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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7호> [인터뷰] 현대차 울산비정규지회 박현제 지회장

 

[인터뷰] 현대차 울산비정규지회 박현제 지회장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투쟁할 겁니다.
[인터뷰] 현대차 울산비정규지회 박현제 지회장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투쟁할 겁니다.
 
또 만났다. 벌써 10년이다. 최병승 판결이후로 보더라도 3년 넘게 계속 투쟁 중이다. 25일의 치열했던 현장파업, 또 다시 파업, 그리고 송전탑 고공농성까지 현대차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안타까움, 분노, 미안함이라는 감정이 교차한다. 도대체 판결이 몇 번째인가! 여전히 자본은 끄덕도 안하고 있고, 공권력은 자본 앞에 무능하기 그지 없고,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는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다시 특별교섭이 재가동되고 하청노동자들도 투쟁을 재결의하고 나섰다. 박현제지회장을 만나러갔다. 어떻게하면 이 싸움을 승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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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선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간단히 불법파견 정규직화 전환 투쟁의 경과를 알려 주십시오.
 
지난 2004년 노동부는 127개 업체(울산 101개, 전주 12개, 아산14개)의 9,234개 공정이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죠.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고자 2005년 1월 잔업거부 투쟁을 시작으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나섰습니다. 당시 불법파업이라는 사측 이데올로기에 조합원들이 잠시 위축되기도 했지만 합법적인 쟁의절차를 거치면서 2006년 임단투에 벌여냈지요. 2006년 7월에는 검찰로부터 불법파견 무혐의 판결을 받았고, 같은 해 단협체결까지 이뤄냈죠. 정말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0년 7월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게됐죠. 대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단지 최병승 조합원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현대차 자본이 불법으로 비정규직을 착취하고 사용해왔음을 법원이 확인해 준거죠.
하지만 대법 판결은 모든 사내하청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투쟁에 더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하는 하나의 계기였을 뿐입니다. 이 싸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리 하청노동자들의 제대로 된 투쟁이 중요했어요. 조합원들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0년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CTS점거파업에 비정규직지회는 온힘을 다해 싸울 수 있었죠. 그 후 2012년 5월 1차 상견례를 시작으로 불법파견 특별 교섭이 진행됐고, 현장파업을 전개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은 끄덕도 하지 않았죠. 국회와 사법부 위에 있더군요. 그래서 최병승 천의봉 두 동지가 15만4천볼트가 흐르는 고압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하게 됐고 어느새 160일째가 됐습니다. 
 
 
2. 최근 신규채용, 지부의 잘못된 요구안 수용거부에 따른 원,하청 특별교섭 , 중노위 판결로 인한 현장조합원의 상태가 어떤지요?
 
신규채용으로 현장 분위기가 상당히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더디지만 조금씩 전열을 정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조합원들에게는 특별교섭이 신속히 재개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조합원들이 그보다는 우리의 요구를 올바로 정리하고 온전히 관철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중노위 판결 직후 내부분열도 솔직히 내부 분열도 있었죠. 판결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고 원하청투쟁의 어려움이 노동자들의 단결을 참 힘들게 했습니다. 지금은 비 의장 즉 패소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을 하고, 의장 즉 승소자들이 소극적인 상황입니다만, 이같은 문제 또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패소한 조합원들도 중노위 판결이 정치적인 판결이라 생각하고, 결국 GM판결이나 최병승 대법판결의 내용(자동흐름 생산 방식에서는 도급이 될 수 없고 노무 독립성이 존재 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조금씩 확신을 가져가는 분위깁니다. 
 
 
3. 총괄노무담당 김억조부회장의 퇴출과 신임 윤갑한 사장의 등장으로 변동된 상황이 있는지요?
 
크게 변한 것은  없어요. 김억조 부회장이 재직 당시, 윤갑한 사장이 울산 공장장으로 있었고 지금도 공장장으로 울산에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사측의 대응이 크게 변화했다고 보지않습니다. 결국은 정몽구의 판단이죠.  
 
 
4. 금속노조가 7인 교섭단 구성을 요구화고 있는데, 7인 교섭단이 무엇인지? 지회의 입장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제출된 교섭단 구성은 3-3-1(지회3, 지부3, 금속1)이예요. 금속노조는 교섭을 진행하다 의견 대립이 첨예할 경우에는 7인이 정리하자는 제안입니다. 교섭방식에 대한 문제였죠.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지회는 교섭의 방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죠. 지금까지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했던 요구와 지회의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교섭에 들어가자는 것입니다. 금속노조와 지부에게 지회 동의없는 잠정합의를 하지 말자는 것이고, 주체인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존중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예요. 너무 당연한 것이잖아요.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게 사실입니다. 여러 고민들이 있겠지요. 민주노조의 기본 원칙과 불파투쟁의 취지를 본다면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5. 중노위 판결의 의미와 이후 투쟁계획은  어떻게 되는가요?
 
이번 판결은 현대차가 교섭장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불법파견은 최병승 개인의 판결’이라는 것을 완전히 뒤집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예상했던 결과예요. 하지만 비의장에 대해서 GM대법판결과 최병승 대법판결을 위배하는 ‘정치적인 판결’이라는 점에서 무척 실망스러운 결과입니다. 더 이상 현대차는 불법파견-정규직 전환을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본이 버티니 법원 판결도 결국은 ‘정치’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을 계기로 지회에서는 잠시 소강상태 있었던 투쟁을 다시 재점화하기 위해 투쟁계획 논의하기 시작했어요. 울산 쟁대위에서는 이후 전 조합원 양재동 상경투쟁과 해고자들의 대정부 투쟁과 현장 파업을 결의했고, 이를 3지회가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아산, 전주에 제안한 상황입니다. 일단,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보려고 합니다. 
 
 
6. 현대차비정규직 지회의 투쟁의 중요성만큼 전국적인 투쟁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습니다. 3지회 투쟁을 전사회적 투쟁으로 만들 계획이 있는지요?
 
역량 부족이겠지요. 계획까지는 사실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최근 제노동사회단체 활동가들, 투쟁하고 있는 단위들과 ‘현대차비정규직투쟁 대책위’를 만들기 위해 두 차례 준비회의를 가졌어요. 아직 대책위 구성까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다시 내부를 정비하면서 투쟁을 각오하고 있는만큼 현대차 하청노동자 투쟁이 전사회적 투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단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워볼 생각입니다. GM판결, 이마트 불법파견 문제 등 자본의 불법적인 행태가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에 관심도 더 높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400만에 달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차별,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여전히 내몰려 있습니다. 현대차 하청투쟁이 그 한가운데 있다고 봅니다. 동지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해줬으면 합니다. 
조합원들과 전국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현대차 불법파견-정규직화 투쟁을 둘러싸고 비판도 있고 애정도 있을 겁니다. 투쟁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비정규노동자들의 이 기나긴 싸움에서 항상 그렇지만 단결과 연대의 힘이 간절합니다. 함께 투쟁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책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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