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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돌아온 동명이... (5) 2006/09/15
  3. 동명이 가출.... (9) 2006/09/12
  4. 집 수리.. (9) 200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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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연습공간 좀 알아봐줘!! (3) 200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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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허탈감에 빠지기 싫어... (6) 2006/07/05

화장실의 천정이 언제부터인가 이런 모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냥 틀에 맞혀 얹혀 있는 판이 약간씩 열리기는 하지만,

이건 좀 심하게 젖혀져 있다 싶어서 이상하다 했다.

그래도 바로 잡아서 닫아 놓으면

며칠 있다 보면 또 이런 꼴로 열려 있다.

어느날 동명이한테 물었다.

"화장실 천장에 판떼기 니가 밀었냐?"

"어..."

"쨔사, 그 구멍으로는 담배연기 안빠지거든..."

"........."

"그긴 혹시 천장에 무슨 관이 고장나거나 했을때 수리하기 위해 만든 거니까,

 담배 피우고는 한쪽 구석의 환기구에다 불어 임마!"

"그 구멍은 지저분하던데..."

"앞으로는 그거 열지 마라, 보기 흉하다..."

"......."

 

엊저녁에 갔더니 또 열려 있었다.

담배연기는 이쪽으로 불라니까,,, 자식이... 자주 씻어주지 않으면 좀 지저분하긴 하지..

 


 

화장실에 또 요상스레 생긴게 거울에 하나 더 붙었다.

이 것도 동명이 놈의 물건이다....

이건 또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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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3 18:06 2006/10/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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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님의 [동명이 가출....] 에 관련된 글.

어제밤 9시에 동명이를 만나서,

돼지 갈비를 사 먹이고,

11시가 넘어서 집으로 같이 들어왔다.

 

4박5일간의 동명이의 1차 가출은 막을 내렸다.


 



가출이라기 보다는 '외박투쟁' 정도가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산오리는 생각한다.

 

앞에서 얘기했다시피 동명이와 아내 가운데,

아내가 완패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지만,

엄마들은 더 심하게 더 빨리 무너진다.

 

산오리는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버틸 거라 생각하고,

그 이후에 좀 설득을 해 보다 안되면 그냥 방치하겠다고 생각했다.

아내도 그 생각에 동의했다.

지가 돈떨어지면 들어오겠지 어딜 가겠느냐구..

 

그런데, 외박투쟁이라고 한게,

이 놈은 집을 나간 다음날부터 비어 있는 집에 들어와서는

라면도 끓여 먹고, 엄마가 탁자 위에 둔 돈도 챙겨가고 했으니까

사실 잠자러 집에 안들어 온 것이지, 가출이라고 하기도 좀 그랬다.

동희마저도, '그게 무슨 가출이야?' 했으니까..

 

아내는 당초부터 휴대폰을 끊는다거나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꾸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주위에서 아빠가 동명이를 좀 만나 보라는 충고도 있고 해서.

수요일쯤에는 얼굴한번 보자고 문자를 보냈는데,

그 문자는 씹혔다.

(어제 만나서 왜 씹었냐고 했더니 '어디서?'라는 답장을 보냈단다.)

 

목요일 점심때쯤 아내가 집 근처의 은행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동명이가 집에 들리면 뭐라도 챙겨 먹을 거라도 준비해 놓겠다고

집으로 갔는데, 이자식이 집에서 잠자고 있었단다.

그걸 보는 순간 측은심은 사라지고, 애를 깨워서 왜 학교 안가고

집나간 놈이 집에 들어와서 잠자고 있냐? 아예 나가서 들어오지 마라!고

난리를 쳤고, 동명이도 그에 지지 않고 대들다가 알았다고 집을 나갔단다.

 

그리고는 아내는 산오리한테 전화를 해서는

그런 일이 있었는데, 너무 화가 나서 그랬는데,

동명이 오늘 만나서 집으로 데려 오라고 사정을 했다.

엄마의 본래 의도가 그건 아니었다고 설명하라면서...

 

동명이는 문자를 보내서,

사실 집에 들어갈 맘이 있었는데,

엄마가 그렇게 화내는 바람에 열받아서

이제는 정말 들어가기 싫다고 했다.

 

그래도 저녁에 만나서 얘기하자고 계속 문자를 보냈고,

수십번의 문자 교신 끝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엄마에 대한, 형에 대한 원망이 상당이 깊게 맺혔고,

또 공부하기 싫은데 학교가기도 함께 섞여 있는 듯했다.

 

아내 한테도 동희한테도 그냥 아무말 하지 말고 좀 있으라고 했는데,

동희는 '옷은 찾아 왔어?'하는 바람에 이번에는

내가 동희를 향해 화를 벌컥냈다.

"너는 동명이가 옷을 가져간 것을 보지도 못하고,

  확실한 증거도 없이 그렇게 동생을 몰아 부쳐도 되는 거냐?'

 

그렇게 서로의 불만은 잠시 접어 둔채로 사건을 접게 되었다.

 

동명이가 두어시간 동안 얘기한 내용은...

 

- 친구집에 돌아 다니면서 잠잤는데, 친구엄마들이 다 잘해줬다.

   쓰레빠 신고서 학교 갈수 없다면서 신발도 빌려(?)줬다.

- 연3일 학교를 빠지면 징계라고 해서 하루는 학교를 갔다.

- 선생님은 아빠나 엄마가 찾으러 오면 선생님이 숨겨줄테니까 학교로 와라

  (으...이건  또 뭐냐?  그래도 어디서 열받은 거라도 학교 선생님도 이해해주려 하신거라...)

- 엄마와 형, 그리고 공부에 대한 불만....

 

애들이 그런 것도 싫어하거니와, 나도 하기 싫어서 잘 얘기안하는데,

막상 얘기하다 보니까,

- 옛날에는 이랬다

- 어른들이 하는 얘기는 들어봐야 한다

- 공부할 때가 있는 거다

- 사회에 나가봐라 지금 생각하는 거보다 백만배는 어렵고 힘들다.

- 그정도는 좀 참아라

 

하튼 부모님들과 어른들한테 들었던 야그를 그대로 재생하고 있다는 데

내 스스로 놀랐다.

좀 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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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5 17:08 2006/09/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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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 가출....

from 나홀로 가족 2006/09/12 15:16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일요일 낮이 되어 동희가 학원을 가려고 옷을 챙겨 입고 있는데, ‘바람막이’웃옷이 없다는 거였다. 동희는 전날까지 동명이 방 옷걸이에 걸린 옷을 봤는데, 아침에 없어졌으니 어제밤에 놀러와서는 동명이와 같이 자고, 아내가 챙겨준 아침을 먹고 돌아간 동명이 친구들이 입고 갔다는 거였다.

동희는 동명이한테 옷을 내놓으라고 윽박질렀고, 침대에 드러누워 테레비를 보고 있는 동명이의 얼굴을 감싸쥐면서 ‘옷을 빨리 찾아 오라’고 했고, 동명이는 ‘나는 모른다’는 말만 계속하고 있었다. 그 현장에 있던 산오리는 이게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자고 있었는데, 그정도에서 대충 끝이 났고, 동희는 계속 투덜거리면서 다른 옷을 입고 학원으로 갔다.

아, 그 와중에 아내는 마루에 있다가 ‘동명이 청바지 다시 세어봐야겠다’는 말을 했다.



 

밤에 일찍 잠이 들었는데, 밖이 소란스러웠는데 뭐 그러려니 했다. 아침에 깨어 보니까 동명이는 밤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 밤에 동희는 동명이한테 ‘옷 안가져오면 죽이겠다’는 문자를 보냈고, 동명이는 집을 나가서 들어오지 않겠다고 했단다. 가출했다는 것이다.


밤에 아내는 전화를 해 보다가, 몇 번 문자를 주고 받긴 했는데, 처음에는 달래보다가, 나중에는 협박도 해 보았지만, 별 수 없었다면서, 언제나 하는 ‘무자식이 상팔자’란 넋두리만 늘어 놨다.


출근해서 전화를 해보니 안받는다. 문자를 보냈다. 뭐 그런걸로 가출을 하고 그러느냐? 집에 들어오라 고 했더니, 동명이는 엄마도 아빠도 형도 마음에 안들어서 집에 안들어갈 거란다. 형한테 거의 맞을 뻔 했는데, 아빠는 옆에서 말리지도 않았고, 엄마는 청바지 숫자나 세어보겠다고 하는게 말이 되는거냐? 모두다 실망이다. 형이 와서 싹싹 빌때 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 엄마는 전화도 끊고, 현관문 비밀번호도 바꾸겠다는데, 그렇게 나를 싫어하고 차별하는 거냐? 하튼 대충 이런 내용이 동명이가 가출한 배경이다.


당연히 산오리는, 그래 아빠가 잘못했다. 형한테 사과를 받으려면 집에 들어와야 하고 그러면 아빠가 중재를 해 보겠다. 열 받는 일 있으면 당장 문제제기를 하고 뭐가 열받는 것인지 얘기를 해야 알지 그렇게 나가 있으면 어떻게 알겠냐? 하튼 들어와서 얘기하자(이 얘기를 하는데, 꼭 파업사업장에서 사용자가 하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일단은 복귀해라, 그리고 협상하자’...)


아침에 학교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점심때 쯤 전화가 왔다. 그래서 동명이가 가출을 했고, 오늘 학교에 가지 않았을 거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전화한 거였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동명이 오늘 학교에 왔고, 징계를 계속 받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담배 피우다 걸린 징계가 아직 안끝났단다. 그 참 신기한 놈이네, 어떻게 학교를 갔지?


오후 늦게 다시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동명이 학교 안왔다는 거였다. 아침에 징계 받으러 간줄 알았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까 안왔고, 친한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학교 주변에서 여자친구랑 같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단다. 그리고 여자친구도 무슨 병가인가 신청하고 학교를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명이가 내일 학교 가거든 선생님께서 잘 타일러서 집에 들어가라고 얘기해 달라고 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동명이와 문자를 다시 했는데, 학교는 어쩔거냐고 했더니, 내일부터는 교복을 빌려 입고라도 학교는 갈 계획이니까 걱정하지 말란다.

여자 친구와 같이 학교도 빼먹고 놀고 있다면 여자친구 부모쪽도 걱정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또 같이 가출한 거 아니라면 동명이 설득 좀 해 보라고 할 겸 여자친구네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다.(여자친구네 아빠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이다) 밖에 나와 있어서 잘 모르니까 애 엄마한테 전화해 보라고 해서 전화를 했다.

여자친구 어머니한테 학교선생님한테서 들은 얘기를 해 줬더니, 사실을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나중에 그 어머니가 다시 전화를 했는데, 그 집 애는 학교를 갔는데, 생리통으로 양호실에 누워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실에 없으니까 학교를 안온 것으로 판단한 모양이라는 것이다. 동명이가 가출한 것은 알고 있고, 그 여자친구도 동명이한테 집으로 들어가라고 설득하고 있는 중이란다. 어쨌든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했다.


산기평 천막에 갔다가 돌아 오는 도중에 동명한테서 문자가 왔다. 제빵제과시험 원서접수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건 아빠는 모르니까 엄마한테 물어보라고 했더니, 좀 있다가 다시 연락이 왔는데, 엄마가 문자를 씹고 있단다.

아내에게 전화 했더니, 학원에서 원서접수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란다. 그것도 사진이 4장이나 필요한데, 2장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두 번이나 집과 학원을 오락가락했다면서 투덜거렸다. 동명이한테 원서는 엄마가 접수했다고 했더니, 엄마가 자기를 감동시켰다면서 고맙다고나 전해 달라나 뭐래나....


‘난 모레부터 가겠음. 학교 오지마 사과받기 전까지 들어갈 맘 없어 여자친구 폰고장나서 연락도 안되’

동명이가 어제 밤 마지막으로 산오리한테 보낸 문자다.


집으로 돌아왔더니, 아내는 그 자식이 들어오거나 말거나 아예 신경 안쓰겠다면서, 그런 놈을 위해 운동도 않고, 원서 접수시켜주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린다.

그래도 동명이가 얘기한건 그 옷을 친구에게 준 건 아니라고 하는데, 그리고 친구에게 줬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이 그렇게 몰아 부친건 심한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 새끼가 거짓말을 입에 달고 있어서 믿을 게 없단다.

얘기를 안해서 그렇지 저번에도 동희가 신고다니는 신발까지 자기 친구에게 빌려 줬다가 동희가 신발찾아오지 않으면 죽인다고 난리를 쳤더니 찾아 왔다는 것이다. 옷 사달라고 해서 비싼옷 사준거 남아 있는게 없다면서, 그 옷도 분명히 그날 밤에 온 친구놈들 중에 누군가 입고 갔을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얘기했다. 집에는 아무리 뒤져도 그옷이 없다는 말도 덧붙여...


그리고 집을 나갔다는 놈이 낮에 친구들 끌고 집에 들어와서 라면 끓여먹고 난리를 쳐 놓고 나가냐? 그게 무슨 집나간 거냐? 이번기회에 전화도 끊고, 현관문 비밀번호도 바꿔서 아예 정신좀 차리게 해야 한다. 지가 연락해도 이제는 연락 안할 거다. 돈떨어지면 집에 들어오겠지....아내의 말이다.


그래? 현관문 비밀번호 아예 바꿔 줄게..산오리가 그거 뜯어서 바꿔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건지 몰라서 한참을 헤메고 있었더니, 아내는 ‘그거라도 그냥 냅둬요, 집에 와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게...’ 이런다. 그래서 현관문은 그대로 개방상태...


아내 혼자서 소주 한병 다 마시더니, 어젯밤에 그 자식 안들어 온다고 괜히 답답해 하고, 문자 보내고, 달래고 하면서 잠만 못잤다고 하더니, 그냥 쓰러져 잔다. 동희 밤늦게 오면 먹을 거 좀 챙겨 주라면서...여전히 ‘무자식은 상팔자’란 후렴구호는 잊지 않은 채...


아침에 동희 학교 실어주면서 물었다.

“동명이가 형 사과를 받아야 집에 오겠다는데....”

“그 새끼 옷은 어떻게 했대?”

“그건 자기가 안그랬다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도 말라고 해”

사과는커녕 대화도 안될 분위기다.


내 자식이지만, 무슨 코미디 같은 가출을 연출하고 있다.


과연 이 자식은 며칠간 밖에서 개길 것인가? 그리고 엄마는 애를 찾으러 나서지 않고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어찌되었거나,

동명아! 빨리 집에 들어와라! 집에 들어와서 얘기해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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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2 15:16 2006/09/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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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수리..

from 나홀로 가족 2006/09/04 13:54

이사갈때부터 있었던 베란다 창 테두리의 물 새는 것과,

동명이 방의 바닥에 습기 차는 것은

고쳐 줘야 한다고 아내와 얘기했었다.

요즘 들어 아파트 같은 라인에서

여러 집이 집수리 한다고 난리이니까,

아내는 인테리어에다 이런 저런 견적을 내 달라고 했던 모양.

 



감당이 안되니까.

다른 건 나중에 생각해 보고, 베란다창과 동명이 방은 수리하자고 했다.

아내는 동명이 방만 장판과 벽지 갈면 동희 방은 그러니까

이참에 동희방도 한꺼번에 장판과 벽지 갈기로 했다.

 

툐욜 한나절을 베란다 창틀을 돌아가며 실리콘 작업하는 사람 3명이

작업할수 있도록 뒤치닥거리 했다.

걸기적 거리지 않게 이것저것 치워주고,

제대로 실리콘 발랐나 점검도 해 보고....

 

장판과 도배 작업할수 있도록,

오후에는 동희 동명이 방에 있는 물건들 꺼내서 마루와 다른 방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혼자 들 수 없는 가구 빼 놓고는 모조리 꺼내서 옮겼다.

집안은 그야 말로 난장판이 되었다.

 

그러고 나서 밤에 만경대로 갔다 왔다.

일욜 아침에 집에 왔더니, 그 북새통 속에 어디 드러누울곳도 제대로 없었던데다,

잠시 잠이 들면 아내가 불러서 '이것 좀 해주라, 저것 좀 옮겨주라'고하는 바람에

잠부족으로 짜증이 흘러 나왔다.

도배와 장판깔기를 다하고 작업한 사람들이 돌아간 건 8시 가 넘어서였고,

이때부터 다시 온갖 것들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기 위해

아내와 둘이서 낑낑거리며 물건들을 날랐다.

 

옷장은 이리들고 저리 받치고 해도 수평이 잘 맞지 않았고,

컴퓨터 연결하는데는 왠 놈의 선이 그리도 복잡하고 많은지

선을 다 잘라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와중에 아내는 버릴 것은 버리면서 정리해 가겠다면서

탁자와 의자도 버렸고, 소파용으로 따라온 탁자도 버렸다.

'제발 가구 좀 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렸더니,

'필요하니까 산거고, 쓸만큼 쓴거니까 버린다'고 대답했다.

 

짐 몇개 나르면서 드는 생각은

'이제 정말 이사 가거나 이삿짐 챙기는 건 못해 먹겠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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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4 13:54 2006/09/0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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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네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다.

동명이가 점심시간에 무단이탈로 학교를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다가 걸렸단다.

내일 징계위원회(?)가 열리는데, 학부모가 오실수 있느냐고 물었다.

내일 학교 갈 시간도 없거니와, 또 시간을 굳이 낼수 있다 하더라도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그래서, 부모가 가든 안가든 별 차이 없을 텐데,

학교에서 내리는 징계를 그대로 받을 거라고 했더니,

그런 내용의 '서약서'를 보낼테니까 사인해서 다시 보내 달란다.

그러겠다고 했다.

 

 



징계는 어떤 걸 받게 되느냐고 물었더니,

10일쯤 화장실 청소 같은 걸 할 거란다.

(정학이나 퇴학은 아니라 다행인가?)

그런 징계를 받는 건 좋은데, 학교에서 학생부장님인가 하는 선생님이

아직도 때린다고 동명이가 그러던데, 때리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골치아픈 애 담임 맡겨서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했더니,

'애들은 그럴 때죠...'한다.

담임 선생님께 미안하고 죄송하다.

 

출장가느라고 차를 몰고 나갔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애비, 에미 다 담배 피우는데, 자식이라고 담배 안피우겠어?'

뭐 이런 생각이 들어서, 담배 피우는 걸 뭐라 하기도 그렇겠다 싶었다.

 

하긴 선생님 한테도 그런얘기를 했었다.

동명이 담배 피우는거 아빠도 알고 있고

목도 안좋으니까 끊어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근데, 학교 밖에서 담배피운거 갖고 징계까지 해야 하냐? 고...

 

그랬더니 선생님은,

무단이탈도 그렇고, 또 아파트 주변에서 교복 입고 담배피우고, 침뱉고 해서

주민들 민원이 계속들어온단다.

 

사무실에 돌아왔는데,

이제는 동명이의 문자가 계속 온다.

 

- 아빠 학교에서 전화 왔엉?

- 아버지....ㅜ 부탁이 있어 엄마한테 얘기하지 말아줘

- ㅜ 아빠나도 호프데려가줘 ㅜ ㅜ 친구들아빠가 호프데려간다는데 ㅜ 아빠 말하지 말아조.......ㅜ

- 아빠 죄송해요 ㅜ  아잉!!ㅜ 날포기하지말아줘 잘할게!! 제발

- 이제 잘할테니까 용서해죠 진짜로 학교에 불려오게 안할게...ㅜㅜ

- 오늘부터 학원끈나면 바로 들어가고 담배는 줄이고ㅜ 엄마는 심심하면잔소리하는걸..ㅜ

- 알겠습니다!!ㅜ 청소년의 스릴을 마감하고 끝내는거지ㅜ휴열심히할게

- 알겠엉 오늘부터 일찍들어갈게!! 혹시 엄마한테 말했어??

- 아제발말하지말아줘ㅜㅜ엄마잔소리듣기싫다요....ㅜ 잘할테니까마지막으로한번만봐줘

- 아너무해 적어도집에서아빠는 내편이라고생각했는데ㅜ 옛날에는매일다굴하구ㅜㅜ

 

동명이의 문자만 옮겼다. 산오리가 보낸 답 문자는 네이트에서 보내느라 없다.

뭐 뻔하다.

담배 끊어라 했는데, 안끊더니 쌤통이다.

호프데려가서 담배피우게 해주까?

맨날 거짓말만하고, 늦게 오고 뭐 제대로 하는게 있어야지.

엄마한테는 당연히 말할거다.

말로만 하지 말고 실천으로 보여주라,

이제는 믿을수 없다.

 

뭐 이런거다.

결론은 또 엄마한테 말하지 말아달라는 것과, 현재의 위기를 모면해보자는 것이리라...

 

이걸 엄마한테 말해? 그래도 또 속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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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31 18:07 2006/08/3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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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휴가 가는 건 이제 실현 불가능한 일이 되었기에,

나 혼자 놀러갈 궁리만 하고 있는데, 어느날 동명이가 문자를 보냈다.

"아빠!! 아빠 친구중에 바다 근처에 사시는 분 안계셔??"

그런건 왜 물어보냐고 했더니, 친구들하고 놀러 가야 한단다.

산에난 다니는 아빠가 바닷가에 아는 친구가 어디 있으랴 했는데,

서산에 사는 정모군 생각이 나고, 나무 아빠가 바닷가 어디 학교에 근무하시는데

놀러 오라고 했다는 것도 생각이 났다

정모군한테는 전화를 했는데, 통 연락이 되질 않았고,

나무는 곧 답이 왔는데, 가도 된단다.



동명이의 바닷가 놀러가기는 추진되었는데,

친구놈 15명 가운데 10명쯤 간다고 했다.

그 와중에 친구들 부모들은 동명이한테, 산오리한테 전화해서는

'그기가 어디냐?' '누가 돌봐주냐?' '어떻게 가냐?'

뭐 등등 물어보는데, 약간 귀찮기도했다.

 

며칠전 신문에서 인천앞바다에서 교회수련회 갔다가 사고난 기사를 보기도 해서

애들만 보내는게 영 내키지 않기도 했는데,

그것도 자기들 복이려니 하고 그냥 보내기로 했다.

 

토요일 밤에 친구놈들 다섯이나 우리 집에 와서 밤새워 잠도 안자고 놀다가

일요일 새벽에 전쳘역으로 나갔다.

그동안 인원이 늘어서 15명쯤 된단다.

 

울산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고,

선생님이 친절하게 애들을 마중나오셨단다...으그 미안해라...

 

저녁에 놀만하냐고 문자 보냈더니,

너무좋다고 답이 왔다.

 

사고나 치지 말고 잘 놀다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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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6 23:30 2006/08/0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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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자...

from 나홀로 가족 2006/07/25 15:42

 

아내는

가끔은 애들하고는 문자를 주고 받기도 하는 모양인데,

산오리가 문자를 보내면 답도 없거나 전화로 답이 오는데,

오늘 웬일로 아내로부터 생전 처음 문자가 왔다.

 

"동희아빠 ***씨한테서 돈 입금됐나 보세요"

 

내용이 어쨌거나

첫문자를 보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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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5 15:42 2006/07/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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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일찍 들어온 동명이에게 말이라도 몇마디 붙여 보려 했다가

혹 붙인 꼴이 되고 말았다.

 

저녁은 먹었냐? 편도선은 어떠냐? 학원은 다닐만하냐?

그런 의례적인 질문에 심드렁하게 대답하더니,

 

"아빠! 연습할 공간 좀 알아봐줘!" 했다.

 

가끔 생각나면 연습공간 알아봐 달라고 하는데,

내가 무슨 재주가 있다고 연습공간을 찾을수 있으랴,

조금 있으면 시대회도 나가야 하고,

학교 축제 공연도 해야 하고,

골든벨에 나갈지 오디션도 받고 왔는데,

도대체 연습할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연습을 했는데,

딱 이틀 했는데, 주민들 여론이 안좋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아파트 부녀회에서 나가 달라고 했단다.

 

"야, 학교 동아리로 되어 있으면, 학교에 연습장을 달라고 해야지."

"학교 강당은 닫아 놓고 있고...동아리 지도선생님은 관심없고,

 회장인 2학년 누나도 별로....."

"그럼 교감선생님한테 전화해 줄까?"

"어, 진짜? 그래줘..."

 

아침에 출근길에 동명이와 같이 학교로 갔다.

전화해서 얘기하는 거 보다는 그래도 찾아가서 담임선생님한테 얘기하고,

필요하다면 교감이나 교장선생님이라도 만나서 얘개해 보겠다고 생각했다.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동명이가 좋하하는 선생님이라고 해서 그런지

애비도 선생님이 좋아 보였다.

이러저러해서 동명이가 연습할 공간이 필요하다는데,

학교 동아리로 등록되어 있으면 방학때라도 공간을 좀 만들어 주실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그럴 공간도 있고, 학생주임 선생님한테 얘기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친절하게 대답했다.

 

학생으로 선생님께 얘기하는 것도 떨리고 무서운데,

부모로서 선생님께 얘기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더라.

똑바로 쳐다보기 어렵고, 가슴이 떨리고....

선생님은 그 이름 자체로 어려운 사람인 모양이다.

 

아침부터 더운날인데, 학교 교실에서 애들 열기가 복도까지 뿜어져 나와

후덥지근하고, 얼핏 들여다본 교실 에서는 내가 학교 다닐때 모습이랑

다르지 않은 모습 그대로 였다.

선풍기가 천장에서 돌아가고 있길래 '에어컨은 안나오냐?'했더니,

'나중에 조금 틀어준다'고 했다.

들어갈때 애들을 복도에 한줄로 세워놓고 회초리 하나 들고 애들에게

뭔가 얘기를 하고 있던 여자 선생님은

나올때 보니까 애들의 엉덩이에 회초리로 때리고 있었기에

깜짝 놀라서 돌아보았더니,

맞고 있는 애들은 소리를 맞을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그게 매를 맞는 것이 아니라, 거의 엉덩이를 문지르고 있는 수준이라

애들은 히히덕거리며 재미 있어 하고 있었다는...

그래도 요즘 고등학교에서도 애들 아직도 때리긴 하는 모양이다.

 

학교에 보냈으면, 자식이 학교에서 어떻게 하든지, 무슨 일이 있든지,

'니가  알아서 해라'가 산오리의 평소생각인데,

이렇게 학교를 찾아간 것은 조금 개운하지 많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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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4 11:24 2006/07/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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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뜯기다...

from 나홀로 가족 2006/07/10 16:21

기말 시험 끝난 날이었던가

동명이한테 문자 보냈더니,

시험 끝났으니까 초밥 사달라고 했다.

그 맛도 없이 비싼 초밥은 관두고

1인당 1만원 이내에서 사주겠다고 했더니,

(여자친구 엄마한테 밥 얻어 먹었다고,

 여자친구랑 같이 사달라고 했다)

자기가 1만원 짜리냐고 되돌아 왔다.

그래서 나는 그랬다.

'그래, 짜샤 아빠는 5천원 짜리다.'



일요일밖에 시간이 없다 했더니,

어제 저녁에 밖에서 문자가 왔다.

"아버지 밥사주셔야죠^^"

 

마침 집에 동희가 있어서 동희와 같이 나가서

회전 초밥집에 가서는 저녁을 먹었는데,

셋이서 먹고 나왔더니, 엄청난 돈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자식들한테 밥 사준 것인데도

아깝다는 생각과 짜증이 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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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0 16:21 2006/07/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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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님의 [틀린 문제] 에 관련된 글.

뻐꾸기님의 누리는 올백을 못받아서 좀 아쉽겠지만,

우리 집 동명이는 시험기간에 스트레스 엄청 받고 있다.

 

 



물었다.

 

- 어제. 시험 잘 봤냐?

= 아니...시험 잘 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

- 왜?

= 허탈감에 빠지기 싫어서..

- 무슨 허탈?

= 시험공부 존나 해서는 점수 안나오면 허탈하잖아.

   자살하고 싶을지도 몰라...

- 헉....허...거... 시험못봤다고 자살까지나..

= 아씨, 수학시험공부 엄청 열심히 했는데 8개 맞았어.

   공부하면 뭐하냐구?

   우리반 평균이 40점이라는데, 그렇게 어렵게 문제를 내는데 열받지.....

- 자살할 생각말고 대충 해라.... %&*$~~%^&

 

더 뭐라고 얘기할까 하는데, 학교 앞에 도착해서는 동명이는 내렸다.

 

그래도 공부해 보겠다고, 학원도 다니고, 밤늦게까지 책도 붙잡고 있기도 하는데,

그렇게 애써도 따라가지도 못하고, 안되는 걸 어쩌랴...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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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5 15:52 2006/07/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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