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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언어-자기를 만나는 시간

미루가 오늘 따라 자꾸 깨네요.

그리고 같이 사는 사람은 조금 전에 아주 오랜만에 혼자서 외출을 했지요.

연말은 연말인가 봅니다.

 

그래서 얼매나 집중해서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날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너무 하죠. ^^

슬슬 조금씩 해볼께요. 미루 깨면 갔다 왔다 하면서요.

 

 

0.

기린언어는 평등한 관계를 전제로 하는 소통방식 같습니다. 기존의 소통방식들은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움직이게 하려는 언어들이었다면 기린언어는 질적유대관계를 위해 만족할 때까정 소통하는 매우 즐거운 방식이니까요. 기존의 언어가 겁, 두려움, 수치심, 죄책감 등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라면 기린언어는 심장들끼리 신나게 만나서 이야기를 해서 움직이게 하는 그런 언어니까요. 그래서 기린언어를 배우고 행하는 것은 매우 정치적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후기입니다.

그럼 이제 부터~~~우홰홰홰

 

 



1.

아기를 놓고 집을 나설때는 나서는 그 시간까지 마음이 아주 바쁩니다. 나갈까 말까를 끊임 없이 되풀이하게 되니까요. 게다가 아기가 조금 몸이 안좋고 아기를 봐주는 사람까정 몸이 안좋으면 그냥 나가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맞죠. 그날이 그랬습니다. 화요일부터 아프기 시작한 식구들이 하나씩 하나씩 아프다 안아프다를 반복하는 와중이었답니다. 그래서 전 그날 아침까지도 기린언어워크샵에는 못 가겠구나 속으로 생각했지요. 그러면서 참 의기소침해졌답니다. 무척 가고 싶은 워크샵이었거든요.

'근데 못가는구나. 난 못가. 아니 못가는 것이 당연한거야. 내가 미쳤지. 그런 꿈을 꾸다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게 될 일이야. 일도 아니고 교육도 아니고 그런 시간을 내가 갖는다는 것이 될 일이야? 원래 안되는 것을 기대한 내가 바보고 미친거지.'

그런데 이상하게 미루가 낮잠을 잘 잤지요. 그럼 아기 보는 사람은 덜 힘들게 마련이지요. 그렇게 되니 여유가 생기고 . 같이 사는 사람은 제가 망설일때 부추기는 역할을 하지요. 얼렁 가봐~~ 그래서 갔습니다. 서론이 길지요. 그래도 제 맘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열망으로 가득찬 제 맘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2.

기린언어전에도 전 이런 저런 소통에 대한 책과 글들을 유심히 봤었드랬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편인데 이상하게 어떤 때는 가슴이 벌렁벌렁 거릴정도로 돌아오는 길에 후회를 하곤 했었거든요. 그래서 책도 읽고 관련한 글들을 보면 열심히 읽었드랬죠.  I-메세지, 나의 판단이 아닌 느낌 전달하기, 부모역할훈련이란 책을 읽으면 비슷한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죠. 다 좋은 이야기들이고 꼭 시간되면 읽어보세요. 부모가 아니더라도 소통을 위한 책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권했으니까요.

그.런.데. 전 문자보다는 소리에 더 강하게 반응하나 봅니다. 그리고 사람에 더 반응하게 되고요. 저한테는 선생님(핵교때를 생각하지 마시고요.)이 필요했었나 봅니다. 길을 가는데 조금은 앞에 서서 가끔씩 뒤돌아보면서 괜찮다고 잘 오고 있다고 그렇게  웃어주는 그런 사람이요.

그래서 워크샵에 가고 싶었답니다.

 

 

 

 

3.

그럼 진정 본론으로 그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워크샵이 있었던 날 밤에 포춘쿠키를 해봤는데 그걸로 운을 띄우겠습니다.

장장 다섯번을 했지요.

 

그 첫번째가

 

'너무 넘치는 행동은 삼가하세요.

진실되지 못한 사람으로 보이게 합니다.'

 

마음이 뜨아했지요. 그 자리에 있던 분들은 아시지요. 왜 뜨아한지요.

이건 안쓰럽니다. 그저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괜시리 저때문에 분위기 싸해져서

좋은 시간을 망치면 어쩌나 뭐 그런 생각으로 안절부절했지요.

 

뜨아한 마음을 달래려 다시 포춘쿠키를 했지요.

두번째는

 

'마음속의 조용하고 온화한 힘과 용기가

당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합니다.'

 

아...마음을 두드리네요. 그날 적나라하게 들어났던 저의 욕망을 저의 요구들을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단 뜻으로 들렸거든요. 마음속의 조용하고 온화한 힘과 용기는 글쎄요. 뭔지 아직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약간 업 되어서 다시 했지요.

세번째는

 

'때론 알 수 없는 정신적인 세계에

자신을 맡겨 보는 것도 좋은일입니다.'

 

아침이 그랬지요. "그 울림을 당분간 즐겨보세요. 그게 의외로 짧을 수도 있어요." 라고 했지요. 그 말을 들었을때 고마웠지요. 왠지 나를 소중히 여겨도 된다고 말해주는 거 같았거든요. 아침이 옆에서 다시 속삭여주는 듯 해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리고 다시

네번째는  

 

'당신의 감정을 숨기려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태도입니다.'

 

이쯤에서는 아침이 포춘쿠키를 만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지요.  아님 제 컴에 들어가 있어서 제가 포춘쿠키를 누를때 마다 적당한 말들을 내보내는 것이 아닌가 뭐 그런 느낌~

 

'온전한 나'  이렇게 쓰니 참 별거 없네요. 그래도 전 이 것 때문에 무지 힘듭니다. '온전한 나' 이고 싶으 욕망.  여전히 부끄럽네요. 그런데 그날 아침이 그랬지요. "배고프고 졸리는게 이기적인 것은 아니다" 라고.

 

아기 엄마라는 정체성은 참 많은 것을 접으라고 합니다. 오직 한가지만 허락되지요. 아기 엄마. 육아. 어찌 저찌 일을 하고 있어도 여전히 전 아기 엄마고 일을 하는 와중에 젖을 짜야하고 일정한 거리 밖을 벗어날 수 없고 심지어 일에 집중할 수 없지요. 어떤 상황이어도 우선이 되는 것은 육아랍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많은 욕구들을 접으면서. 근데 전 어찌하여 접지를 못하고 자꾸 '온전히 나'인 저를 욕망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괴롭지요. 온통 이런 소리가 들린답니다. '넌/난 이기적이야.' 아무도 그런 얘기를 대놓고는 안하지만 그 소리가 들립니다. 밖에서도 안에서도. 그래서 .......

 

그런데 아침이 그랬지요. 배고프고 졸린데 밥 먹고 나서. "어 나는 왜 밥도 먹었는데 졸리지. 난 이기적이야. " 이건 아니라네요. 그 이야기를 듣자 온몸에 전기가(식상한 표현이지요? ^^;;) 팍.

아침이 제 컴에 들어가 있는게 맞는 거 같습니다. 아님 포춘쿠키에 텔레파시 이빠이~ 보냈던지요.

 

그리고 다시

다섯번째는

 

'오늘은 당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운 일이 일어날 운세입니다.'

 

뭐...이거야 당연하죠. 보고 싶던 사람들을 무대기로 봤고 저의 욕망을 만나고 까발리고 그리고 괜찮다고 응원까지 받았으니까요.

 

 

 

 

5.

 

'내 안에 다양한 욕망들이 있고 그게 나인걸'

 

아침 말대로 평화로와지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내안의 욕망을 들여다 보고 어루만지고 그걸 억누름 없이 표현하고 그리고 다른이의 마음을 나누고 등등등...배울 것이 참 많네요.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은 그리고 좋은 선생님이 있고 좋은 동료들이 옆에 있으니 행복합니다.

 

 

 

 

6.

고마워요. 그자리에 있던 블로거들, 고맙고 미안했어요. 오버해서 글고 슁 가버려서.

그래도 우리 이제 동료죠. 다음에 만나게 되면 그 동안 했던 기린언어활용예(?)를 나누어 보아요. 그리고 아침, 고마워요. 그렇게 좋은 얼굴로 절 바라봐줘서요. 덕분에 술술 나왔나 봐요. 저의 꼬이고 꼬인 욕망이요. 고마워요. 만나게 해줘서. 그리고 리우스 고마워요. 진정 민망해서 도망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슈아의 리우스'가 되셔서 저의 긴장을 풀어주셨지요. 그리고 달군 고마워요. 그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세심한 배려. 결결이 느껴져서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마웠어요.

 

 

 

7.

그리고 이런 생각도 했답니다. 너무나 오프라인적 인간형인 내가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얻고 하다니...블로그는 내가 힘들때 나한테 손을 내밀어 주는구나.  이렇게 받은 많은 것들을 좀 나누고 살아야 하는데. 아침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을 나누면서 살면 참 좋겠구나. 나도 나눌 수 있으면 좋겠구나. 난 뭘 할 수 있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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