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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라악내리라악

아침에 정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오늘 하루의 교훈은 이런 날은 그냥 쉬는게 낫다는 거다.

카메라 받으러 만난 O는 날 더러 인간의 몰골이 아니라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날렸다.

무거운 건 몸보다 마음이 더 했다.

넝쿨에게 전화를 걸어봤는데 마땅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있다 갈게.

근데 결국 못 갔다.

 

수업 중인 O를 닦달하여 겨우 카메라 받아서 약속시간에 도착하니

만나기로 한 선생님은 한 시간 늦는다 하고

통역 하시는 분은 더 늦는다고 한다.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나~

베트남 언니들과 놀면서 무작정 기다리니

한 시간 사십오분 후에 선생님 등장.

통역하시는 분은 세 시간 반 후에 등장했다.

잠깐 자기도 하고 과자도 먹고 그냥 갈까도 생각하다가

그래도 오랜만에 왔는데 언니들이랑 얼굴이라도 익히자 하고 눌러 있었다.

시간은 줄줄 잘도 새고

심지어 통역하는 언니는 통역을 할 줄 몰랐다.(이게 오늘의 최고봉)

베트남어만 가득 담긴 30분짜리 테잎.

시간은 7시가 넘었다.

 

다시 전화.

미안.

진짜 짜증이 났다. 나에게.

생각해보면 스물스물 내려가기 싫은 마음이 날 먹어버린 거 같기도 해서였다.

내일도 일찍 나가야 하고 심한 생리통에..

결국 변명만 가득한 내 마음이 미웠다.

 

지하철 타고 오는 내내 마음이 들락날락

괜히 핸드폰만 째려보다가

 

고맙게도 이런 상태의 나를

나루님이 만나주셔서

실컷 얘기하고 궁시렁거리고 그럴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졌다.

 

근데 또 넝쿨의 글을 보니까

미안하고 미안해서

그러다가

미안한 감정은 역시 그 곳을 내 집이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더 슬퍼진다.

 

비 내린다. 투둑투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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