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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다.

몇개 쓸 포스팅이 있는데 우선 이것부터..

 

오늘 나루가 삼실에 와서 모니터링을 해줬다.

모니터링이라함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영상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다.

 

진정 욕 얻어 먹었다.

 

근데 참 시원하다.

 

지금 진행하는 작업은 곡절이 많다. 

 

몇개 안되는 촬영분을 가지고 좌절 이빠이하면서 구성하고 편집 들어갔을 때

알엠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괜찮다고 힘내라고 해서 겨우 힘내

구성하고 편집을 했다.

 

출산전에 가편을 마무리해야 한다해서 정신 없이 마무리를 했는데

진정 가관이다. 인터뷰와 나레이션의 압박으로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다.

 

가편을 놔두고 출산을 하고 육아휴가에 들어갔는데(물론 자체적으로) 

그때 때때로 사람들이 와서 봐주고 갔다.

그때 들은 이야기는 '지금도 괜찮다'와 '편안하니 보기 좋다'였다.

그 반응이 이상했다. 난 아무리 봐도 가관인데...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그 말이 진정이길 바라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좌절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해준 거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 덕분에 접지 않고 왔으니)

 

그래서 본격적으로 일을 다시 시작할 즈음해서는 그대로 마무리에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을 슬슬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여성영화제에서 가편을 보고 상영을 한다고 하니...

아 진정 봐줄만은 한가 보다...하면서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근디...아무리 나레이션을 고치려 해도 진도는 안나가고

꼼꼼히 봐준 사람의 메일을 보면서도 고개는 끄떡이는 데 출구를 못 찾으면서

계속 그 자리에 맴돌고 있는 나를 보면서 갈비뼈를 갈고 있을 즈음...

 

나루가 해성처럼 나타나 욕을 시원히 해주고 갔다.

 

아...진정 시원하다.

 

가슴속에 계속 윙윙 거린다.

 

나루의 말이.

 

핑계 대지 말아라.

그리고 대상화시키지 말아라.

그리고 실망시키지 말아라.

 

첫번째는 아이 이야기고

두번째는 내 주인공들이고

세번째는 내 관객들이다.

 

완성도 떨어지면 어떠랴.

아이를 핑계 대서, 내 주인공을 대상화시켜서, 내 관객을 실망시켜서,

미안해지면 안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토막 시간에 집중할 수 없다고 투덜댄 것도

내가 덜 마려워서 그런거다. 덜 배고파서 그런거다.

더 치열해야한다.

 

집안일 좀 덜하고

토막 시간이라도 고맙게 집중해서 쓰고.

알고 보면 작업을 못하는 조건은 내 안에 있었다.

 

나루한테 다시 고맙다고 이야기해야겠다.

나루 고마워.

 

얼렁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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