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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7 04:54:47 에 작성했고

날마다 글 쓴 시각을 수정해서 맨 앞으로 올립니다

 

[돌속에갇힌말,  방영취소 1주년]

[방영취소 1주년(2) 이제 어떻게 할까요?]

[방영취소 1주년(3) 전화가 중요하구나] 

[방영취소 1주년(4) 공식적인 사과를 원한다] 에 관련된 글.

 

* 항의글을 올리실 분들은 아래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KBS 독립영화관 시청자게시판

(회원가입, 로그인 필수)

 

작년 이맘때 저는 이런 당황스런 일을 겪으면서도

혹시나 나로 인해 누구 한 사람이라도 지나친 오해를 받을까봐 걱정했고

KBS 독립영화관의 존재가치를 생각하면

그들 제작진이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실명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그럴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프리챌 커뮤니티에 올렸던 진행상황 일지를 보완했습니다

담당 피디들의 실명을 밝혔고

주고 받은 이야기들 중 비공개글로 저장했던 부분까지 넣어서

다시 작성했습니다

 

일단 아래 두 가지 글을 읽어보세요

성명서는 독립영화관 담당자 두 사람에게 메일로 보냈습니다

뭔가 방법을 찾아봐야죠

 

(아래 내용 중,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은 7월 7일 작성 이후

7월 8일에 두 차례에 걸쳐 수정, 보완되었습니다.)



 


[KBS 독립영화관]의 방영의뢰에서부터 취소까지의 진행상황 일지

1.


5월 25일 오후 [KBS 독립영화관] 서병철 PD 로 부터 "6월 한달동안 다큐멘터리 특집을 기획하고 있으며 그 중에 한 편으로 <돌 속에 갇힌 말>을 방영하고 싶다, 방영은 23일로 예정하고 있다"는 연락이 옴.

<돌 속에 갇힌 말>을 연출한 본인“<돌 속에 갇힌 말>을 한번 보셨냐?”고 물었고 서병철 PD“제작진 중에 한 사람은 봤고, 저를 비롯해서 다른 스텝들은 아직 못 봤는데, 방영할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돌 속에 갇힌 말>을 추천한 분이 있어서 이번 기회에 보려고 한다.”고 말함.


이에 관해 본인은

“5월28일과 6월 2일에 인디포럼 영화제를 통해서 극장 상영을 하고 있으니 와서 직접 보시면 더 좋겠다.” 고 말함. 서병철 PD는 “인디포럼에 갈 예정이긴 한데 볼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함


그래서 본인이

“VHS(일반 가정용 비디오테잎)로 보내도 되나. 일단 같이 보시고 결정하시라. 영화 내용이 방송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고 말하자, 서병철 PD

“어차피 방영을 확정하려면 내부심의도 거쳐야 하니 <돌 속에 갇힌 말>을 테잎으로 보내주신다면 영화제 상영시 사용하는 마스터 테잎, 즉 DV(디지털비디오)테잎으로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함.


이에 대해 본인

“물론 DV방식의 Master테잎으로 보는 게 화질이나 음질은 더 좋으나, 방송사에서 최근 독립영화 작품 내용 중 일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에서 자료화면으로 사용하는 등 사전합의 없이 무단 유출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알고 있어서 DV테잎으로 발송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문제다.”라고 이야기함.

이에 관해 서병철 PD“우리는 절대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으며 함부로 영화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충분히 노력하겠으니 믿고 DV테잎으로 보내달라.”고 다시 부탁함.


그래서 본인은 전화연락을 받은 다음날, 영화제에서 상영할 때 사용하는 마스터테잎을 DV 방식으로 복사한 다음 퀵서비스로 발송함. 수신자는 해당 프로그램의 작가였으며 테잎을 받은 다음 반드시 확인전화를 해주십사 당부를 드렸던 터라, 작가의 전화연락을 받음.

이 때 그 작가는 “테잎은 잘 받았고, 아마 심의하는 시간이 2-3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니, 결과가 나오면 연락하겠다”고 말함


이후 인디포럼 영화제(2005년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극장에서 개최함. 관련 홈페이지 주소:http://www.indieforum.org/2005/schedule/schedule_main.htm)기간 중 극장 앞에서 잠시 명함을 받고 인사를 나눔

2.

5월 31일까지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으로부터 심의결과에 대한 아무런 연락이 없었음. 그런데 이날 다른 독립영화 감독들과 조영각씨(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당시 ‘KBS 독립영화관’ 고정 출연자)로부터 <돌 속에 갇힌 말>이 [KBS 독립영화관]에서 방영되는 걸로 결정났다는 소식을 전해들음. ‘아마 방영료가 6백만원 이상 될 듯, 그리고 계약서를 체결해야 하니 미리 내용을 확인해볼 것’이라는 조언을 들음. 당사자는 모르는 데 타인들이 방영여부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당황함.


이런 상황에서 [KBS 독립영화관]의 한 작가로부터

"방영이 확정될 경우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의 <미리보기>게시판에 영화에 대한 소개글을 실어야 하니 감독 소개와 시높시스 등을 메일로 보내달라, 내용이나 분량은 저희 홈페이지에 있는 다른 방영분 자료들을 보시면 된다."는 전화가 옴


5월 31일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은 감독인 본인과 아무런 사전 논의 없이

방영날짜를 9일로 확정해서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의 <미리보기>게시판에

<돌 속에 갇힌 말>을 소개하는 글을 게재함,


본인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를 확인한 다음, 서병철 PD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 심의결과에 대한 통보도 받지 못했는데 벌써 방영일정을 정하고 예고글이 나가면 곤란하다, 출연하신 분들께 이 영화가 방송을 통해 공개될 수도 있다는 말씀도 아직 드리지 못했다. 사전에 미리 의논할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급하게 진행하시는 것 아닌가?” 하고 문의함.

이 때 서병철 PD

"심의도 통과했고, 시간표를 확정할 당시 원본 테잎을 받은 작품이 <돌 속에 갇힌 말> 뿐이어서 원래 23일날 방영하려고 했던 일정을 9일로 앞당겨서 편성하게 되었다, 심의결과가 방송 가능하다고 나오면 방영준비를 해야 되어서 녹화를 하느라 미리 연락을 못드렸다, 죄송하다. 우리 프로그램은 영화만 트는 게 아니라 그 날 방영할 영화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는 분이 등장하고, 소개 자막이 들어가는 부분도 있어서 미리 녹화를 해야 한다. 보내주신 테잎을 방송용 테잎으로 카피하는 일도 해야하고 바빴다. 죄송하다. 어쨋든 방영이 가능해진 것은 좋은 일 아닌가."하는 답변을 들음

 

이에 관해 본인

“물론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 입장에서는 지금 방영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돌 속에 갇힌 말>을 제작할 때 방송을 통해 소개할 목적이 없었고방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해보지 못해서 이렇게 급하게 방영을 추진하시면 여러 출연자들이나 선배감독들과 의논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지금까지 독립영화를 어떻게 소개했는지, 방영료는 얼마를 지급하는지, 계약서는 어떤 내용으로 되어있는지도 전혀 모른다. 일방적으로 방영일정을 미리 정하면 곤란한데, 일단 일정을 정하셨다면 녹화에 대한 업무를 진행하기 전에 영화 제작자에게 방영료와 계약절차에 관한 정보를 주셔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함

이에 대해 서병철 PD

"방영료는 이미 [KBS 독립영화관] 제작팀 내부에서 분당 얼마로 책정되어 있고, 그 외 방송사가 DMB 사용 등 여러 권한을 갖게 되어 있으며, 계약서 내용 중 몇 몇 의무조항에 대해 감독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인 사례가 있는데, 특히 DMB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은 장편 다큐멘터리의 경우, 전혀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므로, 형식적인 절차라고 보셨으면 좋겠고, 세부 사항들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계약서를 방영 이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메일로 보내드리겠다"고 했으나

6월 7일이 되어도 메일이 오지 않았음.

(6월 8일까지 계약서 내용이 도착하지 않음)


3.


6월 7일 다시 서병철 PD와 통화를 해서 재차 계약서 확인을 강조했으나 서병철 PD

"제가 방영할 영화에 대한 섭외나 녹화진행 등의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계약직 PD라서 계약 관련 서류 등 행정적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결정권도 없다. 원래 계약 업무는 정규직 PD가 담당하는데 현재 KBS 노조 차원에서 방송사 내부 문제로 농성을 하는 중이라 노조원의 한 사람으로서 집회에 참석하는 중이며, 때문에 다른 피디로 교체되어서 인수인계를 하는 등 계약관련 업무가 지연되고 있으니 일단 계약서 작성을 위해 필요한 자료인 사업자 등록증과 통장 사본을 팩스로 먼저 보내달라."고 설명함.


이에 대해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자인 본인

"제가 자료를 보내기 전에 먼저 그쪽에서 가지고 있는 계약서를 메일로 먼저 보내주시는 것이 맞다"고 요청했으나

서병철 PD

"이미 방영이 확정되었으니 언제든 작성하면 되고, 서로 시간이 맞지 않으면 우편으로 주고 받아도 된다"고 설명해서 결국 팩스를 통해 계약서 체결에 필요한 요청자료를 보냄 .


4.


6월 8일이 되어서야 계약서가 메일로 도착, 내용을 검토하던 중 [KBS 독립영화관] 을 통해 방영된 영화에 대한 VOD 서비스가 의무적임을 확인, 본인이 서병철 PD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서 내용에 대해 모두 수긍하고 동의해야 계약 쳬결이 가능한가, 아니면 서로 합의할 부분에 대해 조정이 가능한가? 예를 들면 VOD 서비스에 관한 문제는 영화 제작 당시 출연자들에게 사전승인을 받지 못한 내용이라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 방영 자체에 대한 사전합의도 없었는데 인터넷을 통해 일주일이나 공개가 되고, 누군가 이 영상파일을 다운로드에서 악의적으로 사용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으나

서병철 PD

"이미 방송할 내용을 녹화했고 종합편집을 앞둔 상황이므로 계약서 내용에 대한 조정은 어렵고 특히 VOD는 반드시 시행해야 하며, 만약 서로 조정을 해야한다면, 우리 제작진 내부에서 영화 내용 중 국회의원 유시민씨가 나오는 마지막 장면의 자막을 삭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으니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좋겠다"는 답변을 들음


이에 관해 본인은

"자막에 대해 수정이 필요할 경우, 방송에 적합한 지 아닌지를 감독이 스스로 판단해서 수정, 삭제할 수도 있으나, 방송사 내부의 심의까지 통과한 작품인데다가 수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해 감독이 고민을 해야하고 확정을 지어야 하는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는 상황 아닌가?  오늘은 방영 전날이다.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이 지금 그런 통보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VOD 서비스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계약이 안되는 것인가? 방영 전날인데 계약을 못해도 괜찮은가? 오늘 작성해야 한다면 시간약속을 미리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나

서병철 PD는

"VOD문제는 아마 조절할 수 없을 것이다. 계약서 작성은 내일 해도 된다"고 답변해서

일단 통화를 마침


5.


6월 9일 오전 11시경 서병철 PD로 부터

"계약서를 작성해서 보내달라, 직접 안와도 되고 퀵서비스로 보내도 된다"는 연락이 옴. 본인은

"VOD 문제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며 직접 만나서 의논하고 싶다"고 했으나

서병철 PD는

"그 문제는 제가 어제 이미 안된다고 말씀드려서 정리된 거 아닌가, 우리 측에서 제안한 자막수정도 안된다고 하고 VOD도 안된다고 하면 어떡하나, 당황스럽다. 그렇다면 내부에서 다시 회의를 해보겠다"고 답변함


이후 한 시간도 못되어서 서병철 PD로부터

"방영을 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났다"전화를 받음

이에 대해 본인

"방영 당일날 전화로 취소하는 건 예의가 아닌 듯 하다. 서로 한번도 만나지도 못했고 소통할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고 본다. 그리고 서병철 PD는 계약직이라고 들었는데 제작진을 대표할 만한 책임있는 분과 함께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제의한 다음 KBS 로 찾아감 . 이 자리에서 지금껏 연락을 취해왔던 서병철 PD와 함께 이관형 PD를 만남.


이관형 PD

"계약서 미작성으로 인해 불방되는 것"이라고 방영취소의 이유를 설명함.이어서 ,

"[KBS 독립영화관]이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해서 자리 잡기까지

3년 동안 한 편이라도 더 국내 독립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방영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 한국독립영화협회의 여러 분들과 

회의도 하고,  방송사 내부의 윗분들을 설득해가며 의견수렵을 거쳐서 지금의 계약서 내용을 마련했다.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다른 프로그램을 맡아서 다른 팀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이 프로그램의 담당자가 노조일에 참여하는 바람에 내가 한시적으로 이 일을 다시 처리하게 되었고, 오전에는 독립영화관 일을 하다가 오후에는 원래 있던 팀에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힘들고 피곤하다.

내가 떠난 다음에는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독립영화관]에서 일할 때는 반드시 방영된 모든 영화에 대해 VOD 서비스를 했다. 그리고 계약서 작성없이 방영된 적이 없다, 업무가 지연된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겠으나

방영을 못한다는 결정 자체가 번복될 수는 없다" 고 답변함


이에 대해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자인 본인

"감독이 개인사정으로 계약을 미룬 것도 아니고 계약서 자체가 방영 전날 도착하지 않았나, 만약 지금이라도 VOD에 대해서 동의하고  도장을 찍어도 방영이 안된다는 것인가. 서로 오해가 있었거나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명쾌하게 풀고 싶다 .

이왕에 직접 만났으니 지금이라도 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직인과 인주까지 가지고 왔다, 그런데 왜 무조건 방영이 안된다는 것인가?" 하고

질문하자

이관형 PD"계약서 미작성으로 방영이 안되는 것이다" 라고 반복해서 답변함

이후 서병철 PD가 제작진 내부의 고충과 편성팀의 급작스런 제안 등 방송사 내부 사정에 대한 해명을 하기 시작했고, 이관형 PD는 다른 전화통화를 계속하다가 다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자리를 떴음


서병철 PD가 남아서

"오늘(9일) 오전에 편성팀으로부터 영화 대신 축구를 편성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점과 "방영일정을 서둘렀던 건 현재 방송사 상황이 안좋고,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 살아남을 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독립영화를 한 편이라도 더 틀어보려고 제가 개인적으로 노력했던 것. 완전히 방영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니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틀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함


이에 관해 본인

"제가 먼저 방영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아니고, [독립영화관] 측에서 방영하자고 제안해서 지금까지 진행된 일이다. 나로서는 사전에 합의해야할 문제도 있고 나중에 책임져야할 문제도 있는데 모든 걸 감수하고 [독립영화관]측의 일정과 제안에 맞춰서 따라왔다. 그런데 지금 방영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이런 일방적인 통보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 없고, 계약서 미작성이라는 것은 너무 형식적인 이유 아닌가. 솔직하게 무엇이 방영취소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는지 말하는 게 옳다. 이후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하겠다"고 말하고 돌아옴


6월 8일 밤까지도 KBS2채널을 통해 [독립영화관]에서 [돌 속에 갇힌 말]이 방영된다는  예고편이 방송되었으나, 6월 9일 방영 예정시각에 임박해서 [KBS 독립영화관] 홈페이지 공지게시판을 통해 '축구 관련 프로그램이 긴급 편성되어서 한 주 미룬다'는 내용의 간단한 글이 올라옴.


6.


6월 10일 오후 4시경

서병철 PD로부터 전화가 와서

"오전에 방영일정을 연기해서라도 방영하자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하겠다는 공문이 와서

방영을 잠정적으로 유보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음


이에 관해 본인은

" 그 공문을 팩스로 받아보고 싶다"고 했으나

서병철 PD는

" 공문을 외부에 유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알고 있다

그 문제에 관해서라면, 이관형 PD에게 직접 연락하라"고 문자가 옴


이후 본인이 이관형PD 에게 전화를 걸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돌 속에 갇힌 말]의 방영에 반대하는 공문이 왔다고

하는데 그 내용을 볼 수 있는지? 그리고 방영취소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문의가 많은데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글이라도 올려야 되지 않겠나?

방영이 불가능한 것인지 나중에라도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과 제가 같이 선거관리위원회의 공문에 대해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것 아닌가, 공문이 정말 왔다면 일단 그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문의하자


이관형 PD는 갑자기 화를 벌컥 내며

"기관 대 기관의 일이니 상관말라. 공문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당신이 신경쓸 부분이 아니다. 제작진이 무슨 입장을 어떻게 밝히라는 것이냐 ?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게시판에 공지할 것이다

당신이 대책을 세운다는 게 대체 무슨 대책을 말하는 것이냐

이 문제를 확대하고 싶으면 맘대로 하라"며 언성을 높이면서 흥분함

본인은 "알겠다" 고 간단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음


이후 [KBS 독립영화관]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에 방영취소에 항의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기 시작함.

6월 13일 낮 12시경 [KBS 독립영화관] 홈페이지 공지게시판에 새로운 글이 등록됨.

계약서 미작성과 선거관리위원회의 공문으로 인해 <돌 속에 갇힌 말>의 방영은

보류되었으며, 앞으로 방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었음.

이후 계속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졌으나 결국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이나 해명은 없었고

<돌 속에 갇힌 말>의 연출자인 본인에게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에서 1년이 지나감.

 

2006년 6월 14일,

본인은 한국독립영화협회 배급팀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을 다시 요청했으나

7월 4일, 한독협 사무국장님으로부터 이관형 피디가 면담을 거절했다는 메일을 받음.

개인적 사과는 할 수 있으나 공식적인 사과는 할 수 없다는 이유였음.

이에 관해 본인은 이관형 피디를 비롯한 당시 제작진의 공식적인 사과를 원함.

 

*  *  *  *  *

 

<돌 속에 갇힌 말> 방영취소 1주년을 맞은 우리의 입장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 여러분

 

2005년 5월 25일,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 여러분은 <돌 속에 갇힌 말 -87년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을 방영하기 위해 이 영화를 기획, 제작하고 연출한 나루 감독에게 직접 전화연락을 했습니다. 이후 테잎을 받아서 심의를 거쳤고, 방영일정을 정했고, 녹화를 마쳤고 예고편까지 만들었습니다.

 

애초 6월 23일로 예정했던 방영일을 6월 9일로 앞당기면서 방영에 관련된 모든 일을 추진한 것은 나루 감독의 의지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 여러분의 판단과 의지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돌 속에 갇힌 말>은 방송을 통해 공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이 나라의 모든 독립다큐멘터리 작품들이 그렇듯이, 방송을 비롯한 주류 언론에서 외면했거나 왜곡해서 보도했던 소재와 주제에 끈질기게 접근해서, 주류 언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한 제작환경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은 사실과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밝혀내기 위해 오랜 시간 피와 땀으로 엮어낸 작품입니다. 

 

<돌 속에 갇힌 말>은 87년 이후 지금까지 주류 언론에서 단 한번도  보도한 적이 없는 한국현대사의 비극적인 단면을, 당시 농성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증언과 자료화면을 통해 재구성한 소중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 담긴 '87년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이 사건 발생 이후 17년만인 2004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독립영화로 발표되었다는 점과 2005년이 되어서야 한 방송사의 관심을 얻게 되었다는 점을 우리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 작품을 기획, 제작하고 연출한 나루 감독 역시 그랬습니다. 방송을 통해 이 영화를 소개하게 되었다는 것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볼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다행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공식적 역사에서 누락되었던 사건이 이제서야 공중파를 통해 방영된다는 사실이 나루 감독에게는 마냥 기쁘고 보람있는 일로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때문에 방영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도, 방영일정이 정해졌을 때도 흔쾌하게 응할 수 없는 답답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나루감독이 87년 당시 사건에 관한 자료와 정보를 찾아내기 위해, 농성에 참여했던 분들을 만나 카메라로 증언을 담기 위해 5년이 걸렸습니다. 아직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 만나더라도 당시의 일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말은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분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 사건은 관련된 분들 뿐만 아니라 취재하는 사람의 생각과 말과 행동까지 제한하고 위축시키는 정치적 현실, 80년대 당시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말을 하고 정당한 행동을 했을 뿐인데도 범죄자로 몰아 탄압했던 '국가폭력'의 그늘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사회에는 지금도 사상검증과 사실은폐의 흔적, '국가폭력'의 그늘이 현재진행형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 여러분 

 

2005년 6월, 여러분이 <돌 속에 갇힌 말>을 방영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독립영화관]이라는 한 프로그램이 정해진 시간에 방영되도록 신속하게 업무적 절차를 밟기 이전에,  보다 신중하게 배려해야 할 점들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방영에 적합한 지 방송사 내부의 심의기관을 통해 타진하기 이전에, 방영하기 이전이나 이후에 이 영화에 출연한 분들과 감독에게 발생할 지도 모를 여러 가지 문제와 대책에 대한 논의가 더 시급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개인, 혹은 어떤 조직이 작품의 방영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방영 자체를 막으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거나 그 대안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은 '독립영화' 일반에 대해서나 <돌 속에 담긴 말>이라는 작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독립영화관]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작품을 방영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작품에 관련된 역사적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이해도 중요합니다. 한 작품이라도 더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도 소중하지만,  방영될 작품에 담긴 주제와  등장인물들과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감독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감독의 의견을 듣기 전에, 그리고 감독에게 방영에 관련된 여러 정보를 미리 알려주기 전에, [독립영화관]제작진 여러분들은 그 때까지 진행해오던 관례대로 신속하게, 다소 무리한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습니다. 감독을 비롯해서 <돌 속에 갇힌 말>에 관련된 사람들 모두는 방영일정과 준비과정에서 철저하게 '제3자'로 대상화되었습니다. 그런데 방영을 앞둔 6월 7일과 8일,  나루 감독이 'VOD 서비스'에 대해 이 영화에 출연한 분들과 사전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과 만약의 경우 누군가 이 영상파일을 미처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에 관해 지적했을 때, 곧바로 방영계획은 취소되었습니다. 제작진이 미리 고려했어야 할 문제들을 뒤늦게 지적했을 뿐인데도 나루 감독의 의견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여러 인쇄매체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예고기사가 보도되었고 KBS 2 채널을 통해 예고편까지 방송된 후였습니다. 그런데 방영하기로 한 당일날 오전, 계약서 작성을 위해 사전합의를 원했던 감독에게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이미 보도된 기사와 그 예고편을  통해 <돌 속에 갇힌 말>의 방영을 기다렸던 수 천, 수 만의 독자와 시청자들의 '볼 권리'는 순식간에 훼손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충분히 소통할 시간도 없이 '사후 통보대상'으로 취급된  <돌 속에 갇힌 말>의 연출자와 스텝과 후원하신 분들과 출연자들의 '인권'과 '알 권리'도 훼손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005년 6월 9일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발송되었다는 공문 내용도 물론 공개되어야 하겠지만, 그 이전에 먼저 [독립영화관] 제작진들이 방영취소를 결정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돌 속에 갇힌 말>의 제작에 참여한 스텝으로서, 후원자로서, 관객으로서, 방영을 기다리던 시청자로서 우리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방영취소의 이유는 당시 '편성팀의 긴급한 요구' 나 '계약서 미작성', 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방영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으로 발송했다는 공문' 등이 거론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여러 이유에 앞서 2005년 당시 [독립영화관]제작진의 판단과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일 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KBS 독립영화관]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피디는 분명히 '방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앞으로 기회를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구두로 약속했으며 홈페이지의 공지게시판을 통해서도 분명히 알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6월 9일 이후 단 한번도 <돌 속에 갇힌 말> 감독에게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 관련 홈페이지에 제작진의 이름으로 공지했던 글도 삭제되었습니다. 최근 나루 감독이 한국독립영화협회를 통해 당시 이 모든 과정에 결정권을 행사했던 이관형 피디를 포함한 제작진과의 면담을 다시 요청했으나 거절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독립영화관]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제작, 진행하고 있는 담당자들이 이런 식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으며, 이런 태도가 만약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 진행하는 분들의 오랜 관행이라면 마땅히 비판받고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당시에 왜 이 영화가 방영될 수 없었는지 밝히십시오.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 사과하십시오.

[독립영화관]이라는 프로그램의 제목을 책임질 수 있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이 사회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그 누구보다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야할

책임을 가진 공영 방송국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돌 속에 갇힌 말>의 제작과정에 참여했거나 후원했거나 관람했거나 관람하고 싶은 우리는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 여러분에게 엄중하게 요구합니다.

 

1.

당시 방영취소의 결정적 사유가 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문내용을 지금이라도 즉시 공개하십시오.

당시 이관형 PD의 말씀처럼, 공문이라는 것이 기관 대 기관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돌 속에 갇힌 말>이라는 영화의 내용과 주제에 대한 한 조직의 의견이므로 이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한 감독과 스텝들, 출연자들이 그 내용을 확인할 권리가 있습니다.

 

2.

당시 방영 취소가 결정된 이후, 이를 수습하기 위한 과정에서 권위적이고 감정적인 발언으로 <돌 속에 갇힌 말> 감독을 모욕한 것은 물론, 출연자와 스텝들 시청자들의 알 권리, 볼 권리를 무시했던 것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십시오.

 

3.

당시 KBS 독립영화관 홈페이지의 공지게시판에 제작진 여러분이 올렸던 관련글들이 모두 사라진 이유를 밝히고, 지금 즉시 원상복구하십시오.

 

4.

이후 일년 동안 문제 해결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점,

당시 공지글을 통해 '다시 방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수많은 시청자들과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과의 그 약속을 아무 이유없이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사과하십시오.

 

5.

위의 네 가지 사항에 대해 KBS 독립영화관 홈페이지의 공지게시판과

한국독립영화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십시오.

 

2006. 7. 7

 

<돌 속에 갇힌 말> 방영취소1주년을 맞아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는 사람들


2006/07/10 15:39 2006/07/10 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