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50호>청와대 윤창중 성폭력사건과 민주노총 성폭력사건

청와대 윤창중 성폭력사건과 민주노총 성폭력사건

 

 

윤창중과 청와대, 그리고 민주노총 성폭력사건
 
지난 며칠 동안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폭력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진실공방이 연일 언론을 뜨겁게 달궜다. 청와대는 개인의 실수로 무마하려다 사태가 커지자 윤창중을 경질하며 사태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가 사건을 무마하고 은폐·축소한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꼬리자르기’식 대처가 더 큰 논란을 낳았고 결국 청와대는 사과했다. 청와대는 후속조치는 내놓지 못한 채 공직사회 기강을 잡는다며 해외순방매뉴얼을 대책이라고 내놨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2008년 12월, 민주노총 김**성폭력 사건 당시 모습이 오버랩 된다. 
 
 
조직과 공동체 보위를 위한 은폐와 축소 
 
성폭력사건이 터지면 정치권력자들이건 운동사회건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것이 조직보위 논리다. 운동사회 내 성폭력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성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문화나 구조에 대한 성찰보다는 소위 정파라는 이름으로 각종 음모론이 등장해왔다. 또한 자본과 정권의 탄압이 심해서 운동진영이 공격받을수록 성폭력문제는 사소한 문제, ‘해일이 일고 있는데 조개나 줍는 문제’로 치부됐다. 
성폭력사건의 직접적 가해자에 대한 조직적 징계가 빠르게 이뤄졌지만, 여전히 조직·공동체의 성찰과 쇄신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성폭력사건을 제기한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지지는 확인되지 않고, 사건해결을 위한 피해자의 목소리는 투쟁 사안과 조직의 현실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민주노총 성폭력사건 백서, 생존과 지지의 기록
 
6월 1일, 민주노총 김**성폭력사건 백서가 출판된다. 2008년 12월, 수배 중이던 민주노총 위원장의 도피를 도왔던 여성조합원이 민주노총 간부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조직으로부터 버려졌던 그 사건, 운동사회에서는 잊고 싶은 기억일 것이다. 하지만 피해생존자와 지지모임은 기록을 남겼고 책으로 출판키로 했다. 피해생존자와 지지모임은 운동사회 성폭력사건의 올바른 해결과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연대 확산, 성평등한 조직 문화 건설을 제기하며 끊임없는 투쟁을 해왔다. 이 투쟁은 이 사회의 성폭력과 여성에 대한 구조적 억압에 맞선 저항 투쟁이자, 운동사회의 남성중심적 조직 보위에 맞선 내부 투쟁이었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정치투쟁이었다.
백서발간이 그동안 운동사회 성폭력 피해로 사라져간 수많은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이 살아나올 계기가 되며, 조직과 공동체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 피해자의 치유와 복귀를 함께 고민하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 투쟁기록이 노동운동이 정권과 자본의 탄압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 왜 나오냐는 조직보위가 또다시 등장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유현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