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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매매보다 더 위험한 것은
     생명공학발달, 여성권리 ‘희생’대가인가


 

 윤정은 기자
 2005-11-08 04:50:55 

 

인터넷 상에서 난자 매매를 알선하던 전문 브로커들이 경찰에 의해 적발되면서 “세계에서 난자를 구하기 가장 쉬운 나라가 한국이다”라는 소문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 생명윤리법이 발효

된 지 1년이 다 지나가는 때에 경찰의 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경찰의 이번 수사와 관련해 난자 매매와 배아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난자 사용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던 각계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이제 겨우 시작이다”라는 정도. 즉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난자 매매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뭐했나

 

난자 매매보다도 더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무엇보다 국가적으로 난자 채취 전반에 관해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한 접근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또 배아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여성의 몸에서 추출되는 난자의 출처와 사용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생명을 다루는 의학계와 연구진들에게서 이에 대한 법적 혹은 윤리적인 책임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한 심각할 정도로 낮은 수위의 인식은 그간 정부 부처와 병원 및 연구시스템에 의해 방조되거나 조장됐다는 것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그간 국내에서 시민사회단체들과 생명윤리학회 등은 줄기차게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배아 연구에서 사용된 배아와 난자의 실태에 대해서 조사하여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생명윤리법이 제정되어 2년이 되도록 배아의 생성 보관 현황에 대해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무관심으로 일관한 사이, 인터넷 상에서 공공연히 난자 매매와 수출이 이뤄지고, 이제 와서 한국 유명한 산부인과들에서 불법매매 난자들을 사용하여 인공수정 시술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겨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상황이다.

 

이에 민주노동당 한재각 정책연구원은 안일한 보건복지부의 태도에 대해 지적할 뿐 아니라 나아가 “생명윤리법에는 난자와 정자의 매매를 금지하는 조항만 있다”며 “인공수정 전반에 대한 관리 규제를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 없는 점”을 들어 생명윤리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환경센터 정은지 부장 또한 “산부인과 병원들이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현 생명윤리법 상 처벌 부분에서는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현재 불임 클리닉들이 보유하고 있는 잔여배아 등에 대해 조사 관리하고, 인공수정의 허용 범위나 시술의사와 병원의 자격 등을 규정할 수 있는 인공수정관련법이 제정되어야 하는 점을 설명했다.



불임클리닉과 배아줄기세포 연구와의 커넥션

 

특히 울산의대 구영모(의료윤리학과) 교수는 “난자 매매에 대해 사회적으로 떠들썩한데 황우석 교수팀이 연구에 사용했다고 밝히는 난자의 숫자는 총 427개다. 황우석 교수는 여성들이 물질적인 대가 없이 순수하게 기증에 의해 난자공여가 이뤄졌다고 하는데, 참으로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해 언급하며 이에 대한 인권적, 윤리적 접근 없이 이뤄지는 한국 배아줄기세포연구와 의료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 동안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과 대형 산부인과 간 모종의 커넥션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 배아줄기세포연구와 관련한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이들 연구가 적절한 절차를 거쳐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책임이 있는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까지만 해도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다.

 

지난 달 27일 민노당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신청 판정을 받은 배아연구계획들 27개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사용되었거나 계획 중인 배아는 2천485개며, 난자는 727개다. 이들 연구에서 주요한 곳은 4곳. 민노당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배아연구기관들과 한국에서 전문불임 클리닉으로 알려져 있는 산부인과 병원들과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의 박세필 박사 연구팀이 2001년 12월부터 시작한 연구에는 총 485개의 배아가 사용될 계획이다. 이 중 71개 배아의 출처는 다름아닌 전문불임 클리닉으로 알려져 있는 마리아병원이다. 또 차병원의 정형민 교수(포천중문대) 연구팀은 2015년까지 10년간 2천개 배아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배아를 제공할 기관이 확인되지 않았다. 민노당 발표에 따르면 배아 제공은 “차병원으로 추정”된다.

 

세번째는 검토보류 판정을 받은 미즈메디 노성일 원장의 연구팀이다. 국내 유수의 산부인과 병원으로 알려진 미즈메디 병원의 노 원장 연구팀은 올해부터 3년간 총 300개의 난자를 사용해서 연구를 진행하려고 했다가, 보건복지부로부터 ‘검토 보류’ 판정을 받았다. 미즈메디 병원은 불법난자 매매와 관련 여부가 있는지 이번에 경찰이 수사에 나선 4개 병원 중 한 곳이다.

 

마지막 네번째 연구기관은 바로 황우석 교수 연구팀으로, 2004년에 242개의 난자를 사용했고 2005년에 185개의 난자를 추출하여 사용했으나 “자발적인 난자 기증”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난자 출처와 난자 기증자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고, 난자 기증자에게 제공한 동의서 양식 사본조차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여서 계속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정옥(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씨는 한국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연구기관과 불임클리닉들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산부인과들이 ‘여성의 건강보다는 임신과 출산 관련해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비판했다. 또 이것은 “이전의 국가와 병원시스템에 의해 여성의 몸이 통제되어온 가족계획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을 비롯하여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들이 사용하는 난자의 출처와 절차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연구되는 “배아줄기세포주들은 생명윤리법 시행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난자나 배아의 출처를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민노당 한재각 연구원은 지적하고 있다.

 

과배란, 몸에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 남길 수 있어

 

이처럼 우리 사회는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해 전혀 고려를 하지 않고 있다. 난자의 사용과 관련해 이 문제가 여성의 인권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조차 무관심한 실정이다. 여성의 몸과 질병을 다루는 산부인과 병원들에서조차 의료윤리가 의심되고 있는 상황은 충격적이다.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추출하는 것에 대해 영동세브란스 병원의 서경 산부인과 과장은 “여성들이 과배란 유도 호르몬 주사를 맞을 시 부작용으로 난소과자극증후군이 초래될 수 있고, 심할 경우에는 사망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난자 채취를 위해 난소에 주사바늘을 삽입하는 것으로 인해 “시술이니까 출혈과 감염 우려도 있다”며, “한국에서는 한 번에 10개 이상의 난자를 추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성의 몸에서 과다하게 난자를 추출했을 시 여러 후유증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에서는 난자를 기증하겠다고 동의한 사람들이 과배란을 위해 호르몬 주사를 맞을 때는 의사들과 전문가가 난자 기증자들에게 충분히 사전에 이런 사항들을 설명하고 숙지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의 경우, 2004, 2005년 2년 간 34명의 여성들로부터 427개의 난자를 제공 받았지만 난자 기증자에게 받아야 하는 동의서조차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경찰 수사에서 난자 매매를 위해 과배란 촉진 호르몬 주사를 맞은 한 주부가 난소과자극증후군을 호소한 경우가 언론에 의해 드러났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팀에 자발적으로 난자를 기증했다는 여성들의 현재 건강상태와, 연구팀이 사전에 여성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 그리고 자발적인 동의 절차를 거쳤다면 보관되어 있어야 할 난자기증자들의 동의서까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황은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빼내는 것이 쉽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동안 국가와 관련의료계, 그리고 관련연구진들이 여성의 몸을 어떻게 국가 경쟁력의 도구로, 연구목적으로, 돈벌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었다. 이제 여성들은 자신들의 몸에서 추출한 난자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것인지, 임신 목적 외에 동의 절차가 제시되지 않은 채 연구 등의 다른 목적에 사용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임신이 목적인 경우에도 여성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할지 따져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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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2:29 2006/03/1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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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판적 열광이 “한탕주의” 과학 낳아
     
‘인간배아연구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서 제기

정이은 기자
2005-08-30 00:15:26


지난 두어 달 간, 세간에서 황우석 교수는 ‘최고 과학자’ 이상으로 주목 받았다. 배아복제 줄기세포의 연구 성과에 대한 찬사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해 보도하는 언론으로 인해 그는 하나의 신드롬이 되었다. 심지어 황우석 교수 팀의 연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기를 드는 일까지도 신드롬의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읽혀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작 황우석 교수의 배아복제 줄기세포의 연구 성과가 지닌 함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과연 줄기세포의 연구 결과가 ‘혁명’이고 ‘획기적 성과’일까. 지난 25일 생명공학감시연대 주최로 열린 토론회 ‘인간배아연구, 이대로 좋은가?’는 지금까지 황우석 교수에게 쏟아진 찬사들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자리였다.





“과연 무엇이 발전인가” 물어야

조주현 계명대 교수(여성학과)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사회적 반응을 크게 여성, 국가, 초국가적 성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국에선 유독 국민국가적 논의가 주도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의 경제발전, 치료 받고자 하는 환자의 권리, 국가경쟁력 제고, 국가 간 ‘경쟁’ 등이다.

조주현 교수는 이런 논의 속에 생명 윤리에 입각한 목소리가 무시 당하고, “여성의 몸은 국가 경쟁력을 위한 자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과연 무엇이 발전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GDP만을 국가경쟁력의 최우선적 지표로 삼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명진 성공회대 강사는 언론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과학 언론은 과학 지식을 전달하고 그것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짚어준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 황우석 교수 팀의 연구를 둘러싼 언론 보도는 논의 구도 자체를 협소하게 만들고 왜곡시켰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김명진 강사는 국내 언론이 “외국에서 찬사를 보냈다”에 부합하는 내용들만 발췌해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의 연구가 내포한 윤리적 쟁점들을 제대로 짚지 않은 채 ‘과학 대 윤리’라는 대립구도를 내세워, 이른바 ‘발목 잡는 윤리’ 이미지를 고착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의 이런 태도가 과학자들로 하여금 한탕주의 연구에 집중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서구 과학자들이 열광한 ‘진짜’ 이유

김씨는 또 사실 서구 과학계가 이번 연구에 열광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말하며, “줄기세포의 유도만으로는 난치병을 고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은 “황 교수가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인 가능성을 제시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고, 서구 과학자들이 이에 열광했다”는 식으로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는 ‘배아 파괴’라는 윤리적 우려 때문에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고 한다. 김명진씨는 “이런 상황에서 돌연 서구 과학계에 모습을 드러낸 ‘이방인’인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황 교수의 연구에 대한 서구 과학자들의 ‘칭송’은 자국 정부에 규제 완화의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의 일환으로 한 번 ‘꺾어’ 듣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김씨의 의견이다.

김명진씨는 이어 한국에서 주목 받지 못한 외국 언론의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실제 치료법으로 도입되려면 수 년 이상이 걸릴 것이고, 아예 그런 가능성이 도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는가 하면(네이처 5월 26일자), “배아줄기 세포의 임상 시험 ‘시도’->‘치료 성공’이 아니다”(사이언스 6월 10일자)라는 연구자들의 예측을 소개하며 환자들의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진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난자 공여 문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황 교수가 ‘줄기세포의 역분화’를 이용한 인공난자 연구를 차기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인공난자 연구는 아주 먼 미래의 실낱 같은 가능성”이라고 비판했다.

난자 출처 의혹 풀리지 않아

한편, 구영모 울산대 교수(의과대학)는 지금까지 제기되어 왔던 난자 출처에 대한 의혹을 분석했다. 황우석 교수는 한국의 난자 기증자들이 돈을 받지 않았고 병자들을 돕기 위한 바람과 국가적 자부심에서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의혹을 더 가중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구영모 교수는 “난자 기증자 명단에 실험에 참여했던 박사 과정의 여성이 포함되었다는 <네이처>의 의혹과 관련해서도 황우석 연구팀의 윤리성을 문제 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는 ‘난자 기증자나 그녀의 가족, 친척, 지인 어느 누구도 이 실험으로부터 이득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윤리 규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실험을 통해 이미 직업상 혜택을 받은 셈이라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휴직했고, 연구팀의 2005 <사이언스> 논문 공저자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밝혀진 바 대로 난자 채취는 매우 큰 고통을 수반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병증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구영모 교수는 “채취 과정에서의 잠재적 위험들이 난자 기증자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과연 충분한 정보에 근거하여 자발적으로 동의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2004년에 <네이처> 기자가 황우석 교수에게 난자 기증자에게 제공한 동의서 양식을 보여주기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황 교수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고 알려져 있다. 구 교수는 이에 대해 “동의서 양식의 공개는 난자 기증자의 프라이버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 날 토론회는 여성의 권리와 생명 윤리를 아예 논외로 한 ‘배아복제’ 관련 담론에 대해 비판하고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명진씨는 “지금 필요한 것은 줄기세포 연구의 혜택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맞추고, 이에 근거해 해당 연구의 가능성과 한계, 문제점을 냉정하게 짚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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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기사를 보시려면]  난자의 출처 묻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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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2:19 2006/03/1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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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의 출처 묻는 이유는
     -생명공학기술, 여성인권 침해우려


 윤정은 기자
 2005-06-14 05:37:10 

“한국에선 생명과학 기술에서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한 논의가 부재하다.”

(하정옥/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최근 한국 사회에서 소위 “부시 대통령을 보기 좋게 한방 먹인”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과학기술에 의해 난치병을 극복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해준 ‘영웅’ 황우석 교수에 대해 국민들은 고무됐고, 황우석 교수팀이 이룬 성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종교계가 반기를 들었다. 천주교 정진석 대주교가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두고 ‘살인’에 비유하며 반대했고, 곧바로 생명윤리와 과학기술에 대한 논쟁으로 치닫고 있다. 종교계의 생명윤리 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생명기술. 인터넷 상에는 네티즌들은 찬반 양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여기에서 당장 시급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종교계가 주장하는 인간복제 가능성에 대한 논쟁만이 아니다.

 

 





“난자를 구하기 가장 쉬운 나라”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연구는 전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또 한편 전세계 생명과학 기술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황교수가 “어떻게 그 수백 개의 난자를 구할 수 있었는가”였다. 이미 국제적으로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난자의 출처 문제를 두고 연구자의 윤리성을 의심하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국내적으로는 ‘한국생명윤리학회 치료용 인간배아복제 연구윤리 특별위원회’가 지난해 5월 22일 서울대 황우석 교수를 상대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생명과학기술은 국제적으로 확립된 생명윤리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며 황교수 연구의 불분명한 과정 상의 문제점을 들어 “성실한 답변을 기대한다”며 질문서를 보낸 바 있다. 질문서의 내용은 연구에 사용된 난자의 출처, 실험 연구비, 연구 심의를 제대로 받았는가 등이었는데, 이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황교수 연구에 사용된 난자는 정확히 그 수가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242개의 난자를 누가 제공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네이처>지가 인터뷰할 당시 자신이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힌 박사과정의 여성연구자는 국내외적인 윤리성 시비가 붙자 영어를 제대로 못해서 잘못 말했다며 말을 바꾸었다. 황교수 측은 이후 이 연구에 동의하는 간호사들이 난자 제공자라고 말했지만, 그 말을 입증할만한 기증자와의 서면동의서나 기타 증거물을 제시한 적은 없다. 과연 황교수 측이 밝힌 것처럼 '자발적인' 16명의 난자 공여자들로부터 242개의 난자가 나왔을까?

 

이 말이 사실이라면 평균 1명당 15개의 난자를 채취한 것이 된다. 한 사람이 15개 난자를 제공하기 위해선, 자연적으로는 여성의 몸에서 한 달에 하나씩 배란되는 난자를 과배란촉진 주사를 맞아 한꺼번에 다량의 난자를 배란되게 만들어야 한다. 약 열흘 동안, 하루에 두 번씩, 거르지 않고 꼬박 맞아야 하는 이 호르몬 주사를 통해, 10일 동안 한 명의 여성이 생산하는 난자 수는 3~10개 정도다.

 

자발적으로 난자를 기증했다는 여성들은 시험관 아기를 얻으려는 불임여성들도 맞기 힘들어한다는, 거기다가 몸에 위험하기까지 한 과배란제를 맞으며 “난치병을 고칠 과학기술”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했다는 얘기다. 과배란제의 위험성은 세계적으로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의 한 병원 연구진은 난자기증자들이 암 발생 위험이 높고, 연구결과 60건 이상의 암 발생 사례를 분석했다고 밝힌 적도 있다.

 

불임전문병원이 채취한 난자들의 행방은?

 

난자의 출처는 여성인권과 생명과학 기술 절차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간 생명공학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해 온 김병수(홍익대 강사)씨는 “여성의 난자를 구하기 가장 쉬운 나라가 한국이다. 외국에선 난자를 구하지 못해 실험이 포기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몇 년 전엔 난자 매매를 해 일본으로 수출하는 벤처기업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불법임에도 난자를 구하기 쉬운 한국사회 구조를 개탄했다.

 

한편 하정옥(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씨는 “한국에서 생명과학 기술은 불임클리닉의 확장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하씨는 한국처럼 시험관아기 시술이 많은 나라에서 “전문불임 클리닉으로 유명해진 서울의 불임전문 병원들도 보고가 불규칙하고, 시술보고 시스템이 허술하게 이루어져 중앙 기록관리가 없다”는데 문제 제기했다.

현재는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 15조에 따라, 배아생성의료기관으로 지정 받은 의료기관은 정자나 난자를 채취할 때, 정자제공자나 난자제공자에게 “배아생성의 목적과 배아 보관 및 폐기에 관한 사항, 임신 외의 목적으로 잔여배아를 이용할 때 동의” 여부를 서면으로 남겨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는 서면동의가 없었다. 유명한 불임전문 병원인 마리아 병원 관계자는 이 사실을 인정하며 “지난해까지는 받지 않았지만 현재는 법에 의거해 체외수정 시술을 원하는 불임여성들에 한해서 서면 동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차병원에서 지난해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은 한 불임여성은 “당시 서명한 수술동의서에서는 그런 것을 묻는 항목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불임전문병원들이 보전하고 있는 잔여배아는 10~50만까지 추정된다”고 한다. ‘생명윤리안전에관한법률’이 올해 1월 발효되기 전까지 불임전문병원들에 의해 채취 보관 중이던 난자들이 어떻게 보관되고 다른 용도로 이용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 동안 이 부분에 대해 처벌할 법도 없었을 뿐더러, 데이터에서도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발전, 여성인권보장의 틀 위에

 

황교수 연구에서 난자 출처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들은 아직 명쾌하게 밝혀진 바 없이 말 그대로 의혹일 뿐이지만, 우리가 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회적 감시망이 허술한 상황에서, 여성의 몸에서 채취된 난자들이 과학기술의 미명 하에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공학 발전을 경이로워하는 분위기 속에서 난자 채취가 여성의 몸에 미치는 영향은 쉽게 간과되어 버린다는 사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선욱(이대 법학과) 교수는 그간 생명공학의 발전이 “여성의 몸과 여성의 재생산 기능과 밀접

한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남성으로 구성된 과학, 의료기술분야, 윤리분야, 법 분야 등의 논의에서 여성의 경험과 관점은 별로 고려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생명공학과 관련한 정책은 특히 “여성인권의 침해가 없도록 이에 대한 윤리적, 법적 논의가 발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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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1:48 2006/03/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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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의 쾌거와 여성의 몸
     - 난자 이용한 줄기세포 배양


 윤하 기자
 2004-02-15 23:56:37 

 

며칠 전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보도 중 하나는 우리나라 연구진이 ‘인간의 난자’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이 성공으로 지금까지 불치병인 당뇨나 치매, 그리고 심장병, 이식이 요구되는 여러 난치병들이 완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사람들은 들떠 있었다.

그러나 보도에 의하면 지금까지의 실험 결과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현재 수준은 그저 인간배아를 가지고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지, 이것을 각종 질병치료에 구체적으로 적용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어떤 줄기세포가 어떤 기관으로 분화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성공을 확신할 수도 없으며, 그것의 실험을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기간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 보도에 대해 즐거움을 표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려의 목소리들 또한 높았다. 참여연대와 시민과학센터는 이들 연구자들이 얼마나 윤리적인 고민들을 했는지를 문제 삼으면서 앞으로 실험에 필요한 난자와 수정란을 둘러싸고 발생될 수 있는 매매와 불법적인 거래의 위험성을 예고했다.

 

나 역시 이들의 의견에 철저하게 동의한다. 이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난자는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 될 것이다. 난자 산업, 그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아무리 기증에만 의존한다는 원칙을 정한다 하더라도, 이 실험을 위해 필요한 무수히 많은 난자를 구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난자를 사길 원할 것이며, 난자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가난한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국여성들이 아니라면 국내의 외국인 여성 노동자들이나 다른 가난한 국가의 여성들이 이 실험의 난자 판매자가 될 것이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이미 제 3세계 여성들을 실험재료로 이용한 바 있다. 서구에서 사용허가가 나지 않은 주사용 피임약(ICs)이나 발암가능성이 있어 판매 금지된 피임약들이 제 3세계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험된 것은 유명한 일이다. 더군다나 난자를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면 다양한 수술과정 중 난자를 도둑맞는 일조차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런데 비판적인 기사들, 그 어디에도 이 연구가 얼마나 여성의 몸을 함부로 다루고 있는지를 거론하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도 잘 알고 있듯이 연구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여성들의 난자’다. 난자의 핵을 떼어내고 환자의 체세포를 난자에 주입하여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이 연구 속에서 난자는 더 이상 여성들의 몸의 중요한 신체기관이 아니다. 난자는 하나의 실험도구일 뿐이며, 체세포를 배양하는 “생식물질 덩어리”에 불과하다.

 

나는 이번 생명공학의 쾌거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새로운 생식기술 하에서 여성들의 몸은 하나의 온전한 대상도 되지 못한 채, 떼어내고 검사하고 재조합하고 팔아먹고 빌려주거나 혹은 실험에 쓰이는” 존재로 전락했다고 말했던 독일 에코페미니트인 마리아 미스를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그녀의 의견이 좀 극단적이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지금 그것이 너무나 분명한 현실이라는 것에 놀라고 있다.

 

생명공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오늘날,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극단적이어야만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성의 몸을 함부로 다루는 과학적 기획을 철저하게 거부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아무리 우리를 ‘꼴통페미’라고 부르더라도 우리의 몸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꼴통’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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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1:41 2006/03/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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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이
    


 
 윤하 기자
 2003-06-26 18:07:29 

 

 

지난 주, 영국에서 난치병을 앓고 있는 한 소년의 부모들이 아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인공수정을 통해 동생을 출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태어난 아이의 몸을 이용하면 소년
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어린 아이가 투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생활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참 잘된 일이다. 그리고 조직세포가 거의 동일한 사람으로부터 이식
하는 방법 외에 달리 치료법이 없는 난치병의 경우, 이 방법은 현명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렇지만, 이러한 순진한 생각 속에는 너무 많은 문제점들이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
다. 나는 이 보도를 보며 ‘완벽한 아이’를 향한 인간의 경주가 시작되었다는 인상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동안 베일에 감추어져 있던 유전의 모든 비밀이 밝혀진 것은 ‘게놈지도’가 완성되면서
부터다. 인간에 의해 유전정보가 모두 파악됨으로써 문제가 있는, 즉 난치병나 결함이 있
다고 판단되는 유전정보를 태어나기 전에 재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재조작
된 인공 수정란을 어머니의 몸 속에 넣으면 10달 후에는 유전적으로 완전한 아이를 출산하
게 된다. 요즘 생명공학이 관심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백혈병이
나 혈우병 등 불치의 병으로 알려진 병들을 출생 전에 치료해 건강한 아기를 얻을 수 있다
고 한다.



 

그러나 이로부터 파생될 문제들은 너무나 심각하다. 우선 생명공학은 생명을 창조하고 키우는 역할을 해왔던 여성의 자궁을 이미 만들어진 아이를 그저 키우기만 하면 되는 용기로 전락시킨다. 아이를 만드는 것은 의사들이며, 여성들의 자궁은 만들어진 태아를 잘 키우면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결국, 과학이라는 미명 아래 임신과 출산 등 여성 고유의 일은 여성들의 손을 떠나 의사들에 의해 관리될 것이다.

 

아울러, 더 많은 병의 치료와 생명공학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실험들 속에서 난자나 여성들의 몸은 마치 실험도구처럼 함부로 취급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오늘날의 고도의 과학기술에도 불구하고, 인공 수정된 수정란은 어머니의 자궁 속이 아니고서는 어디에서도 키울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어찌 ‘난자 판매’나 ‘자궁 임대’ 같은 일이 자행되지 않겠는가? 결국, 이러한 생명공학은 여성들의 몸을 실험도구로 전락시키고 상품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두 번째, 생명공학의 기획은 인간의 존재를 하찮게 취급하는 반생명주의를 담고 있다. 이번에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의 경우는 몸의 무언가를 나눠줘도 그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듯 하다. 그렇지만, 인간의 욕심이 이렇듯 소박한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예를 들어, 간이나 심장 등 하나밖에 없는 기관을 이식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인 어린 자식, 부모 또는 애인이 있다면 이런 장기를 이식시켜 줄 아이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아이는 장기를 이식시켜 주고 어떻게 될까? 결국 철저히 장기 이식만을 목적으로 하는, 소모품이 될 아이들의 탄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완벽한 아이에 대한 소망 속에서 우리는 변형된 ‘우생학’적 의식을 본다. 병도 없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조금도 흠이 없고, 게다가 외모도 수려하고 지적으로도 뛰어난, 소위 ‘완벽한 아이’의 추구는, 결국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불편을 가진 사람들, 유전병을 앓고 있거나 유전적 요인에 의해 불편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 또 특정 병에 걸릴 가능성을 더 많이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 게다가 키도 작고 못생긴 사람들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을 열등하다고 판단하는 우생학적 사고를 본다. 따라서 이런 출산기획이 보편화된다면 ‘완벽한 아이들’ 외에 순전히 어머니를 통해 태어난, 유전적으로 조작을 거치지 않은 아이들은 마치 불량품처럼 취급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과학은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애시당초 과학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본다. 그리고 요즘은 어쩌면 이 둘은 끝까지 함께 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의 도덕성은 과학과 비타협적으로 싸우지 않고서는 지켜질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시대, 과학과 비타협적으로 싸운다는 것이 가능할까? 우리 인류는 어쩜 파멸의 길로 접어들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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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1:36 2006/03/19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