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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주말을 미루랑 잘보내고

이제 월요일,

 

눈이 와장창이구나.

꼭 선물 같네. 주말 잘 보낸 나에게 주는.

고마워요.

 

1.

요가 가는 날이구나.

이번달 들어 요가를 시작했다.

요번 해에 작업을 해볼까 하는 맘이 들었는데 그 생각하니 제일 먼저 걱정이 되는 것이 몸이었다. 몸이 영 말이 아닌 것이다.

 

한번은 어딜 가야하는데 평소 같으면 촬영할 만한 장소였다. 그런데 선뜻 카메라를 들 맘이 생기지 않는 거다. 흨...이전 같으면 주저 없이 카메라를 들고 나섰을 텐데. 흠찟 놀랐다.

 

그러고는 집앞 구민체육센터 홈피에 들어가 프로그램을 확인했다.

수영을 하려고 생각하니 계속 해온 주부들의 근력을 못 따라 갈 것이 뻔해서 꼬리 내리고 차라리 몸 푸는 느낌으로 요가를 시작하기로 했다. 요가는 이전부터 시간 날때 마다 해오던 것이긴 하지만 역시나 아기 낳고 한동안 못해서 몸이 과연 말을 들을까 약간 걱정이 됐지만 그래도 수영보단 낫겠지 싶었다. 

 

몸이 이전 만은 못하다. 근력도 그렇고. 몸이 제대로 풀리고 그러면 수영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근력을 키우고 몸의 유연성도 키우고 그럼 조금씩 우울함도 벗어낼 수 있겠지. 그리고 카메라 드는 것이 덜 두렵겠지.

 

2.

"나는 훈륭하다"고 강하게 이야기를 해줬더니 수궁하는 눈치다.

그래도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짤 없다. 2주를 빡세게 보낼 수 밖에.

왜 아무 관련도 없는 일에 나까지 바쁘고 힘들어야 하냐구...흨.

그래도 잠도 못 자고 많은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루가 점점 이쁜 짓을 한다는 거다.

 

어제는 잘못해서 날 치게 되었다. 그런데 이전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텐데 이번에는 다시 돌아와 쓰다듬어 주고는 가더라. 점점 마음이 열리고 읽힌다. 

그리고 꼭 먹을 것을 챙겨준다. 그럴땐 참 눈물난다. 흐..

 

선생님이 바뀌고 나서 한동안 기저귀 가는 것을 싫어했는데

확인해 보니 아기 변기저귀를 갈때 그냥 물티슈로 닦아 준 것이다.

뭐 그럴 수 있긴 한데 미루는 물티슈로 닦는 것을 싫어라 한다.

은근 소심한 친구가 다른 사람 앞에서 싫다고는 못하고 그냥 참았던 모양이다.

집에서 기저귀를 갈려고 하면 한 30분을 울며불며 도망다녔는데

막상 물로 씻기면 좋아라 했다.

 

선생님에게 물로 닦아 달라고 부탁을 하고

집에서도 욕실에 기차(미루가 좋아하는 탈 것)도 그려놓고

기저귀 갈때 마다 "기차 보러 갈까요?" 하면서 분위기를 좋게 하니

어제부터는 조금 나아졌다.

 

참 예민한 친구다. 이전에는 절대로 불편한 것을 참지 않아서 나 없을때도 다른 사람이 잘 챙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겉으로는 참 씩씩한데 가끔 무표정한 얼굴을 하면서 감정을 참고 있는다. 잘 읽어주지 않으면 병이 될 거 같다.

 

최근에 한 엄마가, 미루랑 정말 비슷한 기질(겉으로는 씩씩하고 속으로는 소심한 기질..흨.)을 가지고 있는 아이를 둔 엄마였는데 "내 딸이 그런 줄 몰랐다. 아이가 힘들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 나에겐 더 충격이었다." 란 말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엄마는 유아 관련한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 말에 참 맘이 무너졌다. 그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까 싶으니 참...

 

미루를 더 잘 들여다 보자고 다짐했다. 다 알수는 절대 없겠지. 하지만 그래도 아가가 힘들때 나에게 주저 없이 때쓸수 있게 여유있게 지내야지. 아..떨려.

 

3.

이번에 하고 있는 교육은 두달 동안 진행되는 것이었는데

중간에 설날도 끼고 해서 그냥 1월에 땡겨서 진행하기로 했다.

좀 빡세긴 하지만 그래도 지방에서 교육을 들으러 두달 계획으로 일을 그만두고 서울에 온 사람들에게는 시간도 돈도 버는 일이다.

다들 직장인인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이쁘기도 하고...

 

사실 첨에는 완죤 다른 판이라 허걱스럽기도 했다....

진짜루 허걱....구성안 회의 하는데 소통에 대한 다큐를 한다면서

여성들이 많이 모인 공간에서는 항상 시기와 질투, 편가르기가 있다면서

왜 그런지 그걸 담아 보겠다고 하더라. 허거걱....

 

반이 지난 지금, 사람들도 날 알아가고 나도 사람들을 알아가니 나름 편안해졌다. 급기야 나의 인기가 치솟고 있어서 ㅋㅋ 좀 간지러운 칭찬도 듣는다.

 

그 중에 수업과 가장 맥락 없는 것은 내가 '줄리엣 비노쉬' 닮았다는 이야기.

동의 할 수 없어도 어쩔 수 없다. 진짜루 그렇게 이야기했으니까. 캬캬캬

 

같이 사는 사람에게 이 이야길 했더니

"좀 닮긴 했지." 한다.

(항상 그렇지만 이 사람한테 객관적 멘트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같이 사는 사람도 동의 할 수 없는 멘트가 있었으니

"선생님 얼굴이 작아요."

 

인간의 감정이 알흠다운 것을 판단하는 기준을 어떻게 좌우하는 지 보여주는 진정 명백한 예이다.

 

캬캬캬...

아 즐거운 월요일.

운동 가야지.

 

음악도 하나

이 언니 목소리 참 좋다.

뒷 부분으로 갈 수록 리듬이 힘이 있어 좋다.

빠르게 걸을 때 들으면 더 좋다. 이런 눈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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