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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리고 미루

1.

어제 이야기부터, 어제는 올만에 휴식을 가졌다.

생리휴가를 빌미 삼아. 스스로 준 생리휴가지만 뭔가 명분이 확실한 휴가이다 보니 참 맘 편히 하루를 보냈는데. 르긴 할매의 '어둠의 왼손'을 드뎌 읽었다.

하루 종일 마루에 누워서 책 한권을 읽는 맛이란...부끄러울 만큼 좋았다.

넘 잘 쉈단 만족감이.....

 

2.

전과는 다르게 찬찬히 작업에 발동을 걸고 있다. 

이전 같으면 역시나 달리면서 답답해 하고 속도에 밀려 뒤도 안돌아 보고 달리면서도 더 속도 내지 않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만땅 받았을텐데. 지금은 찬찬히 하면서도 별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이런 내 모습이 그저 대견스러울 따름이다. 그래도 뭔가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줄 것이 있을텐데. 이것도 서로 소화되는 대로 조금씩 찬찬히 서두르지 않고 나눌 생각이다.

슈아, 정말 많이 컸어.

 

3.

지난 주부터 텃밭 농사를 하고 있는데 농사라고 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참 좋다. 몸이 참 좋다. 밭을 갈고 온 첫날은 내 삶이 뭔가

완성된 뭔가가 된 듯한 뿌듯함에 노곤한 몸을 가지고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약간의 흥분.

여튼 몸을 움직여 밭을 갈고 뭔가를 심고...하는 맛은 요상하게 내겐

만족감을 준다. 다큐를 만들때와는 또 다른 만족감.

물론 뭐...이제 시작이지. 그래도 땅이랑 있는 느낌은 참 좋았다.

그리고 미루씨도 어찌나 평화롭게 잘 노시는지 돌을 골라주면 나르고

내가 호스로 물을 주니 가져간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지렁이랑 달팽이랑도 논다. 약간의 문제는 아직 이랑을 잘 몰라 남의 밭에 들어가

마구 이것 저것을 밟고 다닌다는 거쥐...에고고.

조금씩 나아지겠지. 나도 미루도.

여튼 아주 만족스러웠삼.

 

3.

미루와의 대화는 나날이 농도가 짖다.

요즘은 미루씨가 '안'에 빠져 있는데.

"손 잡고 자자" 그랬더니

"안 잡고 자자" 그런다.

장난을 거는 거지. 안자려고. 화르륵.

그래서 약간 삐진투로 "그럼 니 맘대로 하세요."했더니

잠시 후 훌쩍이며 운다.

난 약간의 논리를 내세우며 니가 안잡자고 해서 맘대로 하라고 했는데

내가 뭔 잘못이냐 하면서 울 이유가 없다고 했더니....그게 아니라고

내가 안이쁘게 이야기해서 우는 거란다. 

ㅋㅋㅋ

이제 정확하게 맥락을 잡고 이야기를 한다.

무섭기도 하고 잼나기도 하고.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앞으로는 이쁘게 이야기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ㅋㅋㅋ

성인군자가 아닌이상 안이쁘게 말도 하고 그러는 것이니

언제 또 안이쁘게 이야기할 지 모르겠지만.

여튼 서로 거짓으로 소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감정을 속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그저 즐거울 따름이다. 

점점 대화의 맛이 난다.

 

4.

이런 아주 만족스러움에도 통장이 참 비어있다는 것은 쫌 불안한 요소이지.

오늘 타로점을 봤는데 내가 참 빡빡하게 살았단 생각을 했다. 근근이. 훌쩍.

여튼 타로점도 그리 나쁘지 않고. 계속 쭉 잘 살거란다. 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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