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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셋이 나란히 병원에

너나나나님의 [밥하는 사람이 아프면 누가 밥하나] 에 관련된 글.

 

둘다 약 먹여 재우고 설겆이 하고 빨래는 돌아가고...

이제 겨우 나름 한가해졌다.

 

어제 상구백이 아프고 나도 위와 장이 아파서 사무실에 못 갔다.

나 아픈거야 대략 때우면 되는데 상구백이 아프니까 발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미루를 돌보기로 하고 집에 있었다. 몸도 아프고 옆 사람도 아프고

아기는 봐야하고...다행이 미루가 평소와는 다르게 많이 징징거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문득 '이 녀석 사실은 날 좋아했던 게 아닐까??' 란 묘한 생각이 솔솔~

집에 있는 날, 더군다나 아파서 있는 날인데도 왠쥐 헛트로 보내면 안될 거 같아서

청소를 했다. 그래야 낼 사무실 가서 일하고 저녁때는 좀 더 일찍 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머리는 약간 멍멍했다. 월요일에 일이 발동이 좀 걸려서 담날 하려고

편집하고 있는 영상 중에서 손볼 부분을 문서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이다.

얼렁 가서 편집해야 하는 데 하는 맘이 들어서 머리 속으로는 그 감을 잊어먹지 않으려고

계속 생각했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상구백은 여전히 얼굴이 벌겋고 열도 있고

게다가 미루가 새벽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으메....

 



아침만 먹고 병원에 가자고 하고는 얼렁 아침을 차렸다.

미루가 먹을 이유식도 만들고...겨우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미루가 아침 낮잠에서 깼다. 깬 미루 데려다 이유식 먹이고...

이쁜 녀석이 어설픈 솜씨로 만든 브로콜리 + 애호박 + 닭 죽을 잘 먹어줬다.

고마운 놈이다.

그리고는 아침을 해치우고 미루 안고 상구백 데리고 병원에 갔다.

병원을 가려고 챙기는 데 나의 위도 짱하면서 당겨왔다. 아...

 

가족 셋이 나란히 진찰받게 생겼다.

다행이 미루가 다니는 소아과는 내과도 겸한다.

나는 감기가 걸려도 거길 간다.

거기 가면 의사샘이 이제 날 알아보기 때문에

모유수유하는 엄마한테도 괜찮은 약을 처방해준다. 

 

병원만 가고 나는 삼실에 가려 했는데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여튼 인간적인 육아를 하자고 해놓고 아픈 사람한테 아기 맡기고 가는 것은

인간적인 행위는 아닌 것 같았다. 결국 삼실은 이따 밤에 가자고 맘을 먹었다.

밤에라도 잠시 가서 편집감 잊어먹기 전에 조금이라도 해야지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오후 지나 상구백이 조금 나아지나 싶어니

저녁에 다시 얼굴은 벌겋고 기침은 거세지고 

미루는 재우는데 쾍쾍거고 목이 붓는지 힘들어 한다. 

결국 미루는 약을 먹이고 열을 재보니 열은 정상이다.

 

상구백이 무척 미안한 얼굴이다.

오후에 컨디션 나아졌다고 해서 동네에 사는 후배집에 가서

간식 먹고 놀다 저녁도 얻어 먹었는데

어찌나 수다를 떨던지...저러다 컨디션 다시 나빠지겠단 생각이 들어서

자제를 시켰는데도 뭐가 그리 신나는 지 미루가 자는데도 떠든다. 

그러더니 집에 돌아와서 다시 아픈거다.

그러니 지도 좀 미안하긴 미안한가 보다.

휴우...

 

어쩔 수 없다. 낼 아침에는 꼭 삼실을 가리라 맘 먹을 수 밖에.

우선 28일까지 정산해야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 부터 어찌 해치워야 한다.

우선은 전화로 할 수 있는 일만 대략 했다.

아마 낼도 정산할 것들 때문에 이것 저것 하느라 결국 맘 먹은 편집은 또 못하겠지.

자기 전에 문서로 정리해 놓은 것만이라도 대략 한번 봐야겠다.

 

아프지 말자.

셋다.

내가 이기적인지는 몰라도..

아니 이기적이지 뭐.

아프면 너무 힘들다.

몸도 힘들고 맘도 힘들고

일이 안되니 더더더 지친다.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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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스. 미루, 이가 나왔다. 흐흐흐

한 이틀, 밤에 자꾸 깨더니 어제 보니 이가 보인다.

살덩이 속에서 햐얀 이가 하나 보이니...느무 귀엽다.

정작 본인은 너무 이상한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7개월 동안 입안이 매끄러웠는데

딱딱한 뭔가가 입안에 생겼으니 이상도 할 거다.

그래서 자꾸 혀로 이를 밀어내는 시늉을 하면서 "워워워"하면서 운다.

안쓰럽긴한데 자꾸 웃음이 난다.

그래도 지는 당혹스럽고 아파서 우는데 앞에서 웃으면 심정 상할까봐

표정관리하느라 아주 힘들다.

 

하루 하루 자리지 않는 날이 없다. 

오늘도 기는 것에 질적 발전을 했다.

미루는 부지런하다.

 

미루가 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구백은 낼은 아프지 않기로 나랑 약속했으니 안 아플꺼다.

근데...자꾸 목이 아프다.

나야 말로 조심해야겠다.

 

빨래만 되면 얼렁 자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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