이고..."

"니 스스로 저번에는 통금이 10시 반이라고 하더니.."

"11시로 바꿨어."

"니 맘대로?"

"어.."

"고등학생도 되고 하는데, 이제 조금씩 놀지!"

"더 놀아야 돼, 친구들 다 논단 말이야."

"노는 놈들끼리 모여 다니니까 당연하겠지. 노는건 좋은데, 돈도 많이들고,

 맨날 엄마 잔소리 들어야 하고... 짜증나지도 않냐?"

"맨날 나만 갖고 그래.."

"너 인문계 보내는 것도 걱정이다. 공부하고는 담 쌓았는데.."

"나 공부할거거든, 그리고 **대 가려고 하거든...."

"**대학이 너같은 놈 받아 주겠냐?"

"고3때 열심히 공부해서 가면 되는데, 7차 교육과정때메 짱나..."

"왜?"

"수시 모집이 없어졌거든..."

"핑계도 좋다.."

"어쨌든, 수학만 공부하면 다 할수 있어.."

"............"

 

뭔 소린지 모르겠는데, 이 놈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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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8 11:46 2006/02/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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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일)은 동명이가 고등학교 배정받는 날이었다.

그동안 '학교배정 발표는 며칠날 나냐?'고 물어보면서

그날이 3일 이라는 걸 알면서도 또 물어보곤 했다.

 

어제 아침밥상에서 아내는

"동명아, 학교 어디로 배정받았는지, 전화나 문자로 보내랴!"

고 몇번이나 얘기했고, 동명이는 그러겠다고 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느라고, 동명이 학교 배정은 깜박 잊고 지냈다.

저녁에 일찍 집에 왔더니, 아내가

"동희아빠, 동명이 백마고 됐어" 한다.

"어? 그래, 잘 되었네.."

그얘기 듣고서야 산오리도 하루종일 그 생각이 안났다는 걸

깨닫고 약간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식 고등학교 어디로 배정받았는지는 알아봐야 했는데...'

 

아내는 나가고, 한참 있다가 동희가 종일 야자 하고 들어왔길래,

얘는 당연히 모를 거 같아서,

"야, 동희야! 동명이 백마고 배정됐다는데.."

"어, 알어.."

"어떻게?"

"아까, 낮에 엄마가 문자 보냈어.."

"그냐?,,,"

 

그러고 나니 은근히 속이 뒤틀린다.

'돌멩이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아빠한테, 남편한테, 학교 어디로 되었다고

 전화하거나 문자 한번 보내주면 안되나? 산오리가 아무리 '나홀로 가족'으로

'따' 당하고 있다지만, 좀 심한거 아냐?'

 

아내가 한잔 하고 들어왔길래 물었다.

"동명이 학교 배정 받은 거 동희한테 문자 보냈다면서..."

"어..."

"그럼 남편한테도 좀 보내지 그랬냐?"

"당신이야 동명이하고 친하니까 당연히 동명이랑 문자질이라도 한줄 알았지.."

"..........."

 

뭐냐 이거.. 초등학생 친구들간에 무슨 편가르기도 아니고....

 

맨날 놀러 다니느라 바쁜 동명이는 그 밤에 집에 들어오는 걸 보지 못하고,

먼저 잠들었고,

아침 밥상에서 동명이한테 물었다.

 

"야, 돌멩아! 너는 백마고 되었다는걸 아빠한테는 왜 안알려 줬냐?"

"아빠는 알려달라고 말하지 않았잖아."

"..........."

 

당일 아침에 '아빠한테도 문자 보내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자식은 엄마한테만 문자를 보낸 모양이다.

 

어쨌거나, 1지망으로 지원한 학교에 배정받았다는 것으로 아내도, 동명이도 좋아라 한다.

집에서 먼 곳으로 배정받으면 등하교에 힘들테니까.

어차피 공부야 이미 담쌓은 놈이기에 그 학교가 좋냐 나쁘냐늘 따지는건 의미가 없겠지만,

아내는 다른 엄마들이 '동명이는 재수도 좋게 1지망으로 가게 되었다'고 부러워 하는 것도

좋아서 연신 싱글벙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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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4 20:21 2006/02/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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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만에 양복을 입고 출근했다.

옆 동료들은 당연히,

"웬 일?"

"오늘 어디 가요?"

이렇게 물어본다.

 

 



저번 제주도에 놀러 갔을때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당신 양복 크기가 어떤거야?"

"몰라.."(양복의 크기는 어떻게 따지는 지도 모르는데..)

"대충 옷은 105 입는다고 했지?"

"어...."

"허리는?"

"34... 왜 양복 사려고?"

"여기 양복 싼게 있어서 살까 해서.."

"양복 입어보고 사야지, 그렇지 않으면 어딘가 잘 안맞는단 말야.."

"........."

"사지마!, 양복 입고 다니지도 않는데..."

"알았어.."

 

그리고 며칠이 지났던가?

저녁에 아내가 양복을 불쑥 내밀면 입어보란다.

"양복 사지 말라고 했는데, 샀어?"

"우리 사장님 후배가 양복 장사를 하는데, 싸게 판다고 해서,  사장님이

 마구 사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사? 사장님도 세벌이나 사고, 나도 두벌 샀지,

 회사 사람들 다 샀어.."

"어이구 대단한 사장님이셔..."

 

뭐 이렇게 해서 양복 두벌이나 생겼다. 양복값은 한벌에 10만원이란다.

그리고는 며칠 있다가 양복 위에 입는 외투까지 하나 가져 왔는데,

이번에는 외투까지 강매해서 또 하나 샀다나, 어쨌다나.

그리고 사장은 거래처에 설 선물로 양복과 외투를 보냈단다.

 

아내 회사의 사장님 덕분에 양복을 두벌이나 얻게 된 산오리는

조금 부자유스럽고, 걸기적 거리지만,

당분간은 양복을 계속 입고 다녀야 할 거 같다.

왜냐?

본전이라도 뽑아야 할 거 같아서...

 

산오리는 설 선물로 양복을 두벌이나 받아서 행복한데,

여기 들르는 동지들께서도

선물도 많이 주고 받으시고,

부모님과

어린이들한테는 세뱃돈도 듬뿍듬뿍 주시고,

설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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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09:14 2006/01/2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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