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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이익에 골몰하는 진보정당운동으론 안된다

8월27일 과거 재야에서 활동했던 인사가 주축이 된 민주통합시민행동이 발기인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이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축사를 듣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후 ‘민주대연합’ 논의가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민주당과 친노세력은 물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까지 크게 보면 이 논의 안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그 근거는 바로 무소불위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민주당은 우선 친노세력과의 통합의 의사를 강하게 던지고 있다. 하지만 친노세력은 하나의 움직임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 이병완 전 청와대 수석과 천호선 전 대변인 등은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안된다”면서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추구하는 ‘친노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등은 민주당 바깥에 정치결사체를 만들어 민주당, 친노세력, 민주화운동세력 등 대통합 논의를 하겠다는 ‘민주통합시민행동’을 출범시켰다. 현재로서는 이들의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도 그랬고 언제든 이합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분화는 전혀 새롭지 않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도 지난 8월 30일 제주에서 2010년 지방선거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면서 민주대연합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강 대표는 “당내에서는 민주대합연합으로 할 것이냐, 진보연합으로 할 것이냐 의견이 있다”고 전제하고 “반 이명박 전선의 큰 틀로서 민주대연합을 하자는 취지도 나름 의미가 있어 최근 창립한 민주대통합 모임에 가서 축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민주노동당과의 제한적인 선거연대를 넘어서는 당 대 당 통합 필요성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통합의 상대로서 실체를 인정하고 띄워주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점에서 민주대연합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성사될지 아닐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마저 큰 틀에서 ‘민주대연합’ 논의에 선을 확실하게 긋지 못하고, 은근히 그 대상이 되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는 것을 보면 봐주기가 심히 괴롭다.
민주당까지 포함하는 반MB 반한나라당 ‘선거연합’을 통해 진보정당들 역시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눈앞의 이익을 계산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진보정당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등에 업고 더 많이 제도정치로의 진출을 한들 무엇이 달라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제도정치에 갇혀, 민주당의 2중대 3중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이명박정부 등장의 일등공신은 민주당을 포함한 지난 10년의 신자유주의 개혁세력 정권이었지만, 노동자민중의 제대로 된 정치세력화를 이루어내지 못한 진보정당운동의 실패에도 그 책임이 있다. 낡은 제도정치의 틀 안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것으로 노동자민중의 희망을 열어나갈 수 없다.
 

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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