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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9호> 자본의 노조파괴, 이렇게 싸우자!

자본의 노조파괴, 이렇게 싸우자!
유성기업노동자들, 치열한 현장투쟁으로 승기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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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무기가 돼버린 복수노조 
 
복수노조 허용 3년이다. 쌍용차, KEC,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등 금속노조의 주요 사업장들은 노조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복수노조가 출현했다. 복수노조 허용과 동시에 산업전반에서 우후죽순으로 기업노조들이 등장했고 이 중 대부분은 자본이 양성한 노조들이다.
금속노조의 경우 40여개가 넘는 복수노조 사업장이 발생했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장에서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기업노조들을 ‘어용동아리’라고 부른다. 이들을 노조라 부르지 않는 이유는 자본은 ‘어용이냐? 민주냐?’를 넘어서 노동조합 활동 그 자체를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단결의 자유’를 위해 주장해왔던 ‘복수노조 허용’은 노동자들의 권리가 아니라 바로 자본의 무기가 돼버렸다. 
 
 
자판기 노조와 조합원들의 선택
 
2011년, 몇몇 사업장에서 자본의 노조파괴 공격이 성공하자, 만도지부 사태 이후에는 현장에서 스스로 회사를 이길 수 없다는 무력감과 불안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어용노조라는 것을 알면서도 금속노조로부터 조합원들의 탈퇴행렬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어용노조의 흐름 속에서는 회사가 관리하던 직반장 뿐만 아니라, 전직 임원 및 간부들이 어용노조 확대에 매개 고리가 됐다.
이러한 조합원들의 선택은 어찌보면 예고된 비극이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다수의 노동조합 활동은 관성화된 임단투와 지회집행부와 교섭위원들에 의한 대리투쟁의 반복이었다. 
집행부의 성향에 따라 다른 점이 있었겠지만 회사와 노조의 주고받기가 일상화됐다. 임금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물량외주화, 비정규직 확대, 현장통제 등을 양보했다. 또한 지침에 의해 수동화되고, 간부들의 대리투쟁이 일상화되는 노동조합 활동의 관성적 흐름이 만연했다.
노사담합이 이뤄지고 주고받기가 당연해지는 경향이 많은 사업장에서 지난 몇 년간 속출한 것이다. 이런 현상들이 조금씩 현장을 갉아먹고 있었다. 
 
 
현장이 살아야 한다!!
 
유성지회! 2011년 5월 18일 직장폐쇄 이후 지금까지 2년동안 줄기차게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3개월간의 비닐하우스농성, 현장복귀 후에도 계속 자행됐던 현장탄압과 어용노조 설립에 맞선 투쟁, 116일에 걸친 해고자들의 본사 상경투쟁, 유성아산지회장의 굴다리농성, 노동청 천막농성, 그리고 투쟁의 꼭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장파업 등 지치지 않고 투쟁을 지속됐다. 
창조컨설팅을 앞세운 노조파괴와 직장폐쇄와 물리적인 폭력, 구속과 27명의 해고, 전조합원 징계, 상여금 차별 지급, 끊임없이 이뤄졌던 노조 탈퇴 협박과 회유 등 자본의 잔인한 폭력과 탄압에도 유성노동자들은 투쟁으로 맞섰다. 
어용노조 해산, 사업주 구속을 요구하며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부분파업, 파상파업, 전면파업을 구사하면서 조합원들이 일하고 있는 현장, 바로 그곳에서부터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파업에 돌입하고 현장투쟁을 전개하면서 민주노조를 지켜낸 조합원들의 숨통을 틔우고 활기를 되찾아갔다. 이 속에서 다시 금속노조로 넘어오는 노동자들이 생겨났다. 
 
 
2년 투쟁을 가능케 했던 힘 
 
유성투쟁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지난 2년간 투쟁이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노조간부들과 해고자들의 헌신 덕분이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와 살을 에는 추위를 두 번이나 지내면서도 천막농성, 상경투쟁을 벌여냈던 간부들의 헌신성은 ‘자본을 반드시 무릎 꿇게 하겠다’는 의지와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으로부터 나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바로 민주노조를 지켜왔던 조합원들에게서 나왔다.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투쟁을 만들고 노조는 그 힘으로 현장파업을 성사시켰다.
파업으로 인해 임금이 반토막나도 ‘눈치보고 말 못하고 사는 것보다 낫다. 맘이 편하다’는 조합원들의 그 진심이, 임금노예로 살 수 없다는 의지가 유성지회가 승기를 쥐게 된 결정적 요인이었다. 민주노조를 지켜내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 답은 시원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살아있는 진실이다!
 
 
홀씨처럼 뿌려지고 
 
유성투쟁은 노조파괴로 힘겨워하는 옆 사업장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창조컨설팅에 의한 노조파괴가 확인되고, 기업노조가 현장을 장악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11월에 다시 집행부를 꾸린 보쉬전장지회는 “답은 현장에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합원들을 만나려 한다. 민주노조의 초심을 가지고 활동해나가겠다”며 유성투쟁의 핵심을 교훈으로 삼고 활동하고 있다. 
콘티넨탈지회 역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동지애로 뭉치고 있다. 임금교섭도 진전이 없고, 단체협약도 해지됐다. 당장은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줄 게 없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직접 나서서 동료들을 만나 설득하고 토론한다. 이제 민주노조를 다시 되찾아오는 것은 조합원들이 될 것”이라며 해답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힘겹고, 느리지만 어용노조에서 다시 민주노조를 선택하는 조합원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고립을 넘어,
자본의 전략을 분쇄하기 위해  
 
자본의 노조파괴 공격과 그에 맞선 투쟁 3년. 우리는 무엇을 교훈으로 삼고 민주노조운동을 복원할 것인가? 
우선, 대리주의를 넘어 조합원이 주체가 되는 노조운동을 복원하는 것이다. 어용노조가 만들어진 사업장에서 늘 선전물로 나오는 것이 새로운 노동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에 들러리로 나서지 않고, 올곧이 조합원을 위한 서비스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가로막으면서 노조를 철저하게 서비스 대행업체로 전락시키려는 것이다.
이렇게 자본이 만든 어용노조가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그간 우리의 노조운동이 조합원들을 주체로 세워내지 못하고 대리투쟁을 답습하였기 때문이다. 
둘째, 노동자들의 투쟁과 의식을 기업울타리로 가두지 말아야 한다. 자본이 타임오프 및 복수노조제도를 현장에 도입하면서 원하는 것은 자본이 주도력 하에 기업별질서로 재편하는 것이다.
우리는 수 십 년간의 노력 끝에 산별노조를 건설했다. 비록 지금은 앙상해졌을지라도 애초 산별노조를 만들고자 했던 본래의 뜻으로 노조활동의 기풍과 원칙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저들이 만들어놓은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셋째,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이제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총노동 대 총자본의 전선으로 확장돼야 한다. 최근 몇 년간 투쟁전선은 유실된 채 투쟁은 고립분산적으로 전개돼왔다. 당분간 민주노총 등에 이를 맡길 수도 기대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이에 함께하는 운동세력들이 결집해 투쟁전선을 넓혀내야 한다.  
 
현장활동가들과 간부들의 헌식적인 활동은 조합원들이 들불처럼 일어설 때 빛을 발한다. 즉 활동의 방향은, 힘들더라도 노사담합적 노조운동을 혁파하고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본의 노조파괴로부터 ‘노동자의 무기, 노동조합’을 지키는 출발이다.
 
이태진
자본의 무기가 돼버린 복수노조 
복수노조 허용 3년이다. 쌍용차, KEC,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등 금속노조의 주요 사업장들은 노조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복수노조가 출현했다. 복수노조 허용과 동시에 산업전반에서 우후죽순으로 기업노조들이 등장했고 이 중 대부분은 자본이 양성한 노조들이다.
금속노조의 경우 40여개가 넘는 복수노조 사업장이 발생했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장에서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기업노조들을 ‘어용동아리’라고 부른다. 이들을 노조라 부르지 않는 이유는 자본은 ‘어용이냐? 민주냐?’를 넘어서 노동조합 활동 그 자체를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단결의 자유’를 위해 주장해왔던 ‘복수노조 허용’은 노동자들의 권리가 아니라 바로 자본의 무기가 돼버렸다. 
 
자판기 노조와 조합원들의 선택
2011년, 몇몇 사업장에서 자본의 노조파괴 공격이 성공하자, 만도지부 사태 이후에는 현장에서 스스로 회사를 이길 수 없다는 무력감과 불안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어용노조라는 것을 알면서도 금속노조로부터 조합원들의 탈퇴행렬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어용노조의 흐름 속에서는 회사가 관리하던 직반장 뿐만 아니라, 전직 임원 및 간부들이 어용노조 확대에 매개 고리가 됐다.
이러한 조합원들의 선택은 어찌보면 예고된 비극이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다수의 노동조합 활동은 관성화된 임단투와 지회집행부와 교섭위원들에 의한 대리투쟁의 반복이었다. 
집행부의 성향에 따라 다른 점이 있었겠지만 회사와 노조의 주고받기가 일상화됐다. 임금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물량외주화, 비정규직 확대, 현장통제 등을 양보했다. 또한 지침에 의해 수동화되고, 간부들의 대리투쟁이 일상화되는 노동조합 활동의 관성적 흐름이 만연했다.
노사담합이 이뤄지고 주고받기가 당연해지는 경향이 많은 사업장에서 지난 몇 년간 속출한 것이다. 이런 현상들이 조금씩 현장을 갉아먹고 있었다. 
 
현장이 살아야 한다!!
유성지회! 2011년 5월 18일 직장폐쇄 이후 지금까지 2년동안 줄기차게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3개월간의 비닐하우스농성, 현장복귀 후에도 계속 자행됐던 현장탄압과 어용노조 설립에 맞선 투쟁, 116일에 걸친 해고자들의 본사 상경투쟁, 유성아산지회장의 굴다리농성, 노동청 천막농성, 그리고 투쟁의 꼭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장파업 등 지치지 않고 투쟁을 지속됐다. 
창조컨설팅을 앞세운 노조파괴와 직장폐쇄와 물리적인 폭력, 구속과 27명의 해고, 전조합원 징계, 상여금 차별 지급, 끊임없이 이뤄졌던 노조 탈퇴 협박과 회유 등 자본의 잔인한 폭력과 탄압에도 유성노동자들은 투쟁으로 맞섰다. 
어용노조 해산, 사업주 구속을 요구하며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부분파업, 파상파업, 전면파업을 구사하면서 조합원들이 일하고 있는 현장, 바로 그곳에서부터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파업에 돌입하고 현장투쟁을 전개하면서 민주노조를 지켜낸 조합원들의 숨통을 틔우고 활기를 되찾아갔다. 이 속에서 다시 금속노조로 넘어오는 노동자들이 생겨났다. 
 
2년 투쟁을 가능케 했던 힘 
유성투쟁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지난 2년간 투쟁이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노조간부들과 해고자들의 헌신 덕분이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와 살을 에는 추위를 두 번이나 지내면서도 천막농성, 상경투쟁을 벌여냈던 간부들의 헌신성은 ‘자본을 반드시 무릎 꿇게 하겠다’는 의지와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으로부터 나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바로 민주노조를 지켜왔던 조합원들에게서 나왔다.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투쟁을 만들고 노조는 그 힘으로 현장파업을 성사시켰다.
파업으로 인해 임금이 반토막나도 ‘눈치보고 말 못하고 사는 것보다 낫다. 맘이 편하다’는 조합원들의 그 진심이, 임금노예로 살 수 없다는 의지가 유성지회가 승기를 쥐게 된 결정적 요인이었다. 민주노조를 지켜내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 답은 시원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살아있는 진실이다!
 
홀씨처럼 뿌려지고 
유성투쟁은 노조파괴로 힘겨워하는 옆 사업장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창조컨설팅에 의한 노조파괴가 확인되고, 기업노조가 현장을 장악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11월에 다시 집행부를 꾸린 보쉬전장지회는 “답은 현장에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합원들을 만나려 한다. 민주노조의 초심을 가지고 활동해나가겠다”며 유성투쟁의 핵심을 교훈으로 삼고 활동하고 있다. 
콘티넨탈지회 역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동지애로 뭉치고 있다. 임금교섭도 진전이 없고, 단체협약도 해지됐다. 당장은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줄 게 없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직접 나서서 동료들을 만나 설득하고 토론한다. 이제 민주노조를 다시 되찾아오는 것은 조합원들이 될 것”이라며 해답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힘겹고, 느리지만 어용노조에서 다시 민주노조를 선택하는 조합원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고립을 넘어,
자본의 전략을 분쇄하기 위해  
자본의 노조파괴 공격과 그에 맞선 투쟁 3년. 우리는 무엇을 교훈으로 삼고 민주노조운동을 복원할 것인가? 
우선, 대리주의를 넘어 조합원이 주체가 되는 노조운동을 복원하는 것이다. 어용노조가 만들어진 사업장에서 늘 선전물로 나오는 것이 새로운 노동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에 들러리로 나서지 않고, 올곧이 조합원을 위한 서비스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가로막으면서 노조를 철저하게 서비스 대행업체로 전락시키려는 것이다.
이렇게 자본이 만든 어용노조가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그간 우리의 노조운동이 조합원들을 주체로 세워내지 못하고 대리투쟁을 답습하였기 때문이다. 
둘째, 노동자들의 투쟁과 의식을 기업울타리로 가두지 말아야 한다. 자본이 타임오프 및 복수노조제도를 현장에 도입하면서 원하는 것은 자본이 주도력 하에 기업별질서로 재편하는 것이다.
우리는 수 십 년간의 노력 끝에 산별노조를 건설했다. 비록 지금은 앙상해졌을지라도 애초 산별노조를 만들고자 했던 본래의 뜻으로 노조활동의 기풍과 원칙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저들이 만들어놓은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셋째,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이제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총노동 대 총자본의 전선으로 확장돼야 한다. 최근 몇 년간 투쟁전선은 유실된 채 투쟁은 고립분산적으로 전개돼왔다. 당분간 민주노총 등에 이를 맡길 수도 기대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이에 함께하는 운동세력들이 결집해 투쟁전선을 넓혀내야 한다.  
 
현장활동가들과 간부들의 헌식적인 활동은 조합원들이 들불처럼 일어설 때 빛을 발한다. 즉 활동의 방향은, 힘들더라도 노사담합적 노조운동을 혁파하고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본의 노조파괴로부터 ‘노동자의 무기, 노동조합’을 지키는 출발이다.
 
이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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