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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5/08/15
    어릴적 살던 곳
    득명
  2. 2015/08/09
    김반장님
    득명
  3. 2015/07/26
    '발계'의 기적 (담배 끊는 방법)
    득명
  4. 2015/07/11
    근검
    득명
  5. 2015/05/17
    지금 나는...
    득명
  6. 2015/05/05
    전통 타악의 효능
    득명
  7. 2015/05/02
    소식지
    득명
  8. 2015/04/22
    해고자 8호
    득명
  9. 2015/04/12
    사는 낙
    득명
  10. 2015/04/04
    25세 ㄷㅇ에게
    득명

어릴적 살던 곳

 

 

 

[02. el bimbo.mp3 (3.55 MB) 다운받기]

 

오늘 우연히..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서당이란 만화를 보다가..  태어나 처음으로 글자를 배우게된 교과서..  두심이 표류기라는 만화가 생각났다.

 

  봉당을 지나면 조그만 마루가 있고 마루 한켠엔 조그만  냉장고가 있었다.  마루 밑으로 햇볕을 거울에 반사시켜 비춰보면 벽돌 조가리 등 돌덩이들이 너저분하게 마루아래 깔려있었다. 봉당위 처마엔 가끔씩 제비가 둥지를 틀고는 하였다.

부억에는 심지를 잘 맞춰야 그을음이 올라오지 않던 석유곤로가 한대 있었고.. 연탄 뇌로가 놓여진 아궁이가 안방, 작은방 두개가 찬장 아래로 나와있었다.  안방 뇌로 중간에는 커다란 양은 솥이 하나 걸려있어.. 솥에 물을 끓이기도 하고 연탄로라를 끝까지 밀어넣아 안방을 덥히기도 하였다.

찬장안에는 간장병과 소금, 고춧가루통 등 양념통이 1층에, 밥그릇이 2층에 놓여 있었다. 가끔씩 부억으로 들어오던 쥐는  뒤란문을 막고 연탄로라 뇌로 덮개를 막으면 항상 찬장과 벽 뒤로 숨어들었다. 그럴때면 연탄로라 밀어넣던 길다란 쇠꼬챙이로 틈바구니에 있던 쥐를 후려갈겨 잡고는 하였다.

 

  목욕을 할때면.. 어머니는 부억바닥에 연탄로라를 꺼내 들통에 물을 데웠다.  커다란 고무다라를 놓고 들통에 뎁힌 물을 한 바가지씩 꺼내   누나.. 형..  작은누나..  나를 차례차례  씻겨주셨고..  마지막엔 어머니도 씻으셨다.  한 번은 어머니께서 부억을 뛰쳐나와 마루에 축 늘어진채로 숨을 헐떡이셨다.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돌아가실 것만 같았던 어머니의 지시대로 뒤란 항아리서 퍼온 동치미 국물을 조금씩 드시고는 다시 기운을 차리셨다.

  

   마당한켠엔 뒤에 실려 무심천, 용화사를 다녀왔던 아버지께서 타고 다니시던 신사용 자전거가 서있었다. 네모난 보도블럭을 하나 들쳐내면 지렁이가 몇마리 꾸물거렸고..  거기에 호박씨를 심었다. 호박은 담을 타고 자라나..  결국 지붕위까지 자랐다.  조그만 화단엔 비료를 많이 줘서 죽은 라일락, 매년 심던 해바라기, 분꽃 이 자라고 있었다.  화단옆엔 고무로 된 쓰레기통이 있었고..  딸랑거리는 소리가 나면 연탄재 등이 담긴 이 커다란 고무 쓰레기통을 골목 밖으로 갖고 나가 리아카에 쏟아었다.

 

  작은방에 떠다놓은 대접은 다음날 얼어붙었다.   작은 방 창호문 옆에는 작은 창문이 있었다.   겨울이면 창문과 방으로 난 창호문 사이 조그만 공간에 들어가 따뜻한 햇볕을 쪼였다. 심심하면 창호문에 구멍을 내었지만..  방에서 구멍을 통해 찬바람이 들어왔기때문에 더 이상을 구멍을 뚫지 않았다.

 

  마당 옆엔...  개장이 있었다.  나무로 된 개장이었으나 개가 부셔먹어 나중에는 공구리로 개장을 지어줬다.  봉당에 앉아 햇볕을 쪼이다가..  개 등에 올라 탔다.   개가 물면 나도 개를 물었고 개가 장난치면 나도 개에게 장난을 쳤다.  개가 햇볕을 조용히 쪼이면..  나도 햇볕을 쪼였고 개가 졸면 나도 졸았다.

 

   밤중엔 골목길 여인숙에서는 간간히 싸우는 소리가 들렸고.. 새벽엔 용화사 타종소리가 들려왔다. 전봇대 뒤 감나무서 떨어진 감꽃을 한움쿰 주워서 먹었고.. 봄이면 엄청큰 목련나무 꽃향내가 해마다 진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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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반장님

 

 

 

[07. toccata.mp3 (3.81 MB) 다운받기]

 

  저도 젊었지만..  김반장님은 저보다 두어살 더 젊었었습니다.  근데 결혼을 일찍하여 슬하에 4명의 자식이 있었죠.   김반장님은 읍내 모다수리공으로 일하시다 우리 본드공장에 들어오셨죠.   은색 안경에.. 약간은 혀가 짧은듯하며 경상도 사투리를 쓰셨습니다.  누가봐도 총각이었는데..  아이가 4명있다면 다들 입을 딱 벌렸죠.  김반장님 형수님은 진천 시장에 장모님댁의 순대집서 일하셨습니다.  새시장 순대집이란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개천옆 재래시장 저 모퉁이에 있었는데요..   김반장님과 함께 갔었는데..  다 못 먹고 왔던 기억이..  그후로 몇번을 갔었고요.

  "닥트놓는데 천만원은 정부지원이고.. 백만원만 있으면 됩니다"

  "허허...   조금더 생각해보자구"

  "..."

   일 마칠땐 톨루엔에 손을 씻어야만하고.. 소주 2~3잔에 뿅가던 환기구 하나 없던 본드공장을 그렇게 나왔습니다.  머리가 언제나 묵직했었죠.  공장가는 길 초등학교 담벼락은 언제나 평온하였습니다.

   13년이 흘렀고...   새시장 순대집을 가보았으나 가게는 없어져버렸습니다.   김반장님..  찬식씨는 지금 어디서 무얼하며 살아갈까요?   아이들이 이제 군대갈 나이가 된것 같은데...  수도원을 때려치고 나와 트럭을 모셨던 이ㅇㅇㅇ 기사님은 무얼하고 계실까요?   진천 공구상가를 지나다..  눈에 익은 간판을 보고는 시장엘 들러 옛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요즘 힘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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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계'의 기적 (담배 끊는 방법)

 

[01. Waldo de los Rios - Serenata 13 Noche de Musica.mp3 (16.36 MB) 다운받기]

 

 

  '발계' 의 도움으로 단 하루도 끊지 못하던,  20년 넘게 하루 한 갑 이상 피워온 담배를 절단내 버렸습니다.   오늘이 벌써  2주째입니다.   저 같이 의지 부족을 탓하며 자신에게 신뢰감을 점점 잃어가시는 분들을 위해 검증된 담배병 치료법을 알려드립니다.

 

  1. 담배는 질병입니다

      제 의지대로 피우거나 안피울 수 있는게 아니고 중독이 되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니코틴을 보충활동을 하게되는 병든상태인 것입니다.   니들이 피워놓고 왜 지랄이야? 하는 개xx들은 다 뒈져야합니다.

 

  2. 금연은 중독과의 싸움입니다.

      우리 몸은 스스로 정화를 하게 되지만 중독으로 인해 계속해서 니코틴 보충명령을 받습니다.  마치 알콜중독자가 술먹기 위한 상황을 창조하듯이요.  중독된 상태를 벗어나는 것과 담배를 안피울 수 있는 상태는 같은 말입니다.

 

   3. 얼마만한 의지가 필요한가?

       우리몸이 스스로를 정화하여 중독된 상태를 벗어나기까지 필요합니다. 즉 해독이 될때까지 니코틴공급을 막는 정도의 의지가 필요한 것이죠.

 

    4. 그러면 담배끊을 사람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

        예..  맞습니다.  중독이란 자꾸 니코틴을 공급하는 상태입니다.   저 같이 의지가 없는 사람은 그렇다면...  니코틴이 공급되는 속도보다 더 빨리 내 몸을 해독시키면 가능합니다.

 중독 탈출이란 경주에서..   니코틴 공급을 토끼, 니코틴 해독을 거북이라 비유하자면..  거북이를 존나 빨리 달리게 하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5.  해독?  지금 말장난 하자는 건가?

       해독이 공급 속도보다 빨라지는 방법의 하나로..  우리는 '발계' 라는 약재를 촉매로 이용합니다. 물론 물을 자주먹어서 오줌으로 배출한다거나 야채를 많이 먹어서..  호흡을 통해 니코틴을 몸에서 몰아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경험상  '발계'라는 약재같이 직격탄을 날리는 효과적 방법은 없었습니다.

 

    6.  담배병에 현대의학의 다른 약은 없는가?

        이상하리만치 별다른 약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약국서 금연 약을 사다 한 알 먹은적이 있었는데 먹자마자 몽롱해지고..   바로 당일날 아주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습니다.   담배병 치료약을 연구하거나 개발하려하지 않는 현대의 의사, 약사 나으리들은 다 대가리 박아야합니다.  우리 몸을 해롭게 하지 않고 스스로 해독하는 것을 돕는 방식으로 담배병 치료약은 개발되어야합니다.

     

     7.  발계가 뭔가?

          전에도 잠시 설명드렸던  청미래덩굴의 뿌링이를 말합니다.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  수시로 물고 있다 씹어서 국물을 빼먹으면 해독 속도를 탁월히 높일 수 있습니다.   발계는 예전엔 구황작물로도 먹었던 놈이고 전혀 무해하며 중금속 등 해독에 좋으며 충치예방에도 좋다합니다.

    봄에 청미래덩굴 잎사귀를 따다 차를 마시기도 하고..  민간에서는 청미래덩굴 잎새귀를 말아 담배를 피우면 폐를 정화시켜 담배를 끊는다 하였습니다.

 

      8. '발계'를 어디서 구하나?

          건재 한약방에 가시면 있습니다.  산을 다니다보면 찔레말고 흔히 나게되는 가시달린 넝쿨이 청미래덩굴입니다.  뿌리종류는 가을 추분이후~대한 정도까지 채취를 해야 되는데..  건강연구소에서 올 가을 불법채취 예정입니다.  물론 뿌링이는 일부만 채취하고 다시 뭍어줍니다.  캐온 뿌링이는 잘 다듬어 한 번 쪄서 말려 작두로 쓸어줍니다.

 

조금더 길게 쓰다간 다시 한 대 물거 같아서 이만 줄입니다.   건강하세요...

 

- 건강연구소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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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검

 

 

[12 살며시 (Gently).mp3 (6.75 MB) 다운받기]

 

 

  봉명사거리가서 만육천원하는 오징어회를 사다 막걸리와 함께 먹던 일, 운천동 농수산물시장 과일, 야채가게를 기웃거리다 풋고추,상추, 토마토, 자두를 한 봉다리 사오던 일, 누나에게 감자 한 봉다리 받아온 일상의 삶이 마술처럼 소중해지는 날이 있다.  늘상 해오던 이런저런 소소한 일들이 마냥 소중해지는 날이 있다.  여기에 글을 끼적거리는 일도 그중에 하나다.

 

   평소 좋아하는 정약용 할아버지 말씀을 이런저런 '소소한 일상'으로 적어본다.

 

   뿌리지 않으면 거둘 상상조차 하지 않는 것.  쉽게 먼가 이득을 얻으려 하지 않는 것.  사기를 당하지 않고 일을 크게 그르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근검 (勤儉)..   두 글자를 유산으로 >

 

내가 벼슬혀서 너희에게 물려줄 밭뙈기 정도도 장만하지 못했으나,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 글자를 마음에 지녀서 잘 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너희에게 물려주는겨.  너무 야박하다고 생각하진 말어.

 

   한 글자는 '근'이고 또 하나는 '검'이여.  이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 나은 것이니께, 일생 동안 써도 다 닳지도 않을 것이여.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아침에 할 일을 저녁으로 미루지 말고, 맑은 날에 해야할 일을 비 오는 날까지 끌지 말도록 할 것이여, 비오는 날에 해야 할 일도 맑은 날까지 끌지 말아야 되여.

 

   늙은이는 앉아서 감독하고 어린 사람들은 직접 행동으로 어른의 감독을 실천에 옮기고, 젊은이는 힘든 일을 하고, 병이 든 사람은 집을 지키고 부인들은 한밤중 늦게까지 잠을 자지 말고 길쌈을 하지..

 

   그르니께 집안의 상하 남녀 간에 단 한 사람도 놀고 먹는 사람이 없게 하고, 또 잠깐이라도 노는 시간이 있어서는 안 되여. 이런 걸 부지런함이라 하는겨.  

 

   의복은 몸을 가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여.  고운 비단으로 된 옷이야 조금이라도 해지면 세상에서 볼품없는 것으로 되어버리지만 거칠고 값싼 옷감으로 된 옷은 약간 해진다 해도 볼품이 없어지진 않는단 말여.

 

   한 벌의 베옷을 만들 때마다 앞으로 계속 오래 입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생각혀서 맹글어야지, 곱고 이쁘게만 맹글어 빨리 해지게 해서는 안 되여.  이르키 생각혀서 옷을 만들게 되면 말여, 당연히 곱고 아름다운 옷을 선호하지 않고, 투박하고 질긴 것을 고르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여.

 

   또한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가면 되는 겨.   아무리 맛있는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안으로 들어가면 곧 오줌이나 똥이 되는겨.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러한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 혀고, 맛있고 기름진 음식만을 먹으려고 애써서는 결국 변소에 가서 대변 보는 일에 정력을 소비할 뿐인 겨.

 

   이러한 생각은 당장에 어려운 생활 처지를 극복하는 방편이 될 뿐만 아니라, 귀하고 부유한 사람, 복이 많은 사람이나 선비들이 집안을 다스리고 몸을 유지해 가는 방법도 될 것이여. 

 

   근과 검, 이 두 글자 아니고는 손을 댈 곳 없는 거니께, 너희들은 간절히 명심해야 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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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전통 타악의 효능

 

 

 

[오래된 미래-01-민들레 영토.mp3 (4.52 MB) 다운받기]

 

   작년에 매주 수요일저녁 퇴근후 부처님 가르침을 함께 배웠던 대한불교 조계종 불교대 야간반 법우님들을 몇달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몇년이 지나버린 느낌이지만 무척 반가웠습니다. 대개는 우리 조합원님과 같은 연배의 일하는 어머니들이신데요.. 보험 설계하시는 분부터 커피숍.. 70이 가까워 손주를 봐주시는 분도 계시고요.  부처님 가르침을 함께 배웠던 아주 다양한 도반님들이십니다. 마지막 학기가 끝나갈 무렵..  사은회 공연을 조별로 준비하게 되었는데 제가 있던 선정조에선 난타공연을 하기로 결정하시고는 총무 보살님이 고물상을 돌며 도라무를 구해오셨습니다. 푸라스틱/종이/쇠 도라무를 골고루요.  근처 동사무소 문화센타를 빌려 총 8번 정도의 연습을 하였습니다.  방음이 되지 않은 곳이라 난청이 생긴다는 주의 말씀을 드리고 연습이 끝나면 이고(귀를 주무르고 손바닥으로 귀를 막고 2지 손가락으로 뒤통수를 두두려 고막을 풀어주는 도인술)로 귀를 풀어주며 연습을 하였습니다.   제가 난타공연을 결정한건 아니었는데요..  고딩때부터 풍물을 한 10여년 했었고 난타가 사물놀이 가락서 나왔다고 말씀드린 이유로 공연가락을 짜고 법우님들께 전통장단을 가르쳐드리고 함께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선배 기수에서도 난타공연은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약 8번의 연습으로는 한계를 느껴 도중에 포기하여 단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답니다.   8번 8주간의 연습으로 공연을 한다는 건 좀 무리이기도 한데요.  그게 내가 잘 할 수있는걸 연습하는..  공동 창작이면 가능합니다.  물론 전통가락 몇개가 기본이 되고요..(굿거리,행진,삼채,휘모리,이체,인사가락)  미리 어떤 틀을 맨들어 죽어라 연습하는게 아니라 힘들면 이리저리 즉석에서 고쳐가며..  어찌되었건 우리들만 아는? 신호를 주고받으며 어색하지 않은 5분의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공연은 먼가를 보여줬고..  그게 어색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뽕짝을 틀어놓고 되나가나 두드려대는 이상한 공연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월산가를 개사한 영산가..  영축산으로 불자들이 모여들고,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익혀 궁극의 행복에 이루는 것을 형상화하여 몇가지 전통가락의 배치로 표현하였죠. 삼채의 영산가락이 넘 어려워 한두 배만 연주했고요.  도라무를 스폰지테입을 구해 튜닝?도 하고.. 심을 빼고 북채로 정가운데를 거의 수평으로 두드리는 기본으로 연습했습니다.   연습을 빠지시는 분들을 위해서는 시작과 끝에 징을 치거나 해설을 하시는 역할을 준비하기도 했고요.

 

   두어번 연습에 참가하셨던 우리조 법우님들은 도라무를 함께 맞춰서 두들기시며 잼있어 하셨습니다. 함께 쿵쿵 하며 먼가 서로 맞추면 굉장히 신이 나거든요.  월산가도 배우시고...  이거 되게 잼있네? 하시며 낭중에라도 다시 배워보고 싶다는 분이 몇몇 계셨습니다.  연습중 가장 큰 고민은..  리더북을 어떻게 표현할까였죠.  지휘자가 없는 이무지치 실내악단은 챔발로가 지휘자 역할을 하고..  더 작은 실내악은 바이올린이..   풍물은 상쇠가..  가락을 이끄는 리더죠.  한번을 제가 강하게 치고 서로 바라보며 싸인을 주고받는 걸로 해서 반복연습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연습이 중간쯤 되었을때 한 법우님이 같은 학교 자모회에 계시는 진짜 난타를 배운 아주머니를 불쑥 모셔온 일인데요.  그 분이 와서는 그거 아니다..  이거다..  하며 모두에게 혼란을 주었던 일이였죠. 음. 아마 그런 가르침대로 연습해서 단 한번도 난타공연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8번 연습으로 공연을 한다는 건 우리들만의 방식으로  해야만 가능하거든요. 어려운건 빼고..  잼있는건 넣고요.  중요한건 조금이라도 가락이 맞는다면..  그 잘하신 부분을 계속해서 칭찬하고 함께 격려하는 일이었어요.  어떨땐 답답하게도 느껴지지만요.  연습이 안된 날은 생각해보면 문제가 저에게 있었습니다. 여유도 없고 칭찬도 없었던 날이었어요. 물론 못한것도 무조건 칭찬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작은거지만 잘한것을 잘한다고 말씀드린다음..  저건 저렇게입니다.   사실 공연은 둘째고..  우리조 법우님들끼리 얼마나 친밀해지느냐가 저만의 공연 목표였습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연주를 들려준다는건 연주자 마음을 여는 일이며 서로 존중하며 소통하는 일이며.. 집중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공연은 대성공이었고 우리 어머니 법우님들 모두가 다들 도라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난생처음? 공연이란걸 하였다는 다들 뿌듯해 하셨고 자신감으로 남게되었습니다.  내가 이런걸 다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존감이 자라고요.  전통 타악을 하다보면..  무척 신나고 잼있다는 걸 누구나 느끼게 됩니다.  모두 맞춰서 쿵쿵.. 깽깽..  하다보면 나만 깽 할 수 없으므로 서로간에 배려도 생기며 누군가와 마음을 함께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무언가 간절한 마음을 실은 악기의 파동이 내 몸을 뚫고 돌아다니며 세포 하나하나를 어루만져주는 것도 같고요.

 

  총 200여명의 법우님들이 불교대학을 졸업하셨는데 전통 타악을 했던 우리 선정조같이 끈끈히 모이는 분들은 거의 않계십니다.  전통 타악은 이렇게 연주하는 사람들 누구나 끈끈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우리가 채득하게되는 타악의 기원은  어머니 뱃속에서 들었던 이체가락과 같은 심장소리입니다.  이와 비슷한 전통타악이 왜곡된 우리 몸과 마음을 사랑과 생명인 처음 상태로 일깨워줍니다.

 

   노동조합은 무척 다양하신 분들의 집단이지만..  종교모임의 경우 훨씬 다양하며 노조원인 제가  바라보는 다른 분들의 삶은 무척 흥미로우며 가만 살펴보면 실망스런 부분도 있지만 한분한분 모두의 삶을 존중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모든 종교엔 배타적인 모습이 존재하지만 저같은 타종교인도 넉넉히 품어줄 수 있는 종교는 불교가 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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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해고자 8호

 

 

 

[Massimo Farao Trio-12-Il Gatto.mp3 (7.44 MB) 다운받기]

 

까맣게 잊고 지냈던..  12명의 해고자 중에 지금은 조그만 마트서 고기를 팔고있는 전 조직부장님이셨던 정규직 해고자 조합원을  팬션서 긴급히 진행된 지역 간담회에 위원장님이 모셔왔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열두제자의 유다와 생각되는 해고자 조합원도 있지만.. 저는  이 분을 해고자 8호로 기억하기로 하였습니다  

 

"어??!"

"오랫만이네... 왜리키 늙었어..? ^^ "

"아... ^^ "

 

8년전 모래알같이 흩어져버릴 것만 같은 조합원들이라며 걱정하며 만났던 일..  골방같은 곳에 수배되어 서성이던 모습이 문득 스쳐지나갔습니다.

 

"젤 가까이 있으면서..  일하셨던 생선가게에 못가본게 증말 죄송해유"

"아녀.. 뭘. "

 

해고자 조합원님은 생선가게가 여의치 않았는지 지금은 장소를 멀리 옮겨 정육코너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색하고 먼가 뭉클한 만남은 잠시 뒤로하고 고기를 굽기시작했습니다.  지역간담회에 오신 분들은 대부분 신설 지부서 오셔서 해고된 우리 전,조직부장님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우리 해고자 조합원을 알아볼 수 있는 이는 절반 정도였습니다.

 

"야.. 나 복직시켜준대메? 워티기 된거여?  오늘 가져온게 유황맥인 돼지고기랑 꽃등심이여 꽃등심."

 

노동절에 준비한 전조합원 선물이라며 수저세트 하나를 사무국장님이 꺼내놓자 선물을 앉고는 오랜 친구를 만난듯 마냥 좋아하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울컥해지는 마음을 달래며 조용히 고기가 타지않게 열심히 뒤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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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낙

 

 

 

[Massimo Farao Trio-02-La Leggenda Del Pianista Sull`oceano-32... (6.32 MB) 다운받기]

 

 

  제가 다니는 마트 바로 옆에 마트가 생기기 전부터 생긴 이후로 구두방을 40년 넘게 하고 계신 73세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몇년전 페인트칠일 하셨던 사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방재실 옆이라 1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함께 하고 계십니다.  며칠전엔 보도블럭 교체로 골치를 썩이셔서 제가 대신 전화를 드리기도 했었습니다.

  "거기.. 보도부루 깔고있는데 구두방 동생인디유.  구두방 바닥은 안바꿔서 옛날 보도부르라 붕떠버려서 뵈기싫어유..  쎄멘으로 틈사이로 메꾸라좀 시켜달라고 전해주셔유."

  걱정하시던 것 보다 마감이 잘되었습니다.   구두병원장님의 낙이라곤 술과 피우시는 한라산이 유일하십니다.  젊어서 큰 사고로 한쪽 다리가 불편하십니다.    먼얘길 하다 사는 낙이라는 얘기가 나와 버렸습니다.

 

  "마음에 병이 든거같어.  이거부터 고쳐야 허는디..."

 

  "어유..  그려서 사는디 낙이 있어야 하는거여유.  증말 중요한거여유."

 

  "몸두 이런데.. 술담배말고 뭔 낙이 있어? 남들같이 장기를 배웠나 헐줄 아는게 있나..  이나이 먹고 뭔 낙을 찾어?"

 

  "사장님이 그러면 끝인거여유.  낙이 없는거여유.  그건 누가 찾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장님이 그르키 웂다면 없는거쥬."

 

  "허긴..  전동 자전거 타고 바람쐬고 저기 다리 밑에 앉아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해는게 그래도 좋지"

 

  "그거여유.  그르키 하나둘 찾다 보시믄 낙이 생기신다니께유.  이건 젊은 사람들두 아주 중요해유.  사는데 낙이 있다는 건 증말 중요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꼭 필요한 거여유.   몸이 축 쳐지면 마음도 따라 쳐지는 거거든유. "

 

  "그냥..  어뜰땐 약이나 콱 먹고 끝내버리고 싶다니께..   아주 징그러워 죽겠어"

 

  "사장님..  그건 맘이 병들었단 얘기여유.   저 아스팔트에 삐집고 자라는 풀들 봐유.  생명은 어떻게든 살 궁리를 허기 마련이지 스스로 생명을 끊어버리는 궁리는 하지 않는다니께유.   그게다 몸이 아프시니까 마음도 따라 아프신거여유.   생명이 을메나 모진건디유."

 

  "아주 요즘 같아선...  "

 

  나는 사는 낙이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술? 담배? 약초? 노래?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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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ㄷㅇ에게

 

[Ennio Morricone-07-Tramonto (Ver. 2).mp3 (3.07 MB) 다운받기]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주장을 하는 건 너에겐 중요한 일이겠지만..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야.. 

 

  네가 그렇게 '살아'버리면 되는거야.  누가 뭐라고 할 수 있ㅇ을까?

 농부들은 시금치 씨를 뿌리면.. 시금치를 얻을 궁리를 하지 다른 무언가를 얻게되기를 바라지 않거든.  누구에게도 나 시금치 씨 뿌렸으니 인정해달라고 원하지도 않아.

 

  아직은 젊고 네 앞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너는 치열한거야.  그러나 분명한 것은 네가 생각한데로 살지 않은 이상 사는데로 생각하게 된다는 사실이야.

 

   이러한 연탄에 공감할 수 있는 바로 그 마음을 간직하며 살면.. 그 뿐인거 같아.  그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왜냐면 그래야 네가 행복할 수 있을 거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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